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어엑스가 우주에서 하늘을 관측하는 장면 상상도. / 천문연
일곱차례나 발사 일정이 연기되면서, 발사에 회의감이 커지던 한국-미국 공동개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의 발사가 한국시간 11일 진행된다. 현지에 머물고 있는 국내 연구자들은 발사 최종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어엑스와 펀치(PUNCH) 태양 탐사선을 탑재하고 발사될 팰컨9 로켓을 제작-발사하는 스페이스X는 "태평양 시간(PT) 10일 오후 8시 10분에 발사하는 것으로 타임테이블이 설정됐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음날인 11일 같은 시간에 발사될 것이다"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한국에서도 스피어엑스 개발에 동참한 한국천문연구원과 우주항공청 등은 "당초 한국시간 2월 28일 오후 12시 10분 발사 예정이었던 스피어엑스는 발사체와 현지 기상 사정 등을 이유로 발사 일정이 일곱차례 변경돼 11일 낮 12시 10분에 발사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한국시간 12일이 될 수도 있다.
스피어엑스는 2019년부터 시작된 2800억 원 규모의 NASA의 중형 탐사 미션으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주관하에 우주청 산하 천문연과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이다.
천문연의 설명에 따르면, 스피어엑스는 지상에서 관측이 어려운 적외선을 탐지할 수 있다. 또 전체 하늘을 102종의 색으로 관측해 약 10억개 천체의 물리적 정보를 제공한다. 천문연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근적외선 우주망원경(NISS, Near-infrared Imaging Spectrometer for Star formation history)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스피어엑스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2019년 선정부터 국제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다. 천문연은 영하 220도의 우주환경을 구현하는 극저온 진공챔버를 개발해 우주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으며, 관측 자료를 처리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협력했다. 천문연 개발팀은 스피어엑스가 포착할 자료를 분석하는 과학연구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개발에 있어 우주망원경에 최초로 적용하는 영상분광 관측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NASA와의 협력 속에서 개발하여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우주청은 한국의 우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천문학 분야의 국제 협력 연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