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스페이스X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5개월간 임무를 수행한 우주 비행사들이 11일(현지시각)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나사에 따르면 이들이 탑승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인듀어런스호'는 이날 오후 9시쯤 플로리다주 서부 해안가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이스X는 작년 10월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을 통해 인듀어런스호를 발사했다. 이는 스페이스X가 나사와 함께하는 다섯번째 미션이다. 인듀어런스호에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고이치 와카타, 나사 소속 미국 최초의 여성 원주민 출신 우주인 니콜 아우나프 맨, 조시 캐서다,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나 키키나가 포함됐다. 특히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미국 우주선에 탑승한 것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키키나는 당시 "이 좋은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발사는 작년 7월 나사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체결한 '비행 좌석 교환' 협정에 따른 조처다. 상대국의 우주비행사를 태워주는 내용을 담은 협정으로, 러시아 소유즈나 미국 크루 드래건 캡슐 중 어느 한쪽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 협정의 일환으로 로스코스모스는 작년 9월22일 미국 우주비행사를 태운 소유즈 우주선을 발사한 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 협력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았다는 상징적인 의미다. 일본 우주인으론 ISS 체류 최장 기록· 일본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따르면 와카타는 이번 임무 동안 우주에서 총 157일을 머물렀다. NHK는 역대 일본인의 우주 체제 시간, 국제 우주 정거장 체제 시간 중 최장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와카타는 달 및 화성 표면을 탐사하는 '탐사차' 설계에 필요한 정보 수집을 위해 차량 윤활유 등을 사용해 액체가 무중력 상태에서 어떻게 되는지 등을 조사했다. 새로운 우주 정거장 '게이트웨이' 등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무중력 상태에서 여러 자재가 어떻게 연소되는지 등을 실험했다. 또 일본의 로봇 암 '키보'(희망)를 사용해 초소형 위성을 우주 공간에 방출하는 임무 등도 수행했다.
지난달 27일 유럽우주국(ESA)는 “달의 표준시를 정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성명을 냈다. ESA의 항법(navigation)시스템 엔지니어인 피에트로 조르다노는 “작년 11월 네덜란드의 유럽우주기술센터(ESTEC)에서 달에 구축할 문라이트(Moonlight)와 루나넷(LunaNet)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를 논의하다가, 달의 표준시를 정하는 것이 주요 선결 과제 중 하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문라이트는 ESA가 달 궤도에 구축하는 달 전용 항법ㆍ통신 위성 네트워크이고, 루나넷은 지구와 달의 원활한 통신을 위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네트워크 프로젝트로, 둘은 보완 관계에 있다. 사실 달 표준시의 제정 필요성은 지난 수십년 간 달 탐사가 시작된 이래 꾸준히 제기됐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달 탐사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말 아르테미스 1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뒤,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의 달 미션이 앞으로 수년간 줄을 이었다. 올해만 해도, 4월엔 일본의 첫 민간 무인 착륙선 하쿠토-R이, 6월엔 미국의 노바-C 착륙선이 달에 도착한다. 미국의 또다른 민간 착륙선 페러그린도 조만간 발사 예정이고, ‘달 조사 스마트 착륙선(SLIM)’이라 명명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도 3월말 발사된다. 이 밖에도, 인도의 찬드라얀-3 달 착륙선이 하반기에 달 착륙을 시도하고, 러시아가 작년에 세 차례 연기한 달 착륙 미션인 루나 25도 올해 계획이 잡혀 있다. 또 달 궤도엔 작년 말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도 합류했고, 내년 11월부터는 달과 심(深)우주 탐사의 국제 관문(關門)이 될 루나 게이트웨이도 건설을 시작한다. 