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성이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하며 강력한 빛을 내는 '초신성'(supernova)보다 10배나 더 밝은 역대 가장 강력한 우주 폭발이 포착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이 폭발은 항성이 초대질량블랙홀로 빨려 들며 파괴되는 '조석파괴현상'(TDE) 중 가장 밝았던 것보다 3배나 더 밝은 것으로 제시됐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천문학자 필립 와이즈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80억 광년 밖에서 포착된 우주 폭발 'AT2021lwx'를 관측한 결과를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 최신호(12일자)에 발표했다. 초신성이 몇개월만 사라지는 것과 달리 AT2021lwx'는 현재까지 3년째 지속 중이다. 연구팀은 초대질량블랙홀이 태양보다 수천배 더 큰 거대한 가스구름에 거칠게 작용해 일부는 빨아들이고 남은 가스와 블랙홀 주변에 도넛 형태로 모여있는 먼지에 충격파를 주면서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극히 드물 뿐만 아니라 규모가 이처럼 큰 것은 지금까지 관측된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해 감마선 폭발 GRB 221009A가 순간적으로 가장 밝은 빛을 낸 것으로 관측됐지만 오래 지속하지 않아 전체적인 폭발 에너지는 AT2021lwx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제시됐다. AT2021lwx는 지난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마천문대의 광역 천체 관측장비인 '츠비키 순간포착 시설'(ZTF)에 처음 포착됐으며, 지구근접 천체를 감시하는 광역 망원경 체계인 '소행성 충돌 최종 경보시스템'(ATLAS)에도 잡혔다. 와이즈먼 박사는 "초신성을 찾아내는 탐색 알고리즘에 잡혀 존재를 알게됐다"면서 "대부분의 초신성과 TDE는 두 달 정도면 사라지는데 추가적으로 2년 더 빛나고 있어 아주 이례적"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분광 분석을 통해 광원과의 거리와 밝기를 측정했는데, 우주에서 이 정도를 밝기를 가진 것은 초대질량블랙홀이 초고속으로 주변 가스를 지속해서 빨아들이는 '퀘이사'(準星) 밖에 없는 것으로 제시했다. 논문 공동저자로 참여한 마크 설리번 교수는 이와 관련, "퀘이사는 밝기는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지난 10년간 관측 기록에서 AT2021lwx는 전혀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우주에서 가장 밝은 빛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유례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폭발을 일으킨 원인을 놓고 여러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연구팀은 대부분이 수소인 아주 큰 가스나 먼지 구름이 블랙홀 주변 궤도에서 떨어져나와 빨려들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있다. 연구팀은 X선을 비롯한 다른 전자기파를 이용한 관측 자료 수집에 나섰으며, 개선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폭발 원인과 관련된 가설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붉은 행성 화성(火星)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완성됐다. 이 지도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Amal·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이 보내온 사진 3,000장을 조합해 만들었다. 아말에 탑재된 카메라 EXI(Emirates Exploration Imager)의 ‘눈’을 통해 화성의 진짜 맨얼굴이 생생하게 찍힌 것이다. 지도를 제작한 주인공은 뉴욕대 아부다비(NYUAD·글로벌 분교)와 UAE 우주과학 센터가 이끄는 과학자팀이다. 이들은 지도를 만들기 위해 화성에서 1년(공전주기는 687일로 지구의 1.88배)에 걸쳐 EXI에서 관측 자료를 수집하고 함께 연결하여 색상 합성물을 만들었다. 이 지도는 약 35억년 전에 액체 상태의 물로 범람했던 고대 강, 호수, 계곡의 잔해뿐 아니라 극지방의 만년설과 산, 그리고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은 화산을 보여준다. 기존의 수많은 망원경과 위성이 화성을 관측했지만, 대부분은 화성의 일부를 살피는 데 집중했다. 일정한 궤도만을 돌면서 같은 위치를 반복해서 살피는 식이었다. '우주를 보는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망원경은 화성에서 약 5,472만km 떨어져 있기에 선명도가 부족했다. 반면 아말은 화성 표면 위 2만km 궤도를 돌기 때문에 더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뉴욕대 아부다비 그룹 리더이자 연구 과학자인 디미트리아 아트리 박사는 “아말은 다른 어떤 우주선보다 훨씬 더 멀리서 관찰할 수 있는 타원 궤도로 화성을 돌고 있다. 이 전략적 위치는 과학자들이 화성의 전체 그림과 기후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AE가 쏘아 올린 탐사선 ‘아말’ 2020년 7월 19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말은 2021년 2월 10일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성과였고 아랍 세계에서는 당연히 최초였다. 선진국들의 독무대였던 우주개발 경쟁에 과학의 변방으로 여겨져 온 중동의 소국이 깜짝 데뷔한 것이다. 아말은 시속 12만1000㎞ 속도로 4억9350만㎞를 7개월간 날아가 화성 궤도에 도착했다. 궤도 진입 성공 신호가 도착하자, UAE 부통령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오늘 아랍 과학 역사의 새로운 무대가 열렸다"고 트위터에 썼다. 아말은 무게 1,350kg으로 소형 SUV만한 크기의 탐사선으로, 1년이 687일에 이르는 화성의 연중 기후도를 작성하는 것이 미션이다. UAE는 2014년 화성 탐사 계획을 밝힌 뒤, 6년 만에 탐사선을 쏘아 올렸다. 보통 우주 개발국들은 달 탐사를 통해 경험을 쌓은 뒤 화성 탐사에 나서는데, UAE는 달은커녕 소형위성 4기를 개발한 경험이 고작이었다. 그마저도 2009년 첫 인공위성인 두바이샛과 2013년 개발한 두바이샛2는 한국 개발업체 씨트렉아이의 도움을 받았다. 이런 UAE가 단기간에 우주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배경엔 선진국과의 협력이 있었다. 아말은 미국 콜로라도대와 캘리포니아대, 애리조나주립대와 공동 개발했다. 개발에는 2억달러가 투입됐고, 발사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로켓을 이용했다. 사막의 석유 부국, 왜 우주를 향할까 UAE가 아말에 얼마나 큰 자부심과 기대를 걸고 있는지는 지폐만 봐도 알 수 있다. 2022년 12월 UAE 중앙은행은 건국 51주년을 맞아 최고액 지폐인 1,000디르함(약 35만 원)의 새 도안을 공개했다. 지폐의 앞면에는 우주개발의 초석을 다진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초대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그의 옆엔 우주왕복선과 인공위성이 그려져 있다. 우주왕복선은 자이드가 1976년 미항공우주국(NASA)에 방문하고 우주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우주왕복선 위로 그려진 사각형의 인공위성 같은 우주선이 바로 화성 탐사선 ‘아말’이다. 