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토성의 고리가 사라졌다?

'고리 평면 교차' 현상... 우리 시선과 고리 기울기 정확히 일치

카시니 탐사선이 2006년에 촬영한 토성의 고리. / NASA, ESA, JPL

 

2025년 3월 23일 토성의 고리가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 Starry Night

 

우리 태양계에서 아주 특이한 형태로 주목받는 행성이 토성이다. 토성을 둘러싸고 있는 멋진 모자 같은 고리 덕분이다. 그런데, 그 상징적인 고리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는 때가 있다. 왜 그럴까?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토성의 상징적인 고리들이 지금 사라지고 있다. 미국 동부표준시 3월 23일 오후 12시 4분, '고리 평면 교차(ring plane crossing)' 현상이 일어났다.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2시 4분이다. 지구에서의 우리 시선과 토성의 고리 기울기가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우주관측 사이트 In-The-Sky.org에 따르면, 13~15년마다 토성의 고리가 우리 시선과 일치하기 때문에 고리가 사라진 것처럼 관측된다. 오늘 새벽에 일어난 '고리 평면 교차'는 안타깝게도 쉽게 관측하기 어려운 시점에 일어났다. 북반구에서는 잘 관측되지 않는 시점이고, 남반구에서 가장 잘 볼 수 있긴 하지만, 동쪽 지평선에 펼쳐짐으로써 아침 노을과 겹쳐져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고 스페이스닷컴은 보도했다. 

 

고리를 갖고 있는 멋진 행성 토성은 지구에서 29.4년마다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궤도를 완성한다. 이 주기 동안 행성이 27도 기울어진 축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토성 고리의 가시성이 달라진다. 때로는 고리를 잘 볼 수 있도록 기울이기도 하고, 때로는 가장자리에서 보기 때문에 볼 수 없거나 행성 원반을 가로지르는 얇은 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토성의 고리는 주로 물 얼음과 작은 암석 및 먼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토성의 고리는 혜성, 소행성 또는 지구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찢어진 부서진 작은 천체들의 잔해로 여겨진다. 토성의 고리는 가로 27만3600km에 걸쳐 있지만 두께는 약 10m에 불과해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얇고 휘어진 형태다. 그러나 지구와 가장자리를 맞추면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아 볼 수 없게 된다. 

토성이 우리 쪽으로 기울어질 때 우리는 토성의 고리 위쪽을 보게 되고 행성이 우리에게서 멀어질 때는 토성의 고리 아래쪽을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딱 시점이 맞을 경우, 고리가 사라지는 시각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딱 일치한 순간은 지나갔지만, 당분간은 토성의 고리가 보이지 않는 상태로 해 뜨기 직전 동쪽 지평선에서 낮게 떠오르는 밝은 행성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올해 토성을 보기 가장 좋은 시기는 지구가 행성과 태양 사이에 있는 2025년 9월 21일이다. 이때 토성이 지구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