이어 달 기지 건설을 위해서는, 게이트웨이를 중심으로 달을 오가는 수십 건의 미션이 진행된다. ESA는 “이들 미션은 달 표면과 달 주위에서 동시에 활동할 뿐만 아니라, 종종 교신하고 통신을 중계하고, 합동으로 작업ㆍ관찰을 할 수 있다”며 “이 모든 상호 작용이 부드럽게 진행되려면, 모두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달 표준시를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달의 시간을 정하는 게 그리 만만하지 않다. 많은 세부적인 사항들이 결정돼야 한다. 지금은 미션 수행 국가마다 제각각 현재 달에서 활동하는 탐사선ㆍ착륙선의 시간은 그 우주선을 통제하는 센터가 위치한 지구의 현지 시간에 맞춰져 있다. 즉,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한 달 로버는 그 로버가 달의 어느 위치에서 언제 활동하든지 상관 없이 플로리다 현지 시간(미 동부시간)이 적용된다. 우주 탐사국은 자국 시간 기준에 따라, 대형 심우주 안테나를 이용해 자국 우주선에 탑재된 시계의 시간을 동기화했다. 인간이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날은 종종 1969년 7월20일 오후10시56분으로 기록되지만, 이건 미국 동부시간(EST) 기준일 뿐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론 다음날 오전4시56분이었다. 만약 미국 플로리다에서 통제하는 로버가 오전8시에 중국 하이난성의 원창(文昌)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한 착륙선과 조우한다면, 중국 착륙선은 이를 오후 9시로 기록한다. 지금까지는 전세계 우주 탐사 건수가 소수이고 독립적으로 진행돼, 달 시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초(超)정밀 시간을 요하는 항법ㆍ통신 위성들의 배치, 지구와의 통신 네트워크 구축과 같이, 장기적인 달 체류 탐사에 필요한 인프라를 설계하면서 각국에 공통으로 적용돼야 할 ‘달 시간’이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지구에선 원자시계로 정하는 세계협정시(UTC)가 기준 전세계는 1884년 미국이 주도해서 지구의 남북극을 지나는 가상의 선을 정하고,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선을 경도 0°의 본초자오선(本初子午線)으로 합의했다. 이를 기준으로 경도 15°마다 한 시간씩 달라지는 그리니치평균시(GMT)가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1967년부터는 태양 대신에, 세슘과 같은 원자의 일정한 진동수를 기준으로 1초를 정하는 세계협정시(UTC)를 채택했다. UTC를 정하고, 전세계를 각각의 시간대로 나눴다. 우리나라는 GMT와 마찬가지로 UTC+9 시간대에 속한다. 이 UTC는 파리에 있는 국제도량형국(BIPM)이 관리한다. BIPM은 전세계 70여 개 연구소에 위치한 약 450개의 원자시계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한달에 한번 전세계 표준 시간을 발표한다. 이 UTC는 인터넷과 국제 금융결제, 항공 등 우리 일상의 표준이 되는 시간이다. 전세계 어디서든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GPS와 유럽의 갈릴레오와 위성항법시스템도 이 UTC가 있어서 가능하다. 이들 항법위성은 원자시계를 탑재하고 있다. 지구상의 GPS 수신기는 4개 이상의 항법위성들로부터 위성의 궤도상 위치와 전송 시간 정보를 받아 이를 초당 광속(光速)으로 곱한다. 이렇게 해서, 수신기와 각각의 위성 간 거리를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수신기의 정확한 위치를 도출한다. 그러나 우주엔 정해진 시간이 없다. 그래서 현재 고도 436㎞에서 지구를 하루에 16번(매90분 1회 공전)씩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UTC+0으로 맞춰져 있다. ISS에도 초정밀 원자시계가 장착돼 있고, 이는 지구 시간과 계속 동기화된다. 달에도 그냥 UTC를 적용하면? 달의 시간을 정할 때에, 국제사회가 결정해야 할 우선 사항은 달에 ‘고유한’ 시간을 부여할 것이냐, 아니면 ISS처럼 지구의 UTC와 동기화할 것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UTC를 그대로 달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UTC는 지구의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달의 하루는 지구일 기준으로 29.5일이다. 즉, 지구 기준으로 각각 14.75일에 해당하는 낮과 밤이 번갈아 되풀이된다. 또 지구와의 중력 관계 때문에, 달의 하루는 수초 간의 차이가 있다. 초정밀 원자시계에 기초한 UTC를 적용하기엔 달의 하루가 들쑥날쑥하다는 얘기다. 또 달에선 원자시계가 지구보다 ‘빨리’ 간다. 지구에서 원자의 움직임은 중력ㆍ기온ㆍ자기장 등의 영향을 받는데,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1밖에 안 된다. 