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상성운 NGC 1514의 분홍색 흐릿한 구조는 두 개의 겹친 고리처럼 보인다. / NASA, ESA, CSA, STScI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행성상성운 'NGC 1514'의 가장 선명하고 ‘벤 다이어그램(집합의 시각적 표현)’을 닮은 이미지를 포착했다고 스페이스닷컴 등이 현지시간 14일 보도했다. 이름과 달리 NGC 1514는 행성과 관련이 없다. 행성상성운(planetary nebula)은 죽어가는 별이 내뿜은 가스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우주 구름을 말한다.
웹 망원경은 중적외선 카메라(MIRI)를 활용해 죽어가는 별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최종 단계를 드러냈다. 성운의 희미한 벤 다이어그램 같은 두 고리 구조와 중심 별 근처의 구멍 네트워크를 명확히 관찰했으며, 이는 이전 망원경으로는 감지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NGC 1514는 황소자리에서 약 15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중심에 두 별로 이루어진 쌍성계가 있다. NGC 1514 중심의 두 별은 웹 이미지에서 하나의 빛점으로 보이며, 9년 주기의 긴 궤도를 돈다. 윌리엄 허셜은 1790년 이 성운을 흐릿한 심우주 천체로 기록했다.
웹 관측은 성운의 전체적인 가스 분포가 과거에는 60도 기울어진 모래시계 모양으로 추정되었으나, 이번 관측을 통해 중심부의 뚜렷한 고리 구조가 새롭게 밝혀졌다. 과거 태양보다 몇 배 무거웠던 별이 가스와 먼지를 방출해 성운을 형성했으며, 동반성의 가까운 상호작용이 구형이 아닌 고리형 구조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희미한 주황색 구름은 성운에 입체감을 준다.
중심의 무거운 별은 백색왜성으로 진화하며 빠르고 약한 바람을 뿜어냈다. 이 바람은 초기의 느린 물질을 쓸어내어 덩어리진 섬유상 고리를 형성했다. 이 고리는 작은 먼지 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백색왜성의 자외선에 의해 약간 가열되어 중적외선에서 감지된다. 고리는 고르게 빛나지 않고 질감이 느껴진다.
웹은 성운의 분홍색 중심에서 산소를 감지했으나, 행성상성운에서 흔히 발견되는 탄소나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같은 복잡한 분자는 없었다. 이는 쌍성계의 긴 궤도 주기가 방출 물질을 섞어 복잡한 화합물 형성을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측은 지난 2일 '천문학 저널(Astronomical Journal)'에 게재됐다.
100억 달러 규모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태양계 미스터리를 풀고, 먼 세계를 탐색하며 우주의 기원을 조사한다. NASA가 ESA, CSA와 함께 이끄는 이 프로그램은 세계 최고의 우주과학 관측소로 평가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예산 삭감과 맞물려 웹 망원경도 최대 20% 예산 축소가 예상된다. 웹 망원경은 1년 동안 운영 가능한 관측 시간에 비해, 요청된 관측 시간이 9배에 달할 정도다. 많은 연구자들이 웹을 이용하려 몰린다는 얘기다. 따라서 웹 망원경의 효율적 활용과 과학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