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대칭 때문에 '텔레이오스'로 명명된 구형 천체. / Filipović et al., arXiv
우주는 폭발하는 별, 블랙홀, 떠도는 행성들로 가득한 혼란의 공간이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최근 은하수에서 놀라운 대칭을 가진 초신성 잔해인 '텔레이오스(Teleios)'를 발견했다. 그리스어로 ‘완벽함’을 뜻하는 이 천체는 우주에서 가장 완벽한 구형 천체 중 하나라고 과학매체 기즈모도가 20일 보도했다.
텔레이오스는 호주 '스퀘어 킬로미터 배열 패스파인더(SKA Pathfinder)' 망원경의 이미지에서 포착됐다. 이번 발견은 호주 천문학회 간행물에 제출됐으며, 아카이브(arXiv)에 사전 공개됐다. 연구팀은 텔레이오스를 별의 폭발적 죽음 후 형성된 팽창하는 잔해 구름, 즉 초신성 잔해로 식별했다.
텔레이오스는 거의 완벽한 구형 대칭을 보이지만, 표면 밝기가 매우 낮아 알려진 초신성 잔해 중 가장 어두운 수준이다. 이처럼 어두운 탓에 텔레이오스는 그 물리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텔레이오스는 지구로부터 약 7175광년 또는 2만5114광년 밖으로 추정된다. 거리의 불확실성 탓에 천체의 크기와 생성 시기 파악에도 차이가 난다. 가까운 거리인 7175광년이 맞다면 텔레이오스의 지름은 약 46광년이지만, 먼 거리인 2만5114광년을 적용하면 지름은 약 157광년으로 늘어난다. 이런 차이는 텔레이오스가 1000년 미만의 젊은 잔해인지, 1만년 이상의 오래된 잔해인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
텔레이오스는 모델상 X-선 방출이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전파 파장에서만 관측된다. 연구팀은 텔레이오스의 특이한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설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텔레이오스가 Ia형 초신성일 것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Ia형 초신성은 백색왜성이라는 별의 잔해가 동반성으로부터 물질을 흡수하여 폭발하는 현상이다. 이들은 밝기가 매우 일정하여 우주 거리 측정에 활용된다.
초신성 잔해는 대질량 별이 생애 말기에 폭발하며 남긴 흔적이다. 이 폭발은 탄소, 산소, 철 같은 무거운 원소를 생성하고 우주에 퍼뜨린다. 텔레이오스 같은 잔해 연구는 별의 생애, 원소 합성, 그리고 이 원소들이 새로운 별, 행성, 생명체의 재료가 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텔레이오스가 어떤 종류의 초신성 폭발로 생성되었는지, 그리고 주변 성간 물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등을 밝히는 게 남은 과제다. 고해상도·고감도 망원경을 활용한 추가적인 관측과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까닭이다.
연구팀은 향후 첨단 망원경을 활용해 이 신비한 천체의 비밀을 풀기를 기대한다. 아무튼 텔레이오스는 우주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매혹적인 발견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