따라서 달에서 원자시계는 매일(24시간 기준) 56마이크로초(1마이크로초=100만분의1초)씩 빨리 간다. 이 중력차에 의한 ‘오차’는 사실 지표면의 원자시계와 약 2만㎞ 고도에 있는 GPS 항법위성의 원자 시계 간에도 발생한다. 그러나 GPS와 같은 항법위성의 원자시계는 계속 지표면과 비교해 보정(補正)하며, 환경적 요인에 의한 오차를 줄이는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앞으로 달 궤도 활동 증가해, 고유 시간 제정이 유용 NASA가 2025년말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면, 이후엔 달 궤도 상의 루나 게이트웨이와 달 표면 간 통신과 협업 등의 상호 작용이 지구ㆍ달 사이보다 증가할 것이다. 유럽과 캐나다, 일본이 공동 제작하는 대형 달 우주화물선인 아르고넛(Argonaut)도 달에 착륙한다. 중국도 2030년까지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달 시간도 달에서 활동하는 우주인들에게 실용적이게 제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더(UCL)의 천문학자인 프랜시스코 디에이고는 유로뉴스에 “지구의 24시간이 태양의 위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듯이, 달도 태양이 뜨고 지는 낮 기간인 14일의 시간을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달의 정가운데인 위도 0°를 기준으로, 태양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려해 달에도 시간대(time zone)를 설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원자시계의 정밀성이 달의 미약한 중력으로 더 빨리 가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ESA 측은 중력 차이 탓에, 달 궤도에 설치한 원자시계와 달 표면에 설치한 것 간에도 미세한 시간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달의 정확한 시간 정하기는 앞으로 NASA가 달에서의 정확한 위치 파악 및 지구와의 원활한 통신을 위해 구축하려고 하는 위성 네트워크인 루나네트(LunaNet)나, 달 궤도에 4개 이상의 항법위성을 띄워 이를 유럽의 26개 갈릴레오 위성과 연결하려는 ESA의 문라이트 이니셔티브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콜로라도대의 탐험ㆍ우주과학센터장인 잭 번스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달에서 시간을 맞춘다는 것은 달의 국제적인 개발 협력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달의 시간 제정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다음엔 화성 등 다른 행성들의 시간도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성만큼 밝은 혜성이 내년 가을 8만년 만에 다시 지구를 찾는다. 13일(현지시간)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 등 보도에 따르면 'C/2023 A3'로 명명된 혜성이 현재 시속 28만9천947㎞로 지구에 접근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변이 없다면 내년 10월에 이 혜성을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2023 A3의 밝기는 -0.7∼-5등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밝기 등급은 숫자가 작을수록 더 밝다. 천문학자들은 이 혜성이 달을 제외하고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행성인 금성(등급 -4)보다 더 밝게 빛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혜성은 지난달 초 약 5만년 만에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을 통과한 'C/2022 E3'(ZTE) 혜성보다 훨씬 더 밝을 것이다. ZTF 혜성의 밝기 등급은 4.6이다. 우크라이나 천문학 잡지 '더 유니버스·우주·기술'은 C/2023 A3가 ZTF보다 약 100배, 2020년 7월 지구에 접근한 혜성 'C/2020 F3'(NEOWISE·니오와이즈 혜성)보다 6배 밝을 것으로 추정했다. C/2023 A3는 지난달 2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후원하는 하와이대학 천문연구소의 '소행성 충돌 최종 경보시스템'(ATLAS)에 의해 포착됐다. 