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5억년 전 화성엔 ‘뜨거운 물’?
'생명체 가능성' 새 연구 나와

美 연구팀 '블랙 뷰티' 운석 연구... 초기 화성 '열수 시스템' 규명

화성에서 가장 큰 유출 채널인 카세이 계곡. /NASA, JPL

고대 화성에서 뜨거운 물이 흘렀음을 나타내는 '블랙 뷰티' 운석의 지르콘 결정. / NASA

 

오늘날 건조하고 황량한 화성(Mars)에도 태양계의 생성 즈음인 수십억 년 전에는 생명체가 존재했을까?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최근 연구를 통해 제시됐다. 초기 화성에 뜨거운 물이 흘렀고 이로써 오랫동안 생명체의 존재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초기 화성에서 물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오랫동안 존재했는지 불확실한 가운데 나온 발견이어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화성에서 온 44억5000만 년 된 운석의 지르콘(zircon) 결정이 형성될 때 물이 존재했음을 발견했다. 커틴 대학교(Curtin University)의 과학자들에 따르면 운석의 지르콘 광물이 '열수 시스템'을 통해 형성됐음을 발견했다. 열수 시스템은 화산 배관 시스템에 의해 가열된 뜨거운 물이 암석을 통과할 때 형성된다. 이 연구 결과는 11월 22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저널에 발표됐고 이를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매체들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2011년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 NWA7034를 분석했다. 검고 광택이 나는 외관 때문에 '블랙 뷰티(Black Beauty)'라고 라고 불리는 운석이다. 가장 오래된 화성의 조각으로 알려진 블랙 뷰티 안에 있는 더 오래된 지르콘 결정이 열쇠가 됐다. 지르콘 결정이 물이 풍부한 유체의 화학적 지문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르콘이 먼 과거에 형성될 때 뜨거운 물에 노출되었음을 뜻한다. 특히 철, 알루미늄, 나트륨이 동심원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패턴을 발견했다. 이는 마그마에서 지르콘이 오랜 세월동안 통합되며 형성되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원소들이 화성 지르콘에 어떻게 포함되었는지가 의문이었는데, 답은 '뜨거운 물'이었다.

 

커틴 대학교 지구 및 행성 과학부의 아론 카보시 박사는 "나노 규모의 지구화학을 사용해 44억5000만 년 전 화성의 뜨거운 물 원소 증거를 탐지했다"며 "열수 시스템은 지구에서 생명체 발달에 필수적이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도 초기 지각 형성기 동안 거주 가능 환경의 주요 요소인 물을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화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약 45억 년 전에 형성되었으며, 화성의 역사는 4단계 지질시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약 41억년~37억년 전 노아기(Noachian period)가 화성의 약 45%가 형성된 시기다. 노아기 때 강 계곡과 점토 광물이 주로 생겼났다. 또한 헤스페리안 지형(Hesperian terrain)에서는 대규모 홍수 흔적도 발견됐다. 이는 지하수 방출로 인해 단기간 동안 표면에 물이 존재했음을 알려준다.

 

이번 연구는 화성 지각의 초기 형성기에 마그마 열수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음을 보여주며, 초기 화성의 생명체 거주 가능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