여담이지만 지폐 뒷면엔 한국이 수주해 건설한 바라카 원전 4기가 그려져 있다. UAE의 우주 정책 뒤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다. UAE 사라 알 아마리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석유 이후 시대에는 기초과학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화성 연구는 수학과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 연구의 집약체로 지식산업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우주개발을 통해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뜻이다. 두바이 국왕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총리는 2006년 에미리트 첨단 과학기술연구원을 설립해 인공위성 개발을 추진했고, 2019년 9월 UAE 최초로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기도 했다. 불붙은 화성 탐사 경쟁 로마인들은 피처럼 붉은 화성을 바라보며, 전쟁의 신(Mars) 이름을 붙였다. 화성은 극심한 추위와 먼지투성이의 표면을 특징으로 하는 사막 행성으로 대기가 매우 희박하다. 화성은 계절의 변화, 극지방을 덮는 눈, 날씨 변화, 협곡의 확산, 산, 휴화산 등 많은 부분에서 지구와 닮았다. 그래서인지 화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많이 탐사된 우주체이다. 인간이 이 붉은 행성을 탐험하고,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많은 탐사선을 보냈다.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화성이 본래 훨씬 더 두꺼운 대기를 가진 훨씬 더 따뜻하고 습한 행성이었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화성이 건조한 행성으로 변모하게 된 수십억 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답을 얻어낼 유일한 방법은 화성의 대기를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UAE의 가세로 지구 이외에 생명체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화성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아말이 궤도에 진입하기 전 화성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로버(이동형 로봇) ‘큐리오시티’와 착륙선 ‘인사이트’가 탐사 활동을 하고 있었고 미국, 유럽, 인도 등 총 6대의 궤도선이 돌고 있었다. 인간의 화성 탐사는 계속되고 있다. 2020년 7월 발사된 미국 로버(이동형 로봇)인 ‘퍼서비어런스’가 2021년 2월 18일 화성(예제로 충돌구)에 착륙했다. 같은 해 5월 15일엔 중국 톈원 1호의 로버 ‘주룽’이 화성 북부의 유토피아 평원에 착륙했다(참고로 주룽은 현재 동면에 들어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화성에 대해 말하려면,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빼놓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위해 야심차게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첫 시험발사에서 3분59초만에 공중 폭발하는 뼈아픈 실패를 겪었다. 스페이스X는 실패 원인에 대해 “비행 중 엔진이 여러 개 멈추면서 고도가 떨어져 추락하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고 강제로 비행 종료 시스템(FTS)을 가동해 폭파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FTS는 비행체가 오작동으로 지상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는 자폭 장치이다. 스타십은 목표 고도였던 220km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첫 시험발사에서 이륙에 성공한 점과 발사 후 기체 압력이 최고치로 오르는 ‘맥스-Q’ 지점을 통과한 점은 성과로 평가된다. 머스크는 스타십의 시험비행이 실패로 돌아간 뒤 23분 만에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의 흥미로운 시험비행 발사를 축하한다"면서 "몇 달 뒤 있을 다음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고 썼다. 그는 스페이스X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우리는 결국 화성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우주 개발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많은 실패가 쌓여 한 번의 도약을 이루고, 큰 위험에 큰 보상이 따른다. 포기를 모르는 머스크처럼, 인류는 우주를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민간 우주 관광 기업 버진 갤럭틱은 이달 중 4명의 우주인이 탑승하는 시험비행을 할 예정이라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버진 갤럭틱은 또 다음 달 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첫 상업용 우주비행을 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진 갤럭틱은 이같이 밝히고 이달 중 우주비행이 상업용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진행하는 마지막 시험 비행 및 우주 체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표로 이날 버진 갤럭틱의 주가는 13.02% 올랐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해 5월 부품 공급망 혼란과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상업용 우주비행 서비스를 올해 1분기로 연기한 바 있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 2월 자신들의 우주비행선 '유니티'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개선작업을 마무리하고 우주 관광 티켓 판매를 재개했다. 좌석당 가격은 보증금 15만 달러(약 2억 원)를 포함해 45만 달러(약 6억 원)이다. 이 회사의 우주비행 임무 및 안전 담당 마이크 모세스 사장은 "우주로의 복귀는 우리 모두가 노력해 온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의 비밀 우주선이 9개월간 궤도비행 임무를 마치고 8일 오전 지구로 귀환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우주 당국은 재사용할 수 있는 무인 우주선이 276일간의 궤도비행을 마치고 이날 귀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항공우주기업인 국영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은 해당 우주선의 비밀 임무를 완전한 성공이라 환영하면서 "중국 기술 연구에서 중요한 돌파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이 우주의 평화로운 이용을 위한 더욱 편리하고 비용 효율적인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우주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며, 중국 당국은 그와 관련해 어떠한 사진이나 기술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20년 9월 첫 비행에서는 궤도에 이틀밖에 머물지 못했지만 3년이 못 돼 그보다 100배 이상의 시간을 궤도에 머물게 됐다는 사실만 이번에 알려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우주선이 잠재적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민감한 관심 영역을 감시하기 위한 첨단 사진·감지 장비를 갖췄을 수 있다고 본다. 