2032년 지구 충돌?
폭100m 소행성, 추적 관찰 시작

2025.02.03 16:11:54

ESA "7년 뒤 충돌 가능성 1% 안팎인 '2024 YR4' 발견"
소행성 대응그룹 활성화... NASA, 추적 및 대응 마련 나서

ESA가 발견한 소행성 2024 YR4. 7년 뒤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1%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 ESA

 

#1. 폭이 40~100m쯤 되는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약 7년 뒤에는 지구를 스쳐지나간다. 99%는 그냥 지나쳐 가지만, 1% 정도의 가능성으로 지구와 충돌할 수 있다. 최대 1.2%로 추정되는 예상충돌 확률을 가진 소행성이 만약 지구와 부딪힌다면 그 시점은 2032년 12월 22일이다. 

 

#2.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해 지구는 파괴될 운명에 처했다. 과학자들과 석유시추자들이 힘을 합해 그 행성으로 가 핵폭탄을 터뜨려 소행성을 잘게 부숨으로써 지구가 파괴되는 인류 멸절의 비극을 피할 수 있었다. 물론, 많은 희생은 불가피했지만.... 


유럽우주국 ESA는 현지시간 2월 1일, 지난해 12월 27일 칠레 지구충돌경보시스템 ATLAS 망원경이 발견한 소행성 '2024 YR4'는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작긴 하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ESA에서 관리하는 충돌 위험 목록의 최상위에 이 소행성을 올려놓았다. UN이 승인한 2개의 소행성 대응 그룹인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와 우주임무계획자문그룹(SMPAG)도 활성화됐다고 이 사실을 보도한 해외의 언론들이 밝혔다.

 

▶폭 100m는 지구적 위협 아니지만, 충격은 커
'2024 YR4' 소행성은 향후 10년 이내에 충돌할 확률이 1% 이상이고 국지적 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는 평가에 따라 '토리노 척도' 3등급에 올랐다. 천문학자와 대중의 주의가 필요한 수준이다. 토리노 척도는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과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예상 피해에 따라 위험도를 분류한 기준으로 위험이 전혀 없는 0부터 인류 문명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10까지로 구분된다.

 

ESA는 이같은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이 예측은 아직 전적으로 불확실하다' '소행성이 어디에 충돌할지 아직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과거에는 스쳐지나가도 몰랐을 소행성의 움직임에 대해 지금은 매우 정확히 관측하고 있다' 등의 유보적인 내용도 밝혔다. 너무 큰 걱정을 하지는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2024 YR4의 크기는 40~100m의 폭. 폭 100m의 소행성은 지구 전체에 큰 피해를 주진 않지만 만일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 충돌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6600만년 전인 백악기 말 공룡을 포함해 지구 생명체 60%를 멸종시킨 거대 소행성의 폭은 10~15km로 추정된다.


2024 YR4보다 높은 등급을 받았던 유일한 소행성은 2004년에 화제가 됐던 '아포피스'다. 발견후 충돌 확률이 2% 넘게 계산되며 사상 처음으로 토리노 척도 4등급을 받았지만 후속 관측 결과 1세기 동안은 위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등급이 0까지 떨어졌다. 관측된 소행성 중 지구 충돌 확률이 1%를 넘는 것은 현재 2024 YR4가 유일하다.

 

거대 소행성에 구멍을 뚫고 핵폭탄을 터뜨려 궤도를 바꾸는 스토리를 가진 영화 <아마겟돈>의 한 장면.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하고, 대응방법 개발해야

중요한 것은 최초 관측 이후의 대처방향. 소행성 위협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오랜 시간 소행성을 추적하며 궤도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올해 1월 초부터 2024 YR4를 우선적으로 관측하고 있다. 매우 길쭉한 타원 궤도로 움직이며 현재 지구로부터 거의 직선으로 멀어지고 있어 궤도 파악이 어려운 상태지만, 이 소행성이 지구 관측 시야 내에 있는 몇달 간의 추가 관측 후에도 2032년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게 되면 2028년 다시 망원경 시야에 들어올 때까지 ESA의 충돌 위험 목록에 남아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이끄는 IAWN은 소행성을 추적하고 특성화하며 충돌 결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SMPAG는 소행성의 잠재 영향을 중이기 위한 방안을 물색한다.

 

현재 NASA는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충격을 가해 궤도를 바꾸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DART 프로젝트로 알려진 충돌 우주선 발사는 실제로 디모르포스라는 지름 160m 크기의 소행성과 충돌실험을 진행해 궤도 변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바 있다. 2024 YR4와 비슷한 크기로 추정할 수 있는 소행성이다. 

 

지구를 파괴할 만큼 커다란 소행성이라면, 영화 <아마겟돈>처럼 대형 폭발을 일으켜야 궤도를 바꿀 수 있겠지만, 이 정도 크기라면 작은 우주선을 부딪히기만 해도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래전부터 추적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지구에 충돌할 위험을 일찌감치 제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우주선을 쏘고 우주탐사에 정열적으로 임하는 행위가 없다면, 지구는 의외의 우주적 참사를 아무 대책없이 맞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윤호 newsroom@cosmos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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