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방디에 NATO 전력사령관은 유럽이 우주경쟁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에 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
"유럽이 우주 경쟁에서 이미 뒤처지고 있고, 저렴한 소형위성 개발이 시급하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자체 진단이 나왔다.
피에르 방디에 NATO 연합군 전력강화최고사령부(SACT) 사령관은 현지시간 4일 공개된 폴리티코 유럽판과 인터뷰에서 "우주에서의 노력이 없다면 유럽의 주권이 있을 수 없다"면서 "유럽의 긴급한 각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방디에 사령관은 "우주 무기를 도입하는 행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탐지하기 어려운 '궤도 폭탄'과 인공위성 재밍(통신방해) 무기 등을 사례로 들었다.
프랑스 해군장성인 방디에 사령관은 또 "다른 국가들이 무엇을 하는지 더 면밀히 지켜봐야 하며 그러한 불안정화 시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유럽 (우주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정지궤도 위성이 기반이지만 이를 바꿔야 하는 시점인지 자문해야 한다"면서 저렴한 저궤도 위성 개발 필요성을 지적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예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한 방디에 사령관은 위성 서비스의 미국 의존을 문제로 지적하면서 우주를 포함한 유럽 자체 역량 강화는 미국의 요구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NATO가 이미 우주 영역에서 역할을 더 늘리고는 있으나 동맹 간 적절한 임무 배분을 위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우주사령부는 러시아와 중국을 언급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우주 영역에서 전력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동맹의 도움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장 통신 및 정보 수집을 위한 우주 자산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부각됐다.
그렇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유럽의 경우 아리안그룹 등이 정지궤도 위성 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지만 저궤도 위성을 주축으로 한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 EU는 독자기술로 구성된 보안 위성망인 아이리스2(IRIS²) 프로젝트를 추진하고는 있으나 2030년 이후에야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