또 소형 위성이나 항법 시스템·군사적 목적의 센서 등을 궤도에 배치하기 위한 용도라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우주선의 발사에 사용된 창정-2F 로켓의 탑재 용량에 근거해 미국 공군의 비밀 우주선인 X-37B와 크기, 디자인이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보잉이 개발해 미 우주군이 운용하는 X-37B는 태양광을 동력으로 하는 원격조정 무인 비행체다. 전장 9m에 4.5m 날개를 가져 2011년 퇴역한 우주왕복선을 닮았지만 크기는 약 4분의 1 수준이다. X-37B는 2010년 4월 임무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11월 12일 2년 6개월간의 궤도비행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2020년 5월 발사된 후 908일간 궤도 비행을 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당시가 6번째 비행이었다. 미국과 중국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비용과 안전 등의 이유로 중단된 2011년 이래 더 작은 무인 재사용 우주선 개발에서 경쟁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우주선은 잠재적으로 군사 정찰, 위성 배치, 우주 기반 무기 시스템 같은 분야에서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 미군은 X-37B가 과학 실험에 중점을 둔다고 얘기하지만, 이 우주선이 지구 궤도에서 장기간 비행하기 때문에 베일에 싸인 비밀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질 않는다. 미 우주군은 X-37B 비행 궤도의 세부 사항을 공표하지 않고 임무 종료 시기에 대해서도 사전에 공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X-37B를 미국의 비밀공격 무기로 간주하고 있는데, 중국 역시 자국의 비밀 우주선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찾아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 현장. 길이만 35m가 넘는 거대한 원통 형태의 누리호 1단과 2단이 조립을 마치고 우주에 보낼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는 24일 3차 발사를 보름여 남긴 상황에서 우주 궤도에 오를 위성 8기를 실을 누리호 3단 연결만을 남긴 것이다. 누리호가 기다리던 손님들은 이날 하나둘 속속 조립동 옆 위성 보관동으로 들어왔다. 이틀 전 도착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에 이어 나머지 위성들이 보관동 내 테이블에 하나씩 올려졌다. 이들 위성이 3단에 장착되고 3단이 1·2단과 체결을 마치면 발사를 위한 모든 조립이 완료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누리호 3차 발사 준비 현장을 기자단에 공개했다. 관계자들은 긴장과 열정, 흥분과 기대감이 뒤섞인 채 막판 준비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누리호 3차 발사는 우주발사체 시험 비행 성격이던 앞선 두 차례 발사와 달리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체가 제작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하는 사실상 첫 실전발사다. 이번 발사에는 주 탑재위성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부탑재위성인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4기, 민간기업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의 큐브위성 등 총 8기가 실려 우주로 향한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에는 항우연 연구진과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를 비롯해 누리호 개발 참여 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머무르며 막바지 조립과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날 찾은 조립동에는 누리호 1, 2단만 한쪽에 놓여 있었고, 주변에는 별다른 부품이나 장비들도 없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원유진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1, 2단은 조립과 성능시험을 완료했고, 단조립에 필요한 각종 화약류, 고체 모터 등 모든 구성품 조립이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누리호 3단 연결부위는 검은 천으로 싸여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이는 누리호에 적용된 기술 보안을 위해 가린 것이라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위성 조립동에는 먼저 입고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한편에 서 있었고, 조립동 중앙에는 큐브위성을 놓을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다. 이날 오후부터 큐브위성들이 하나둘 도착하며 테이블 위를 채워갔다. 테이블 옆엔 3단에 장착되는 7t급 엔진과 페어링(위성보호 덮개), 위성과 3단을 연결하는 판인 클램프 밴드 등이 놓여 있었다. 위성이 최종 점검을 마치면 3단 최상부에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장착하고, 양옆에 큐브위성 7기를 실은 사출장치를 탑재한 후 페어링을 씌워 3단 조립을 완료하게 된다. 장영순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발사할 위성마다 크기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부탑재 위성이 있을 경우 어댑터를 변경하게 된다"며 "(사출장치 같은) 새로운 구조물을 추가 설치해 위성을 탑재하는 방식을 쓴다"고 말했다. 위성 보관동을 나와 나로우주센터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발사대로 이동하자 비가 내리는 중에도 연구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은 발사대 바닥 아래로 뚫린 화염 유도로에 센서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화염유도로는 누리호가 내뿜는 3천도에 달하는 화염이 빠져나가게 하는 통로로, 초당 900kg의 물을 분사해 온도를 낮춰 누리호의 탯줄 역할을 하는 '엄빌리칼 타워' 등 장비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강선일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발사체가 이륙하면서 내는 화염의 온도나 속도, 압력을 측정하기 위한 센서로, 민감하다 보니 발사를 앞두고 설치한다"며 "측정값은 제3발사대를 만들 때 기초 정보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제2발사대 옆 나로호 발사에 쓰였던 제1발사대를 들어내고, 공간을 확장해 2030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발사체 전용 제3발사대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단 브리핑은 지난해 6월 2차 발사 당시 박수와 탄성으로 가득 찼던 발사지휘센터를 배경으로 이뤄졌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 겸직)은 1· 2차 발사와 달라진 점을 묻자 "발사 준비 과정에서는 2차 발사와 3차 발사가 크게 다른 건 없다"며 "다만 이번에는 위성을 많이 싣고 임무가 정해진 궤도에 투입해야 하는 점 정도가 달라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체를 위해 만들어진 위성 모사체나 성능검증위성을 싣던 것과 달리 처음 손님을 받는 만큼 연구원들에게 '서비스 마인드'가 생긴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덧붙였다. 