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뒷면에 유성우가 떨어지는 장면이 들어있는 영화 <더문>.
달에는 공기가 없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렇지만, 달 주변에는 매우 옅은 기체층인 대기가 있다. 지구와 비교하면 대기 밀도가 매우 낮아 진공 상태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어떻게 달에 대기가 희박하게나마 존재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달에 운석이 충돌하며 달 토양이 강한 충격으로 기화돼 공중에 머물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시카고대 연구팀은 달 토양 표본을 분석한 결과 달의 옅은 대기층 형성 원인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현지시간 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했다. 운석 충돌로 인한 기화로 70%의 대기가 형성됐고 태양풍의 '하전입자'가 달에 충돌해 원자가 방출되는 '이온 스퍼터링'으로 30%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하전입자는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를 뜻한다.
천문학자들은 1980년대 달 표면에서 얇은 원자층이 튀어 오르는 현상을 발견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2013년 달의 옅은 대기, 표면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원격 수집하는 궤도 탐사선 '래디(LADEE)'를 보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 현상이 운석 충돌로 인한 달 토양 성분의 기화, 이온 스퍼터링 둘 다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어느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1961년부터 1972년까지 NASA가 주도한 아폴로 달 탐사에서 직접 채취한 달 토양 시료를 분석했다. 100mg짜리 시료 10개를 확보해 그 속에 들어 있는 칼륨(K)과 루비듐(Rb)을 분리하고 동위원소들 간의 비율을 분석했다. 토양을 아주 작은 분말로 만들고 산성용액에 녹여 칼륨과 루비듐을 분리 정제하고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동위원소 간 비율을 측정했다.
칼륨은 세 가지 동위원소 형태로, 루비듐은 동위원소 형태로 존재하며 동위원소들은 각각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에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달의 대기가 토양에서 기화된 원자로 돼 있다면 가벼운 동위원소는 쉽게 떠오르고 무거운 동위원소는 토양에 다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며 충격 기화와 이온 스퍼터링 때 토양에 남는 동위원소 비율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달 토양에는 칼륨과 루비듐의 무거운 동위원소가 높은 비율로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계산해 운석 충돌로 인한 충격 기화가 달의 대기 형성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된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달과 비슷한 행성에서 얇은 대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하면 천체마다 고유한 특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이같은 연구를 실시할 수 있는 다음 장소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