천문학자들은 이 혜성이 지구로부터 지구-태양 거리(1AU=1억5천만㎞)의 0.5 배인 7천500만㎞(0.5AU) 떨어져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어, 지구와 충돌하는 등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베가C'를 대체 발사체로 구해 연내 발사할 계획이던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위성) 6호의 발사 일정이 또다시 내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과학계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12월 발사 도중 폭발한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의 중형 발사체 '베가C' 조사 결과 엔진 부품이 온도를 견디지 못하는 결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SA는 부품을 교환하고 엔진을 다시 시험하기로 하면서 베가C의 차기 발사 일정을 최소 올해 연말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베가C로 발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위성들의 발사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아리안스페이스는 베가C를 지난해 출시하며 매년 4회가량 베가C를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올해는 계획대로 베가C를 운용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상황은 베가C로 우주에 오를 예정이던 아리랑 6호와 아리랑 7호의 발사 일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생긴 제제로 러시아 발사체 이용이 불가능해지자 대체 발사체로 국제입찰을 통해 베가C를 선정했다. 지난달에는 4분기 중에 베가C로 아리랑 6호를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ESA의 이번 발표로 계획한 시점에 발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의 위성 발사 일정이 줄줄이 밀려 있는 만큼 아리랑 6호에 유리하게 일정을 조정해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은 아리안스페이스가 대형 발사체 '아리안-5'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러시아 발사체를 이용하지 못하면서 발사해야 할 위성이 쌓이는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인 '아리안-6'은 일러야 연말에나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아직 아리안스페이스로부터 일정 연기 등에 대해 전달받은 바는 없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ESA가 엄밀한 검증을 내세웠는데 최종 결과에 따라 아리안스페이스에서 쏘려고 하는 모든 위성의 일정이 다 조정될 수 있다"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재해 관측용 인공위성인 아리랑 6호는 애초 2019년 8월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합성영상레이더(SAR)의 개발·납품 지연 등으로 그동안 일정이 미뤄져 왔다. 이후 러시아에서 지난해 2분기 중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전쟁으로 또다시 일정이 미뤄졌는데, 이번에 일정이 또다시 연기된다면 발사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5년 가까이 밀리게 된다. 이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아리랑 위성들의 교체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며 적기 교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위성분야 산업이 활발해지지만 사실상 유럽과 미국 스페이스X 외에는 발사체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전 세계 곳곳에서 발사체를 구하지 못해 우주 임무가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베가C가 발사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사체로 선정한 것도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가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자체 발사체를 보유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에 계속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에서 선명한 햇빛을 포착했다. 나사에 따르면, 큐리오시티는 화성 탐사를 시작한 지 3730솔(SOL·24시간 37분 23초)이 지난 3월2일 화성의 지평선 너머로 내려오면서 구름 더미를 촬영했다. 당시 큐리오시티는 구름 조사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구름 사이로 비친 태양 빛이 포착됐다. 구름의 그림자 등에 의해 햇빛이 산란되는 '부채살빛(Crepuscular ray)' 형태였다. 