발사 시점을 오후 4시로 정하고 실제로는 5시에 발사했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임무 궤도에 진입하기 위한 시간인 오후 6시 24분에 맞춰 발사해야만 한다. 브리핑에 참석한 위성 개발진들도 발사를 앞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누리호에 자체 개발 큐브위성을 싣는 카이로스페이스의 신경호 대표는 "실제 큐브위성을 만들어보고 실증할 수 있다는 건 우주 스타트업에는 출발점과 같은 기회"라며 "발사가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그동안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많은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아직 누리호 비행은 세 번째에 불과하다"며 "3차 발사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사는 누리호를 반복 발사해 발사 성공률을 높여가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첫 발사다. 총조립 절차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해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과정에도 공동 운용 역할로 참가하게 된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정책연구관은 "누리호 3차 발사는 실용급 위성 발사, 체계종합기업의 참여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과정"이라며 "우리나라 독자 우주 수송 수단인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스터의 33개 엔진 중에서 3개는 발사 시 이미 꺼졌다. 지상에서 로켓에 전달한 자동 파괴 명령이 수행되기까지는 40초가 더 흘렀다. 발사 시 열기와 충격을 견딜 줄 알았던 발사대 하단(pad)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파괴됐다. 여기서 발생한 콘크리트 가루는 10㎞ 떨어진 소도시를 덮었다. 또 철강ㆍ콘크리트 조각 잔해는 발사 기지와 주변 주립 공원 47만 평 일대에 흩뿌려졌다… 29일 저녁(미 동부시간)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20일 발사된 스타십(Starship)이 궤도 비행에 실패하고, 주변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게 된 상황과 원인을 상세히 설명했다. 머스크는 약 한 시간 동안 트위터의 오디오챗에서 난해한 기술적 질문에 답하면서, 4분간의 비행에서 잘못된 부분을 공개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스타십 발사 및 비행 테스트 결과와 관련 “결과는 대충(roughly) 내가 예상한 것이었고, 약간 내 기대를 웃돌았다”며 “비행 시험의 목적은 더 많이 배우는 것이고,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십 발사는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머스크는 “다음번 로켓을 발사하고 발사대 하부 구조를 수리하기까지는 6~8주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발사 허가 권한은 미 연방항공청(FAA)에 있으며, FAA는 현재 스타십 1차 발사 때 드러난 문제점과 스페이스X의 후속 조치를 면밀히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머스크는 여전히 낙관적이었다. 그는 “운을 시험하고 싶지는 않지만, 올해 안에 궤도에 도달할 확률은 80%, 12개월 내 확률은 100%에 가깝다”고 말했다. 스타십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3·4 단계에서 달 궤도와 달 표면을 오가는 우주선으로도 쓰인다. 그는 “스타십 개발이 ‘제한적 요인’이 돼, 아르테미스 계획에 차질을 초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십의 궤도 비행 실패에도, 머스크의 개인 기업으로 비(非)상장기업인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최근 1400억 달러로 평가됐다. 미국 최대 우주항공·국방 기업인 록히드 마틴(4월28일 현재 1182억 달러)을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지구 저궤도까지 150톤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이 지상 최대의 로켓에 대한 민간 수요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엔진 3개 꺼진 채 이륙…발사 27초 뒤 또다른 문제들이 스타십은 지난달 20일 텍사스주 남단에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베이스 발사대를 떠날 때 이미 1단 로켓인 수퍼 헤비에 장착된 33개의 랩터 엔진 중에서 3개가 꺼졌다. 머스크는 “로켓 시스템이 이 3개는 충분한 추력을 낼 상태가 못 된다고 판단해 엔진을 껐다”고 밝혔다. 엔진 3개의 추력이 상실된 스타십은 이륙하면서 곧 옆으로 기울었다. 머스크는 “정상적이라면 기울어져선 안 되고, 똑바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발사 27초 뒤에 또다른 랩터 엔진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는 주변 엔진의 정상 작동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 상태에서도 로켓은 계속 올라, 발사 85초 뒤 최악의 상태가 됐다. 로켓은 이때 방향을 잃고,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 이후 파괴 명령이 전달됐지만, 40초 동안 더 날았다. 한편, 로켓 동체가 공중에서 계속 구르면서도 내구성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뜻밖의 소득이었다. 머스크는 “비행 종료(flight termination)가 필요하면 즉각 로켓이 폭발되게, 다음 번에는 폭발물을 더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발사 열기 흡수할 수냉식 강철판, 공기(工期) 못 맞춰 머스크는 광범위한 지역에 돌과 잔해물을 날리고 10㎞ 떨어진 이웃도시 포트 이사벨까지 먼지로 덮은 돌·먼지 구름을 일으킨 잘못을 시인했다. 발사대 하단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스타십 발사의 열과 충격에 파괴되고 밑에는 거대한 웅덩이가 생겼다. 머스크는 로켓 옆에 설치된 발사탑은 “약간의 피해”만 입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들이 33개 엔진이 뿜어낼 추력을 과소 평가한 탓이었다. 스페이스X는 원래 스타십 발사 패드에 거대한 수냉식(water-cooled) 강철판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수냉식 강철판은 패드와 발사대 주변에 설치돼, 발사 시에 엔진이 뿜어내는 막대한 열을 흡수한다. 그러나 머스크는 “발사 때까지 수냉식 강철판 건설을 마치지 못했고, 지상연소시험 데이터에 근거해 콘크리트 지지 기반이 잘 견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타십의 지상연소시험은 스페이스X의 현재 주력 로켓인 팰컨9과도 달랐다. 팰컨9은 부스터에 장착된 연료가 소진될 때까지 엔진을 계속 점화했지만, 스타십의 부스터인 수퍼 헤비의 엔진 테스트는 이보다 훨씬 짧았다. 