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갑부 등 민간인 4명
첫 극지궤도 우주비행 출발!

스페이스X '레질리언스' 캡슐 실은 팰컨9 발사 성공
3~5일 극지궤도 돌며 눈으로 지구 극지 첫 관찰

 

 

프램2 미션의 민간인 4명이 팰컨9 로켓에 실린 드래곤 캡슐을 타고 지구 극궤도 비행을 위해 출발했다. / spaceX, space.com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드래곤 캡슐, 그리고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 4명.... 

 

이렇게 특별한 조합이 또다시 역사적인 우주탐사 비행에 들어갔다. 이번엔 첫 지구 극지궤도 우주비행이다. 한국시간 오늘 4월 1일 오전 10시 46분,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팰컨9 로켓은 모험심에 가득 찬 4명의 승무원을 싣고 우주로 날아올랐다. 미국 동부표준시로 3월 31일 오후 9시 46분의 일이다.

 

승무원은 물론, 지상 관제실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흥분 속에서 지켜본 가운데 발사된 팰컨9 로켓은 2분 30초 뒤에 1단 로켓 부스터 분리에 성공했고, 분리된 로켓은 대서양 해상의 드론십에 착륙했다. 발사 5분 30초쯤 뒤의 성공적 착륙이었다. 그리고 5분쯤 뒤 2단계 로켓에서 드래곤 캡슐이 지구 극지궤도에 성공적으로 배치됐다. 

 

'프램(Fram)2'라고 명명된 이번 미션은 지구의 극지를 우주공간에서 직접 지나가는 첫 우주비행이다. 그동안 우주비행은 주로 적도 근처의 궤도를 돌았지만, 극지 비행은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비행경로다.  '레질리언스(Resilience)'라는 이름의 드래곤 크루 캡슐을 타고, 4명의 우주인은 3~5일 동안 425~450km 고도의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들 4명은 우주에서 극지방을 직접 눈으로 보는 첫 인간이 된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8월 이번 임무를 공식 발표했다. 몰타 출신의 기업가 춘 왕(Chun Wang)이 사령관으로 임무를 이끈다. 중국 톈진에서 태어난 춘 왕은 최근 몰타 시민권을 얻은 암호화폐 거물 투자자다. 비트코인 채굴로 큰 재산을 모은 춘 왕이 프램2 임무의 비용을 상당 부분 스페이스X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의 야니케 미켈센(Jannicke Mikkelsen), 호주의 모험가 에릭 필립스(Eric Philips), 독일의 로봇공학자 라베아 로게(Rabea Rogge)가 한 팀을 이뤘다. 이들은 모두 이번이 첫 우주비행이며 춘 왕과 관계가 있는 인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램2 미션의 탑승자 4명. 왼쪽부터 에릭 필립스, 라베아 로게, 야니케 미켈센, 춘 왕. / spaceX 

 

'프램2'라는 이름은 1893년에서 1912년 사이 북극과 남극을 탐험한 노르웨이의 항해선 프램에서 따왔다. 프램2 승무원 4명은 지구의 북극과 남극 상공을 도는 90도 궤도에 배치되어 급경사 궤도에서 극지를 연구한다.

 

프램2는 스페이스X의 7번째 민간 유인 미션이다. '레질리언스'는 2020년 NASA 크루-1과 '폴라리스 던' 임무에 사용됐으며 이번이 네번째 발사다. 전방 해치에 큐폴라 창이 장착되어 있어 지구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425~450km 고도에서 진행되는 3~5일간의 비행 동안 승무원들에게는 다양한 과학 실험이 기다린다. 우주에서 최초로 인간의 X선 이미지를 촬영하며 미세 중력의 인체 영향을 분석한다. 또 지구 상공 480km에서 초록과 보라색 리본으로 나타나는 스티브(STEVE) 현상도 연구한다. 오로라와 달리 낮은 위도에서 발생하는 스티브는 자기장 아래 이온의 빠른 이동으로 생긴 열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의 민간 유인 우주 탐사에서 중요한 이정표인 '프램2' 임무는 인스피레이션4, 폴라리스 던, 액시옴 스페이스의 ISS 비행과 같은 이전 민간 임무를 기반으로 한다. 또한 민간 우주 탐사의 경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검증하는 폴라리스 프로그램의 일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