대부분 화성 구름은 지상 60km 이내에 위치하는데, 물과 얼음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이번에 관측된 구름은 더 높은 고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 관계자는 "화성에서 이렇게 선명하게 관측된 태양 빛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큐리오시티가 관측한 화성 구름의 모습은 지구에서 보는 구름과 다른 모습이다. 이는 화성과 지구의 대기 구성성분 차이 때문이다. 질소와 산소가 주를 이루고 있는 지구 대기와 달리 화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큐리오시티는 앞서 지난 1월 무지갯빛을 띤 깃털 모양 구름도 포착했다. 나사는 "특정 유형의 구름은 태양 빛을 받으면 무지개처럼 보인다"며 "이를 통해 구름의 진화 방식을 연구할 수 있다"고 했다. 큐리오시티는 모든 사진을 파노라마로 촬영했는데, 지구로 전송된 28장 사진을 이어붙여 이번 결과물을 완성했다. 화성은 지구에서 평균 거리 2억2500만km 떨어져 있다. 큐리오시티는 지난 2012년 8월5일 화성에 도착한 후 올해로 11년째 탐사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큐리오시티는 최근 고대 화성에 존재했던 것으로 예상되는 호수가 남긴 물결들을 촬영하는데도 성공했다. 수십억년 전 화성에는 얕은 호수가 존재했으며, 이 호수 표면의 파도가 호수 바닥의 침전물들을 휘저으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위 표면에 잔물결들을 새겨 넣었다는 분석이다. 나사의 큐리오시티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과학자 아쉬윈 바사바다 교수는 "이 잔물결은 우리가 전체 임무에서 찾아낸 물과 파도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라며 "그간 우리는 수천 피트(수 ㎞)에 달하는 호수 퇴적물들을 거쳐왔지만 이같은 증거를 본 적이 없었다. 이 증거는 우리가 건조할 것으로 예상했던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에 나온 영화 패신저스(Passengers)는 인류가 거주할 제2의 행성을 가는 120년 간의 동면(冬眠ㆍhibernation) 우주여행에서 계획과 달리 탑승객 3명이 먼저 깨어나면서 우주선에서 벌어진 사건을 그린 공상과학 러브스토리다. 이 우주선에 탄 5000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긴 우주여행에서 4개월만 빼고는, 동면 포드(pod)에서 무기력 상태인 토퍼(torpor)에 빠진다. 인간이 겨울잠을 자듯이 장기간의 우주여행을 하는 것은 오랜 꿈이었다. 그런데 2030년대 후반~2040년대 초반 실제로 인류가 화성에 첫발을 디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간의 동면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화성은 앞으로 핵분열 로켓이 등장해도, 가는 데만 석 달 이상이 걸린다. 지난달 1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1년 중 7~8개월을 동면하는 북극땅다람쥐를 연구하는 알래스카대 연구진에게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우주국(ESA)도 작년에 “인간의 동면은 공상과학 수준의 상상을 뛰어넘어, 우주여행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또 원래 겨울잠을 자지 않는 생쥐의 경우에도, 인위적으로 동면과 같은 상태를 유도했다가 다시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왕복에 2년이 걸리는 화성 여행을 동면 상태로 다녀올 수 있다면, 우주인들의 식음료와 일상용품 부피, 거주공간 크기는 크게 줄고 우주선도 작아질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과연 이렇게 장기간 ‘최대 절전 모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 NASA, 동면 중에도 근육ㆍ뼈 손실 없는 북극땅다람쥐에 주목 NASA는 20년 이상 동면 동물을 연구해온 알레스카대(페어뱅크스 소재) 켈리 드류 생화학과 교수의 북극땅다람쥐 동면 연구를 지원하면서 “우주인에게 동면을 의학적으로 유도할 수 있으면, 장기간 미션 중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몸무게가 700g 정도인 북극땅다람쥐의 비(非)동면 시 체온은 37°C이지만, 동면 중에는 혈액이 얼기 직전인 -2.9°C까지 떨어진다. 이 다람쥐는 이렇게 해서 신진대사를 억제하고,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다. NASA가 이 설치류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렇게 신진대사를 극단적으로 느리게 해도, 근육과 뼈가 손실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수 주~수 개월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으면, 근 손실과 골밀도 저하가 뚜렷이 증가한다. 유사(類似) 동면 상황에서 살아난 인간들 매우 드물지만, 인간도 동면과 비슷하게 급격히 체온이 저하됐다가 살아난 경우가 더러 있었다. 2015년 1월 미국 미시간 주의 한 호수에서 14세 소년이 살얼음 밑 물속에 15분간 빠져 익사했다. 