연료 무게만 4500여 톤에 달하는 스타십에는 이 수냉식 강철판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NASA에서 발사 패드 관련 작업을 했던 과학자 필립 메처는 “스타십은 발사 패드를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33개 엔진이 뿜어내는 열에 수냉식 강철판이 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0㎞ 밖 소도시, 지진처럼 흔들려 스페이스X의 발사 시설과 스타십 생산시설은 멕시코만의 보카치카 해안과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파괴되면서, 일부 볼링 공만한 콘크리트 조각과 스테인레스 강판이 수백m 주변으로 날라갔다. 보카치카 해변과 인근 도로는 3일 이상 폐쇄됐다. 또 콘크리트 먼지 기둥이 형성되면서, 10㎞ 밖의 소도시인 포트 이사벨까지 먼지가 퍼졌다. 발레리 베이츠 시(市) 대변인은 “시 전체가 모래보다 약간 큰 균일한 알갱이들로 덮였고, 차량들도 갈색 잔해물로 덮였다”며 “작은 지진 같았다”고 말했다. 유리창도 1장 이상 깨지고, 차량 한 대도 파손됐다. 그러나 시는 “공중 보건 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발사대에서 보다 가까운 지역엔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날아가면서, 수m 폭의 웅덩이들이 생겼다. 지난달 26일 어류·아생동물관리국은 “발사대 옆 주립 공원은 3.5 에이커(약 4280 평)가 불탔고, 385 에이커(약 47만1300평)에 잔해물이 널렸다”고 피해 상황을 집계했다. 머스크 “10번 비행 테스트할 로켓 생산 라인 있다” 머스크는 “올해 20억 달러가량을 스타십에 쓸 것이며, 로켓 개발과 관련해 외부의 추가 투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10번의 비행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십처럼 거대한 우주선을 여객기처럼 신속하게 되풀이해서 날 수 있게 하는 것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기술적 난제 중 하나가 될 만하다”고 했다. 한편 빌 넬슨 NASA 국장은 27일 의회 증언에서 “폭발은 스페이스X의 작업 방식에서 우울한 경험이 아니다. 이게 그들의 운영 방식”이라며 “이 회사는 발사할 로켓도 많이 갖고 있고, 잘못되면 확인하고 다시 돌아가 발사한다”고 말했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관련, 스페이스X와 40억 달러가 넘는 스타십 계약을 맺었다. 한편, 지난달 28일 금융 전문 매체 배런스(Barron’s)는 “스타십 실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스페이스X 주식을 갖고자 원한다”고 전했다. 비(非)상장기업이라, 일부 증권사 플랫폼에서만 직원·투자가들의 소폭 거래가 이뤄진다. 4월말 이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스페이스의 주(株)당 가격은 80달러. 배런스는 이 거래가를 토대로 계산하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올해 매출이 660억 달러를 예상하는 록히드 마틴보다 높다”고 전했다. ’초대형 로켓에 대한 민간 수요가 많을까’ 의문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월27일 초대형 로켓인 스타십이 자칫하면 ‘수퍼 점보’ 여객기였던 A380의 운명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8년 전, A380은 853명의 승객을 태우고 575톤의 화물을 적재하고 1만5200㎞를 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전세계 항공시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제조사 에어버스 측은 2019년 이 여객기의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비용이 너무 높았고, 2007년 이후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를 한 번에 가는 중·소형 여객기들이 항공시장의 대세를 이루면서 A380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A380은 이륙 시 3700m의 활주로가 필요해 대형 허브(hub) 공항들만 잇는다. 따라서 여행자는 이 허브 공항에서 최종 목적지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스타십은 저궤도에 150톤의 화물을 올릴 수 있다. 우주산업 연구·전략 그룹인 유로컨설트(Euroconsult)에 따르면, 2022~2031년 우주로 발사될 화물은 9100톤 정도다. 스타십이 1주일에 한 번씩 발사되면, 10년치 우주 물량은 14개월에 다 수송할 수 있다. 그러나 NASA의 대형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이런 막대한 물량의 우주 화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당장은 4만 개가 넘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군집(群集) 위성을 쏘기 바쁘겠지만, 카이퍼 위성 군집을 구축하려는 아마존, 유럽의 원웹 등 경쟁사들은 당연히 스페이스X 로켓을 피한다. 622개의 위성 군집망을 저궤도에 구축하는 원웹은 최근까지 세 차례 스페이스X의 팰컨9을 이용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웹이 그동안 이용하던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 이용이 불가능해지고, 유럽의 아리안6·베가C 로켓이 개발 지연·발사 실패 등을 겪어 이용할 로켓이 없어 선택한 궁여지책이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탑재공유(rideshare)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민간 기업들이 저궤도까지 kg당 200달러의 발사 비용으로 위성을 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팰컨9의 탑재공유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kg당 6500달러보다도 훨씬 낮다. 그러나 이렇게 가격을 낮추면, 팰컨9의 비즈니스는 잠식된다. 또 A380 여객기로 허브 공항까지 가도 이후 최종 목적지까지는 연결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 것처럼, 스타십에 탑재된 개별 위성이 원하는 궤도까지 가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유로스페이스의 수석연구원 피에르 리오넷은 FT에 “최저 발사 비용만으로는 기업들의 우주 열망을 부추길 수 없다”며 “발사 비용은 전체 위성 군집 구축 비용의 5분의1에 불과하고,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비용(위성 네트워크 자체)이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스타십 개발의 최종 목적은 발사 비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심(深)우주 항해와 인간의 화성 이주다. 그러나 이렇게 우주를 둘러싼 경제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스타십 이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은 24일 트위터에 화성의 드론 헬리콥터인 인제뉴어티(Ingenuity)가 51번째 비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이틀 전 12m 상공에서 찍은 이 사진에는 화성의 돌들 사이에서 구분이 잘 안 되는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도 담겼다. 