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랩의 차세대 중형급 로켓 ‘뉴트론’ 이미지. / Rocket Lab
미국의 우주 발사체 기업 로켓랩(Rocket Lab)이 중형급 로켓 '뉴트론(Neutron)'의 첫 유료 고객을 확보했다. 이로써 올 한해 기록적인 성장 가도를 달려온 로켓랩은 스페이스X의 경쟁자로서 또 다른 강력한 날개를 달게 됐다.
로켓랩이 미공개 상업 위성군 운영자와 뉴트론 다중 발사 계약을 맺었다고 스페이스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발사 일정은 2026년 중반과 2027년 두 차례다. 이번 계약은 동일 고객을 위한 추가 발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피터 벡 로켓랩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이 특정 고객의 전체 위성군을 배치하는 데 뉴트론이 사용될 수 있는 생산적인 협업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사체가 입증되고 비행하기 전에는 어떤 발사 계약도 기본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직 발사된 적이 없는 뉴트론 로켓은 지름 약 7m, 높이 42.8m, 페어링 길이 5m다. 1단에는 아르키메데스 엔진 9개, 2단에는 1개를 장착했다. 아르키메데스 엔진은 로켓랩에서 개발 중인 가스발생기 사이클 엔진이며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될 예정이다.
벡 CEO는 최근 어닝 콜에서 "발사 슬롯 수요가 성숙해지기 시작했다"며 "이번 계약에서 뉴트론의 발사 가격 목표인 5000만 달러(약 7조 원)에서 5500만 달러(약 7조6375억 원)를 충족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뉴트론이 재사용 가능하고 높은 빈도로 발사할 수 있어 스타링크 위성군을 배치하는 스페이스X의 팰컨9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로켓랩은 2025년에 한번의 뉴트론 시험 발사에 이어 2026년에는 세번, 2027년에는 다섯번으로 점차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일정이 제대로 수행된다면 뉴트론은 5년간 56억 달러(약 7조5000억 원)를 제공하는 ‘국가안보 우주발사 1단계 프로그램’에 입찰할 수 있다.
이제 로켓랩은 더 무거운 탑재물을 궤도에 올려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 뉴트론 로켓은 일단 가동되면 1만3000kg을 지구 표면에서 약 2000km 이하의 저궤도(LEO)로 운반할 수 있다.
로켓랩은 3분기 매출 1억500만 달러(약 1조757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고, 10억5000만 달러(약 14조7735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아담 스피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 가운데 약 50%는 향후 12개월 내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로켓랩의 소형급 '일렉트론(Electron)' 로켓은 지난 6월 50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이는 다른 상용 로켓보다 더 빠르게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다. 액체 연료 로켓인 일렉트론은 이미 올해 12번 발사되어 자체 기록을 세웠고, 내년 1월 이전에 3~6번의 추가 발사가 예상된다. 일렉트론은 주로 통신, 지구 관측, 국방 등 다양한 소형 위성 발사에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