심폐소생술로도 살리지 못했지만, 부모가 작별 기도를 하는 동안에 살아났다. 이 소년은 뇌와 신경세포에 어떠한 손상도 입지 않았다. 또 1995년 독일 하노버에서도 4세 아이가 라인강에 빠져 급류에 떠내려갔다. 두 시간을 넘겨 발견된 아이의 심장은 멎었고, 체온은 20°C에 불과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아이의 흉부를 따듯하게 한 결과, 다시 심실이 뛰어 살아났다. 의료진은 아주 차가운 물이 급속히 체온을 떨어뜨려, 신진대사의 토퍼(torpor)를 초래한 것으로 추정했다. 토퍼는 동물이 동면 중에 체온과 신진대사를 극도로 낮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일종의 휴면(休眠)·무기력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2005년 일본 고베에서도 35세의 공무원이 인근 롯코(六甲)산에서 조난당했다. 그는 10도의 가을 기온에 기절했고, 24일 발견됐을 때 체온은 22.3°C였다. 여러 장기(臟器)가 손상됐지만 50일만에 퇴원한 그는 그 다음날 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일본 의료진도 “그가 마멋(groundhog)과 같이, 동면과 비슷한 상태에 빠진 것”으로 봤다. 동면하지 않는 동물에도 인위적으로 토퍼 유도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GSI 헬름홀츠 센터가 국제 연구진은 작년 11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동면을 하지 않는 쥐에 대해서도, 동면하는 동물이 겪는 토퍼 상태를 인위적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인위적 동면을 유도하자, 실험 대상 쥐의 신진대사와 산소 섭취량이 감소했고, 심박수가 느려졌다. 또 분자 수준에선, 유전자 활동과 단백질 생합성도 느려졌다. 이 연구가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인위적으로 토퍼를 유도한 쥐의 방사선 저항력이 높아졌다는 점이었다. 세포 조직의 낮은 산소 농도와 낮은 신진대사율은 방사선으로 인한 세포 손상을 막았다. GSI의 마르코 두란데 생물물리학과장은 “인위적인 토퍼 상태가 장기간 우주 미션에 나서는 생명체의 방사선 보호 수준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우주인은 우주 비행 중에, 지구에서의 안전한 자연방사선 배경 준위의 200배 이상 되는 은하우주방사선에 오랫동안 노출된다. 그런데 이런 인위적 동면이 인간에게도 가능하다면, 방사선으로 인한 인체의 조직 손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일본 쓰쿠바대는 2020년 체내의 복잡한 온도 회로와 관련된 뇌세포를 찾아내, 자연 상태에선 겨울잠을 자지 않는 생쥐들에게 실험했다. 연구진은 약물을 주입해 마치 스위치를 켜는 것처럼 Q 뉴런이라고 이름 붙인 이 뇌세포를 통제했다. 그러자, 생쥐는 체온이 36도에서 22도로 떨어지고 심박수와 호흡이 느려졌다. 일부 생쥐는 이틀 이상 이런 동면 상태에 있었지만,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 연구진이 Q 뉴런 스위치를 끄자, 생쥐들은 뇌ㆍ심장ㆍ간ㆍ신장에 이상이 없이 정상으로 돌아갔다. ESA “여성이 남성보다 동면에 유리할 수도” 작년 1월 유럽우주국(ESA)에서 우주인의 동면과 관련한 보고서를 낸 제니퍼 은고-안은 “화성 왕복 우주선의 우주인 보급품이 1인당 1일 30㎏에 달할 것이라고 하는데, 우주인의 신진대사율을 정상의 25%로 낮출 수 있다면 장기간 좁은 공간에 갇힌 우주여행에서 비롯되는 지루함과 외로움, 공격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독일 루드비히 막시밀리안스대 의대 교수인 알렉산더 초우커는 “겨울잠을 자는 곰은 동면 전에 추가로 지방을 보충하고 6개월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동면에서 깨고 20일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고 근손실도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낮은 수준의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포유류의 긴 동면을 돕고, 여성호르몬 에스토겐은 에너지의 신진대사를 조정해, 여성이 동면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SA의 과학자들은 최적의 동면 환경으로, 영상 10도 이하의 낮은 기온과 높은 습도, 낮은 조명이 유지되는 소프트쉘(softshell)로 만든 아늑한 포드(pod)을 권고했다. 각 포드 주변은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물로 채워지고, 포드의 크기는 몸을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정도다. 휴면에 들어간 우주인들의 몸에 부착된 센서가 자세와 체온, 심박수 등을 체크하는 동안, 우주선은 기본적으로 인공지능 컴퓨터가 조종한다. 그러나 인간은 곰이 아니다. 