퍼시비어런스 로버도 앞서 16일 다중 스펙트럼 입체 영상장비로 화성 먼지가 블레이드에 뽀얗게 내려 앉은 인제뉴어티의 모습을 23m 떨어진 거리에서 찍었다. NASA는 2021년 2월 18일 화성 예제로(Jezero) 분화구에 처음 착륙한 이래, 두 로봇이 이렇게 가까이 접근한 것은 처음이라며 “인제뉴어티가 극한의 화성 환경에서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고 트윗했다. 1.8㎏에 불과한 화성 드론 인제뉴어티가 공기도 거의 없는 화성에서 비행을 시작한 것은 2021년 4월19일이었다. 처음엔 39초 간 제자리에서 3m ‘폴짝’ 올라갔다가 내려온 것이 다였다. 그러나 이후 비행 거리와 시간을 늘려갔고 지난 13일에는 145.7초 동안 322.2m를 나는 ‘역사적인’ 50번째 비행에 성공했다. 이날 상승한 높이도 역대 최고인 18m였다. 인제뉴어티는 지난 2년간 누적 91.4분, 11.7㎞을 날았다. 클릭 ☞ NASA가 제작한 인제뉴어티 50회 비행 기념 영상 인제뉴어티가 “5회 비행만 해도 성공”이라던 애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으면서, NASA는 후속 화성 드론 개발에 들어갔다. 또 인제뉴어티의 비행 자료를 참고해 제작 중인 토성의 달 타이탄을 탐사할 드론 드래곤플라이(Dragonfly)도 지난 3월 예비설계 검토를 통과했다. 공기 밀도가 지구의 1%인 화성에 날려면 인제뉴어티는 높이 49㎝, 블레이드 폭 1.2m의 크기로, 컴퓨터와 항법 센서, 칼러ㆍ흑백 2개의 카메라가 장착된 본체에 가느다란 다리가 붙어 마치 거미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마치 조금 큰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NASA는 3년 동안 인제뉴어티 개발에 8000만 달러(약 1070억 원)를 들였다. 이는 화성의 공기 밀도가 지구의 1%에 불과하고 중력도 3분의1 밖에 안 돼, 지구에서 드론ㆍ헬리콥터를 띄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기 때문이었다.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4배쯤 되는 대기 조건에서 이 작은 드론을 띄운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거의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양력(揚力)을 발생시키기 위해서, 일반적인 드론보다 블레이드가 비율적으로 훨씬 크고 특별한 모양을 갖췄다. 또 서로 반대 반향으로 회전하는 두 개의 블레이드가 분당 2400~2700번 회전(rpm)한다. 이는 일반적인 드론보다 10배나 빠른 회전 속도다. 이륙할 때도 블레이드의 회전 속도를 달리해 제어하는 소비자 드론과는 달리, 인제뉴어티는 진짜 헬리콥터처럼 회전축(rotor)과 블레이드간 각도(pitch angle)를 달리해서 더 많은 공기를 끌어 모아 올라간다. 이 각도가 클수록 이륙 시 더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표면에서 5㎝만 뜨면, 그 다음에는 드론의 시스템이 위치와 속도 등을 자율적으로 완전히 통제하도록 설계됐다. JPL은 상세한 화성 환경 모델링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발한 비행제어 알고리즘에 의존해, 화성과 비슷한 조건의 길이 26mㆍ폭 7.5m의 진공 체임버에서 인제뉴어티의 비행 테스트를 되풀이했다. 지구에서 실시간 조종은 불가능 퍼시버어런스 탐사 로버와 인제뉴어티 드론의 임무는 화성에서 고대에 생물체가 살았던 흔적을 찾는 것이다. 로버는 이를 위해 표면을 이동하며 흙과 암석 샘플을 채취해서 티타늄 튜브에 밀봉한다. 인제뉴어티는 퍼시비어런스가 관심을 가질 만한 지형을 미리 탐색하는 ‘정찰병’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구와 화성 간 거리 때문에, 지구에서 보낸 통신 신호가 로버와 드론에 도달하기까지는 20분이 걸린다. NASA의 화성 미션 센터에서 드론을 실시간 조종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제뉴어티는 미리 입력된 비행 경로를 따라서 이동한다. 즉, NASA는 인제뉴어티가 착륙한 뒤에 비행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번 비행 경로를 미리 입력 송신하고, 인제뉴어티는 이 명령을 탐사 로버로부터 와이어리스로 전달 받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인제뉴어티는 태양광 패널로 배터리를 충전하며, 낮 -3°C, 밤에는 -99°C까지 내려간 기온을 견딜 수 있게 내부 히터가 작동된다. 처음엔 최대 175m씩 비행 인제뉴어티의 1회 비행 가능 거리는 700m. 그러나 이륙한 지점으로 돌아오려면, 한 번에 갈 수 있는 최대 거리는 350m가 된다. 화성 JPL의 인제뉴어티 팀은 처음엔 그 거리의 절반인 175m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오게 했고, 이후 인제뉴어티가 비행 중 촬영한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번 착륙할 안전한 지점을 찾았다. 만약 높이가 10㎝만 되는 약간 큰 돌에 한쪽 다리가 내려앉게 돼 드론이 중심을 잃으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식으로 처음엔 비행 당 평균 175m씩 전진했고, 점차 이를 확대해갔다. 더 빠르게 멀리 날고, 수송 능력도 갖춘 후속 모델 개발 중 JPL의 자율ㆍ공중비행 파트 수석엔지니어인 호바르드 피야르 그립은 지난 14일 미국우주비행협회(AAS) 컨퍼런스에서 “인제뉴어티의 2세대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제뉴어티는 “애초 기술적 시현(示現)을 위해 보낸 것으로 5회 정도만 날면 성공이라는 목표를 훨씬 초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제뉴어티의 비행 수준으로는 유용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는 인제뉴어티 2세대 모델로 개발된 드론 2대를 화성에 보내, 화성의 흙과 돌 샘플을 회수하는 미션에 보조하도록 할 계획이다. 두 기구는 2027년과 2028년에 각각 지구귀환 궤도선(orbiter)과 샘플회수 착륙선을 화성에 보내, 2033년까지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려고 한다. 이때 기본적으로는 퍼시비어런스 로버가 그동안 수집해 로버 동체에 장착한 샘플 튜브들을 샘플회수 착륙선에 전달하지만, 로버가 오작동할 경우 2세대 드론 2대가 투입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퍼시비어런스는 자체 장착한 샘플 튜브들 외에, 별도로 화성 표면에 채취한 예비용 샘플 튜브 10개를 모아 놓았다. 2세대 드론은 이걸 픽업해서 착륙선에 전달하게 된다. 그립은 “화성에서 날 수 있는 회전익(回轉翼) 항공기[드론]의 근본적인 구성과, 이에 대한 콘트롤 방법은 이제 분명히 알았고, 앞으로의 개발은 이 자산(資産) 위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2세대 화성 드론은 인제뉴어티와는 달리, 표면을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와 샘플을 픽업해서 착륙선에 전달할 로봇 팔도 있어야 한다. JPL의 그립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량(mass)”이라며 “화성에는 공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제 추가로 액세서리까지 장착한 드론이 옮길 수 있는 질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보낼 ‘드래곤플라이’ 드론 NASA는 2027년 6월엔 토성의 위성 중에서 가장 큰 타이탄에 탐사 착륙선이자 드론인 드래곤플라이(Dragonfly)를 보낸다. 드래곤플라이는 NASA의 카시니 토성 탐사선이 2004~2017년 탐사하면서 찍은 데이터를 토대로, 2034년 폭 80㎞의 샹그릴라 분화구에 착륙한다. 그러나 드래곤플라이는 인제뉴어티나 그 후속 화성 드론들과는 규모와 성능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중력ㆍ공기 밀도ㆍ공기의 구성 면에서, 타이탄과 화성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타이탄의 중력은 지구의 10분의1이지만, 질소가 대부분인 공기밀도는 지구의 1.19배에 달한다. 