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64년 거대 태양폭풍
나무 나이테로 측정해냈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 나무 속 탄소-14 급증 통해 지구 역사 밝혀

NASA의 태양관측선이 포착한 2024년 10월 3일의 거대한 태양 폭풍. / NASA

 

태양 활동극대기에 속하는 올해, 많은 태양 폭풍이 지구를 엄습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이같은 태양풍에 익숙한 편이다. 끊임없이 태양과 우주현상들을 모니터하면서, 태양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응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같은 대응수단이 없던 수천년 전에 강력한 태양 폭풍이 발생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그 존재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최근 고대의 나무를 연구해 오래전 강력한 태양 폭풍의 존재를 알게 됐다. 고대 나무가 타임캡슐 역할을 하면서 지구의 역사를 기록해낸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은 '미야케 사건(Miyake Events)'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태양 폭풍의 증거를 밝히기 위해 나무의 나이테를 주의 깊게 분석함으로써 고대 지구의 비밀을 알게 됐다. 이런 일은 아주 드물게 가능하기 때문에 지난 1만4500년 동안 단 6개의 나무에서만 그 증거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중 최근의 것은 기원전 664~663년에 발생한 태양 폭풍이다.

 

미야케 사건은 2012년 일본 물리학자 미야케 후사가 처음 발견한 극단적인 태양 활동 유형을 말한다. 미야케는 나무 성장 고리에서 발견되는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 특히 탄소-14의 급격한 증가라는 독특한 특징을 밝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탄소-14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 탄소 변종으로, 우주 방사선이 질소와 상호 작용할 때 대기 중에 형성되는데 산소와 반응하여 이산화탄소를 형성한다. 그런 다음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을 통해 나무로 들어가게 된다. 결국 태양풍의 영향으로 발생한 탄소-14는 성층권에서 하층 대기로 이동하여 나무가 성장하면서 나무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은 강변에 묻힌 죽은 나무에서 채취한 고대 나무 샘플과 고고학 발굴 과정에서 발굴된 목재에서 개별 나무의 나이테를 조심스럽게 해부했다. 그런 다음 나무의 주요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연소하여 방사성 탄소 함량을 측정한다.

방사성 탄소 스파이크가 감지되면 연구팀은 트리링 데이터를 베릴륨-10과 같은 다양한 동위원소의 스파이크와 비교한다. 베릴륨-10은 빙하와 빙상에서 회수한 얼음 코어에 갇혀 있는 또다른 훌륭한 자연 타임캡슐. 탄소-14와 마찬가지로 베릴륨-10은 태양 입자의 폭격으로 인해 대기 중에 형성되며, 비나 눈과 같은 강수량이 동위원소를 포착하여 빙상에 고정된다. 

연구팀은 "북극과 남극의 얼음핵이 나무 나이테의 방사성 탄소 증가에 해당하는 특정 연도 동안 베릴륨-10 동위원소의 급증을 보인다면 태양 폭풍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나무 나이테와 얼음 데이터는 모두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웠던 미야케 태양 폭풍의 연대를 기원전 664년에서 663년 사이로 정확히 파악했다. 

 

연구팀은 가장 최근의 미야케 사건이 오래 전에 발생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만약 오늘 발생했다면 통신기술, 전자기기에 대재앙 같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구는 '지구와 환경 커뮤니케이션 저널 Journal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고, 스페이스닷컴을 비롯한 우주과학 매체들에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