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꿈' 스타십 또 폭발!
[9차 발사 지상중계]

첫 재사용 1단 로켓 슈퍼헤비, 방향전환 성공... 착륙 직전 폭발
탑재체 사출 실패... 스타십도 재진입 엔진 켜다 폭발

 

일론 머스크의 '화성이주 꿈'을 실현시켜줄 지상 최대의 로켓 '스타십(Starship)' 9차 시험비행이 오늘(한국시간 28일) 아침 미국 텍사스 남부 치카보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발사기지에서 발사됐다. 7차, 8차 시험비행에 이은 9차 발사로 전세계인에게 생중계된 이번 발사는 극적인 과정들을 거치면서 '성공적 종결'을 해내지는 못했다. 

 

가슴 조리는 순간들이 이어진 발사 현장은 스페이스X의 소셜미디어 X로 실시간 알려졌고, 스페이스X와 유튜브채널들에서 세계에 생중계됐다. 

 

미국 동부표준시 27일 오후 7시 36분(한국시간 28일 오전 8시 36분) 스타베이스 발사기지에서 123m 높이의 메가로켓 스타십이 발사됐다. 이번 시험비행에서 중요한 점들은 △1단 로켓 슈퍼헤비의 밴딩 플립 △슈퍼헤비의 해상 수직착륙 △2단 우주선 스타십의 탑재위성 배치 △스타십의 대기권 재진입 등 크게 4가지.

 

1단 로켓 슈퍼헤비는 7차 시험비행에 사용됐다가 '메카질라' 젓가락 팔 포획방식으로 착륙에 성공해 전세계를 놀라게했던 바로 그 로켓을 재사용한 것이다. 이로써 팰컨9 이후 첫 재사용 로켓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슈퍼헤비는 기존의 방식을 바꿔 핫스테이징 단계에서 2단과 분리되는 즉시, 밴딩 플립이라는 방식으로 방향을 휙 틀어버리는 시도를 처음 했다. 혹시 이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9차 시험비행에서 젓가락팔 포획은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수상착륙을 추진했다. 

 

이같은 새로운 미션을 안고 발사된 스타십은 첫 과제은 1단, 2단 분리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발사 2분 40초 정도 지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슈퍼헤비는 지상을 향한 하강을 시작했고, 스타십 우주선은 우주비행을 순조롭게 진행했다. 

 

첫번째 문제는 발사 6분 30초쯤 뒤에 발생했다. 새로운 방향전환 실험을 무사히 마친 재사용 슈퍼헤비가 착륙을 앞두고 랜딩을 위한 엔진가동을 하는 순간 이상징후를 보이다 폭발해 버렸다. 수상착륙으로 어차피 버릴 로켓이었지만, 그동안 1단 로켓의 극적 착륙에 익숙한 관계자들에게는 충격적이었다. 

 

두번째 문제는 발사 18분 20초 전후 진행되어야할 '스타링크 모형' 탑재 위성의 사출 및 우주배치 실험에서 발생했다. 사출을 위해 스타십의 문을 열었으나, 절반쯤 열리다 말았고, 닫은 후 다시 시도했을 때는 아예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스타십 우주선은 탑재체를 실은 채 우주비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세번째 문제는 2단계 스타십 우주선의 재진입 시도에서 일어났다. 리엔트리 엔진번 과정에서 자세 제어에 실패했고, 이상 징후가 커지면서 싣고 있는 연료를 태워버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자세 제어 실패는 조종력 상실로 인한 것이다. 이는 고온을 견디도록 설계된 열차폐막(heat shield)이 대기권과 마찰하도록 자세를 조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연료 탱크나 동체, 추진시스템 등이 손상입을 가능성이 커지는 상태가 됐다는 뜻이다. 

 

발사 46분을 조금 지나면서 진행된 이 과정 직후 스타십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호가 끊긴 채 폭발한 스타십은 아프리카 해상에 추락해 부수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십의 폭발 직후 스페이스X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스타십의 예상치 못한 폭발이 있었지만, 이같은 실패의 데이터들을 통해 우리는 더 배우게 된다"면서 "오늘의 실패는 스페이스X가 추구하는 다행성 인류를 위한 스타십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시험비행이 끝난 뒤 이번 비행과 자신의 최신 구상에 대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1월 7차, 3월 8차 스타십 지구 궤도 시험 비행에서 스타십 2단부 우주선이 발사 후 공중에서 폭발해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약 2개월 반 만인 지난주에 9차 시험 비행 발사를 위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날 발사 직전에는 카운트다운 40초를 남겨두고 진행이 중단된 뒤 예정된 시각보다 6분이 지연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비행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발사 후 약 3분 만에 스타십 발사체의 1단부인 로켓 부스터와 2단부 우주선이 분리되고, 우주선은 지구궤도 비행을 마친 뒤 약 67분 만에 인도양 해상에 낙하할 예정이었다. 

스타십 발사체의 2단부인 스타십 우주선은 길이 52m, 직경 9m로 내부에 사람 100명과 화물 100t가량을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역대 최강 로켓 슈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한 발사체 전체가 스타십으로 지칭된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3월 스페이스X 창립 23주년을 맞아 X에 올린 글에서 "스타십이 내년말에 옵티머스(인간형 로봇)를 태우고 화성으로 출발한다. 만약 이때 착륙이 잘 된다면, (사람을 태운) 유인 착륙이 이르면 2029년에 시작될 수 있다. 다만 2031년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과학적 시도들을 포함해 시험발사를 진행하면서 실패 경험도 쌓이지만, 실패를 전제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의 메가로켓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