대기권 진입ㆍ하강ㆍ착륙 환경도 화성과 달라, 착륙 낙하산의 크기도 공기가 희박한 화성에서 썼던 것보다 작아야 한다. 드래곤플라이는 낙하산으로 하강하다가 착륙 모듈에서 분리되고, 곧 블레이드를 회전시켜서 헬리콥터가 지상에 착륙하듯이 타이탄 표면에 내려앉게 된다. 또 활동 범위도 넓어, 1회 30분 비행에서 16㎞를 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현재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에서 기초 설계를 담당하며, 3월3일 개발 일정 상 주요 이정표인 NASA의 예비설계 검토를 통과했다. 개발비가 8500만 달러인 드래곤플라이는 기본적으로 하나 이상의 로터(rotor)가 고장 나도 지원할 수 있도록 추가 로터가 장착돼 모두 8개의 로터가 달린 옥토콥터다. 인제뉴어티보다 300배가량 무거운 400~450㎏을 예상한다. 중국이 내놓은 화성 드론을 보니 한편 중국우주과학연구소(NSCC)도 2021년 9월1일 화성에서 샘플 튜브를 회수할 ‘화성 크루즈 드론(Mars Cruise Drone)’의 모델을 공개했다. 중국 측은 “이 드론이 분광계를 장착해 화성 표면의 지리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협곡이나 분화구 같은 곳에도 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개된 모습이 이미 활동 중인 NASA의 인제뉴어티와 너무 닮아서 ‘카피캣(copycat)’이란 조롱을 받았다. 중국은 2028년 말 2개의 창정(長程)5호 로켓을 발사해서, 이 드론이나 6개의 다리를 가진 로봇(crawl robot)을 착륙선에 딸려 화성으로 보내고, NASA와 ESA보다 2년 빠른 2031년 7월에 화성 샘플 튜브를 지구에서 받는다는 계획이다.
한일 정상이 7일 과거의 갈등을 털고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산업계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지난 2019년 7월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나섰고, 다음 달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 이런 한일 간 갈등은 3년 넘게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실마리를 찾았고, 이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 양국의 '수출 규제 갈등'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한일정상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 이행"…업계 '절차 간소화' 기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일 양국의 사실상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대표적 비우호 조치였던 소위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을 위한 절차들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 역시 "한국을 '그룹A'(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이미 지난 4월 24일 전략물자 수출 대상 최상위 그룹인 '가의 1'과 일본 혼자 속했던 아래 그룹 '가의 2'를 '가'로 통합하는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다시 말해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재지정하는 절차를 이미 끝낸 상태다. 일본은 나흘 뒤인 4월 28일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기 위한 정령 개정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의견 수렴 및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두 정상이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앞서 일본이 지난 3월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철회한 만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모두 해제되는 셈이다. 그동안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권에 들었던 반도체 업계는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 조치를 반기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및 거래처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만큼 이번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갖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복잡했던 일본산 제품 공급 절차가 간소화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 속 한일 공조 가능성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소부장 기업들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해 나간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일본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큰 역할을 하는 만큼 한일 양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공조'는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국내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기업들은 미국·유럽 주도의 공급망 급변 속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자국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두 정상 간 합의는 '한일 양국이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EU를 향해 한일 양국이 공통의 목소리를 낼 여건을 만든 모양새다. 한일 양국은 현재 미국, 일본, 대만, 한국 등 4개국의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팹 4),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한일 간 경제 협력은 비단 반도체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우주, 양자, 인공지능(AI),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와 연구개발(R&D) 협력 추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지난 3월부터 두달 간 한일 양국이 일본발 수출 규제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공동 대처는 물론 첨단 산업 분야로 대화를 확장해 나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논평에서 "최근 상호 화이트리스트 복원 방침에 이어 반도체 공급망 구축, 우주, 양자, AI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양 정상의 합의는 향후 한일 간 경제협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논평을 통해 "한일정상회담은 글로벌 패권 경쟁에 대응할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가속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첨단 과학기술 분야 공동연구 등에서 공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일 경제 협력을 가속할 구체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뒤따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자원통상부 관계자는 "양국 관계가 이제 완연히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분야를 포함해 양국 간 기업들의 협력이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첨단기술 분야 한미 양국 간 연대가 확대됐다고 4일 밝혔다. 