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탐사, 그 놀라운 모험
현장에서 쓴 '탐사 교과서'

'하야부사- 일본 우주강국의 비밀' 번역 출간돼

“해냈다!”
“탐사선, 상승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환호성이 관제실을 휘감았다. 그 타이밍에서 상승했다는 건 틀림없이 터치다운touchdown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숨 멎을 듯한 고요가 금세 소용돌이치는 환희로 확 바뀌었다.
2019년 2월 22일 오전 7시 29분 10초(일본 시간). 하야부사2는 소행성 류구에 사뿐히 닿았다. 마치 맹금류 매(하야부사)처럼 노리는 지점으로 정확하게 내려가 별의 부스러기라는 포획물을 꽉 움켜쥔 후 드넓은 우주로 다시 날아올랐다.

----<하야부사> 프롤로그 p14

 

전세계가 우주 탐사 경쟁에 뜨겁게 달아오른 2024년 6월, 일찌감치 우주강국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소행성 탐사를 다룬 책이 번역 출간됐다. 

 

<하야부사: 일본 우주강국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 우주비상공학연구계열 교수인 쓰다 유이치 교수가 쓰고, 서영찬 번역가가 옮겼다. 동아시아에서 출간했다. 쓰다 유이치 교수는 도쿄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우주공학, 우주항공역학, 태양계 탐사가 전문 분야다. 2015년 하야부사2 팀 운영을 맡아 서른아홉 살에 사상 최연소 우주탐사 프로젝트 매니저가 된 인물이다. 

 

 

 

강대국들이 우주 탐사를 경쟁적으로 진행하면서 앞서가자 후발주자 중 부지런히 뛰는 나라들은 특장점을 찾아 특색있는 우주 탐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일본은 소행성 탐사에서는 앞서가는 나라로 꼽히게 됐다.

 

이 책 <하야부사>는 2014년 우주로 발사돼 소행성 ‘류구’의 물질을 채취한 후 2020년 지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의 모든 과정을 담았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하야부사2 팀을 총괄한 저자 쓰다 유이치는 탐사선 개발에서부터 팀 구성, 실전 운용 등 미션의 면면을 상세히 돌아본다.

 

2009년 프로젝트 참여 시점에 마주친 계획과 설계에 대한 고민, 탐사선 발사 전후로 펼쳐진 치열했던 훈련의 과정, 소행성 류구에 도달한 후 실시된 탐사선 운용의 긴박했던 위기와 대처의 순간들까지 하야부사2 우주탐사 대장정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소행성 탐사의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특히 우주항공청을 신설해 탐사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현재의 우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레퍼런스다.

하야부사2 프로젝트 과정은 때로는 과학적이고 때로는 문학적으로 펼쳐진다. 스윙바이, 궤도 설계 등 지구와 소행성을 오가는 탐사선 비행 방식, 탐사선에 탑재된 이온엔진, 레이더, 충돌장치 등 신기술은 과학 지식에 기초해 친절하게 설명된다. 우주탐사가 시작되고 하야부사2 연구진과 팀원들이 겪은 우여곡절과 고군분투는 소설처럼 생생하다.

 

책은 우주과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기술의 극단에 이르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도 구체적으로 전해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별에 닿고자 하는 하야부사2의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는 탐사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우주탐사의 지식과 경이, 도전하는 인간의 역동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야부사2 프로젝트에 실제로 참가했다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김명진 책임연구원의 추천사는 이 책의 가치를 잘 전해준다.

 

"이토록 기승전결이 완벽한 우주탐사라니! 하야부사 임무는 단순히 일본의 소행성 탐사 시리즈가 아니라 인류의 태양계 소행성 탐사 도전의 역사다. 그래서 하야부사2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담은 이 책은 태양계 소행성 탐사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가장 완벽한 안내서이며,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인류의 근원적 호기심에 과학·공학적으로 최고의 답변을 제공해 준다. 나는 하야부사2 사이언스 팀의 일원으로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성공적인 우주탐사를 위해서는 참여자들의 헌신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에는 그 모든 과정이 가감 없이 잘 드러나 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하야부사 임무 시리즈와 같은 소행성 탐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