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남부 보카치카 해안의 스페이스X 발사기지 '스타베이스'가 독립된 도시가 되는 주민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 spaceX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발사기지 '스타베이스(Starbase)'가 독립된 도시가 됐다. 미국 텍사스 최남단에 '초미니 신도시' 스타베이스가 마침내 탄생한 것이다.
미국 현지시간 5월 3일 진행된 독립도시 승인 주민투표 겸 시장-시의원 선출 선거에서 그같은 주민들의 의사가 결정된 것이다. 텍사스주 브라운스빌 외곽의 캐머런 카운티 주민들은 이날 주민투표에서 찬성 216표, 반대 6표, 97%의 찬성으로 지역명을 '스타베이스'로 바꾸기로 했다. '스타베이스 시티'가 탄생한 순간이다.
주민 대부분이 스페이스X의 임직원인 이 지역은 명실공히 '기업 신도시'가 됐고, 시장과 시의원 2명 등 지역을 이끌 정치인들도 스페이스X의 임직원으로 구성되게 됐다. 이 지역은 멕시코 국경 해안가 보카치카에 있는 면적 4.6㎢의 작은 마을로 전체 주민 500명 미만에 투표권이 있는 주민 283명 대부분은 스페이스X 직원들이다. 뉴욕 센트럴파크(3.4㎢)보다 조금 큰 면적이다.
스페이스X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24일 이 지역을 새 지방자치단체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을 카운티 법원에 제출했다.
텍사스 트리뷴 등 지역언론은 물론, CNN NYT BBC 등 국제적인 언론들은 일제히 '스타베이스 시티'의 탄생을 보도했다. 현지언론들은 지난 겨울 법원에 제출된 청원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몇년 동안 일론 머스크가 캘리포니아에 있던 회사를 이전해 텍사스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수많은 산업계의 거물들이 지난 한세기 동안 해내지 못했던 일, 즉 자신만의 도시를 창조하려 한다고 보도해 왔다.
이제 이런 머스크의 ‘자신만의 도시 창조’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카운티 판사가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이면 스타베이스는 공식적으로 텍사스의 자치단체가 된다. 자치도시가 되면 도시위원회가 지역 용도 설정, 건설 프로젝트 등을 둘러싼 권한을 갖는다. 자치도시는 자체 소방서와 응급 서비스, 학교도 세울 수 있다.
머스크는 투표 결과가 나온 뒤 소셜미디어 X에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이제 공식적인 도시가 됐다!”고 썼다. 캐머런 카운티는 X에 “도시가 되는 것은 우주에서 인류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공동체를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베이스는 화성탐사와 인간의 다른 행성 이주를 목표로 하는 일론 머스크의 비전을 실현해 가고 있는 현장이다. 스페이스X가 우주선을 개발하고 시험하고 발사하는 곳. 스페이스X의 자치도시 '스타베이스'가 탄생하게 됨에 따라 이곳에서 연간 발사 횟수를 5배로 늘리려는 머스크의 희망이 더 쉽게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페이스X는 연방항공국(FAA)에 연간 최대 25회까지 발사할 수 있는 허가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텍사스 주립 자연보호구역과 걸프 해안을 따라 있는 보카치카 해변의 보호를 위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주민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음으로써 스페이스X의 행보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등록된 주민 중에는 일론 머스크도 있다. 머스크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한 곳도 이곳이다.
한편, 일론 머스크의 '자치도시 만들기'는 스타베이스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있다. 이미 오스틴 근처 배스트롭 타운 외곽 개발지역에 직원들을 위한 시설을 지을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이 지역에는 스페이스X의 제조공장과 소셜미디어 X의 사무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