우주 분야에서는 과기정통부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간 우주탐사·과학 협력 공동성명서를 통해 개별 연구기관 중심 산발적 협력이 전략적 협력으로 발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NASA와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국내에서는 산학연 의견을 수렴하고, NASA와는 과제개발 논의 일정과 절차를 조만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또 변화된 미국 위성 부품 수출통제정책이 국내 발사체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에 긍정적 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양국 우주기업 간 협력을 위해 '한미 우주산업포럼'도 연내 개최하기로 했다. 양자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협력 공동성명서 체결과 양자 다자협의체 동참 등을 계기로 추후 한미 퀀텀 라운드테이블, 퀀텀 코리아 등을 통해 양국 산학연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다음 달 중 '디지털 바이오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디지털 바이오 혁신 모델 청사진을 제시하기로 했다. 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간 체결한 합성생물학 연구협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인력교류 및 공동연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방미 성과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19일 서울에서 '제11차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기공동위에는 양국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인사 60여 명이 참석한다.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 우선순위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차세대 반도체, 핵융합·핵물리학, 신흥기술 분야 정책을 공유한다. 인력교류·연구윤리·표준 등 국제협력의 요소들에 대한 연대 강화 방안과 기후변화 대응 등 과학기술을 이용한 전 지구적 이슈 해결 방안도 논의한다. 과기정통부는 "과기공동위를 통해 양국 간 첨단기술 전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개발과 인력교류 등 다양한 협력이 신규 추진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미 기술동맹'의 외연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미국 천문학 연구팀이 지구에서 1만2천 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내 독수리자리 근처에서 중심 별이 팽창하면서 주위에 있는 행성을 집어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을 사상 처음으로 포착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카블리 천체물리학우주연구소와 하버드대,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등 공동연구팀은 4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1만2천 광년 떨어진 독수리자리 근처에서 10일간 100배 이상 밝아졌다가 사라진 특이한 별 폭발 현상을 포착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를 분석해 죽음을 앞둔 별이 주변 행성을 집어삼키는 현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행성을 이미 집어삼켰거나 삼키기 직전의 별 모습은 이전에도 관측됐으나 이 현상이 진행 중인 것을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50억년 후 수소와 헬륨을 소진하고 팽창해 적색 거성이 될 태양에 빨려 들어갈 지구의 최후를 미리 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태양 크기의 별은 수소 대부분이 핵융합으로 헬륨이 되면 중심부에서 헬륨 핵융합으로 탄소가 되는 반응이 시작되고 남은 수소가 별 외부층으로 밀려나 팽창하면서 원래보다 수천 배 이상 큰 '적색거성'(red giant)이 된다. 태양도 50억년 후 수성, 금성, 지구까지 빨아들일 정도로 큰 적색거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포착된 행성을 집어삼키는 별은 2020년 5월 캘리포니아공대가 운영하는 팔로마천문대의 광역 천체 관측장비 '츠비키 순간포착 시설'(ZTF)에 관측돼 'ZTF SLRN-2020'으로 명명됐다. 태양 크기의 0.8~1.5 배로 추정되는 이 별은 단 10일간 이전보다 100배 이상 밝아졌다가 빠르게 사라졌으며, 고온의 백색 섬광이 방출됐다. 그 후 이 별에서는 아주 차가운 물질들에서만 나올 수 있는 신호가 오랫동안 지속해서 방출됐다. 논문 제1 저자 겸 교신저자인 카블리 천체물리학우주연구소 키샬레이 데 박사는 처음에는 별 2개의 쌍성계가 합쳐지는 것으로 보고 분석했으나 이 경우 반드시 있어야 할 수소·헬륨 같은 물질 방출이 전혀 없었다며 대신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특이한 분자들의 흔적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그는 "포착된 분자들은 매우 차가운 별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며 "별이 밝아지면 보통 더 뜨거워지기 때문에 이런 낮은 온도와 밝아지는 별이 공존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현상의 비밀은 후속 관측에서 고온의 백색 섬광 이후 방출된 에너지 총량이 과거 별들이 결합할 때 관측된 에너지의 1천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키샬레이 데 박사는 "이는 별에 빨려 들어간 것이 무엇이든 그 질량이 우리가 관측해온 다른 별의 1천분의 1 정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목성의 질량이 태양의 1천분의 1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별이 집어삼킨 것은 바로 질량이 목성 정도이거나 최대 목성의 10배 이하인 행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밝고 뜨거운 섬광과 이후 관측된 현상은 목성 크기의 행성이 죽어가며 팽창하는 별의 대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마지막 순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행성이 별 중심부로 떨어지면서 외부층이 폭발하고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키샬레이 데 박사는 "태양이 지구를 집어삼킬 때 외계문명이 1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우리를 관찰하고 있다면 태양이 갑자기 어떤 물질을 방출하면서 밝아졌다가 주변에 먼지가 형성되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구의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