인간이 6개월간 그렇게 잠을 자면, 뼈와 근육의 손실이 엄청나고 심장마비 위험성도 커진다. ”장기간 여행하는 우주인들, 2주씩 교대 동면” NASA의 지원을 받아 2016년에 1차 연구 결과를 냈던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란타의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웍스(Spaceworks)는 시간당 1도씩 인체의 심부(深部) 체온을 32도까지 낮추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회사는 병원에서 심장 기능이 일시 정지된 환자의 체온을 인위적으로 내려, 신진대사와 산소 소비량을 감소시켜서 뇌세포 파괴를 막는 저체온 치료법에 착안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이 저체온 요법은 환자에게 기껏해야 수 일 적용할 수 있고, 중국에서 부작용 없이 14일까지 이 요법을 썼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스페이스웍스는 영화 패신저스처럼 120년 동안 계속 자는 것이 아니라, 우주인들이 2주씩 교대로 토퍼 상태에 들어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토퍼 상태의 우주인은 영양소로 채워진 액체에 담기며, 신진대사가 평소의 50~70%까지 내려간다. 다른 우주인들이 토퍼 상태에 있는 동안, 3~4일의 활성 기간을 거쳐 깨어난 우주인들이 우주선을 관리한다. 이렇게 되면, 장기 항해에 나서는 우주선 크기를 52~68%까지 줄일 수 있고. 기술과 공간을 우주선 속도와 방사선 차단에 더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이스웍스의 CEO인 존 브래드포드 박사는 “화성이 아니라, 가는 데 고작 3일 걸리는 달에도 1000명을 한 번에 보내려면 인프라 시설이 매우 복잡해진다”며 “지구에서 토퍼 상태에 들게 한 탑승객들을 달에 착륙하고 며칠 뒤에 깨우는 것이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한 우주인을 어떻게 동면 상태로 유도하느냐, 장기 우주여행에서 뼈와 근육의 손실을 어떻게 막느냐는 근본적인 문제는 남는다. 우리 몸은 무중력 환경에 맞춰 설계된 것이 아니어서, 뼈와 근육은 장기간 체중을 지탱할 필요가 없어지면 급속히 약해진다. 2009년 NASA 연구에선 6개월간 우주에 머무르면, 14% 이상의 뼈 손실이 발생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를 방지하려면 계속 운동해야 하는데, 토퍼 상태의 우주인에게는 불가능하다. 이 회사는 해결책으로 토퍼 상태의 인체에 작은 전기 자극을 보내 근육의 수축을 지속적으로 유발하고, 약물을 투여해 골밀도 저하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장기간 무중력 상태에 노출되면, 혈액과 체액이 상체로 쏠리면서 두개(頭蓋)내 혈압이 커지고 시력 장애 현상을 겪게 된다. 이걸 해결하려면 우주선에 인공 중력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실현된 것은 없다. ”덩치가 큰 포유류는 동면 때, 에너지 더 쓴다” 한편, 작년 4월 영국 왕립학회보에는 인간의 장기간 동면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논문이 게재됐다. 남칠레대학교 환경ㆍ진화연구소의 로베르토 네스폴로는 “아주 작은 포유동물과 큰 포유동물의 동면 시 에너지 절약 정도가 다르다”고 보고했다. 즉, 몸무게 45g에 손바닥만 한 크기인 칠레주머니쥐과의 모니또 델 몬토는 동면하면서 정상 활동 시 소비하는 에너지의 76%를 절약했다. 동면하는 갈색박쥐와 피그미쥐의 에너지 절약률은 98%에 달했다. 그러나 180㎏짜리 회색곰은 동면 시 에너지 절약률이 -124%였다. 활발히 움직일 때보다 동면할 때 에너지를 더 썼다는 얘기다. 75㎏짜리 작은 곰은 동면 때와 활동 때의 에너지 소비가 비슷했다. 네스폴로는 “작은 동물들은 활발히 움직일 때 체온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동물에 관계없이, 몸무게 g당 동면 시 사용하는 에너지는 같았다. 이는 박쥐보다 2만배 무거운 회색곰은 동면 시 에너지도 박쥐보다 2만 배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몸무게가 45㎏이 넘는 동물 중에서 동면하는 것은 곰이 유일했다. 네스폴로의 추론은 곰처럼 큰 덩치인 인간은 유도(誘導) 토퍼에 빠져도, 에너지 절약률은 미미하다는 것이었다. 또 인간의 동면을 둘러싼 연구에는 필연적으로 윤리적 문제가 따른다. 그는 “누가 동면을 위한 약물 테스트, 유전자 변형, 동면 유도 처치술에 자원하겠느냐”고 물었다.
국내 최초 민간 시험발사체인 '한빛-TLV' 발사 가 최종 절차인 카운트다운 과정에서 10초를 남기고 문제가 발생해 무산됐다.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8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CLA)에서 예정됐던 엔진 시험용 발사체 한빛-TLV 발사가 카운트다운 중에 중단됐다고 밝혔다. 한빛-TLV는 전날부터 진행된 점검을 마치고 자체 발사대에 기립해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시험발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상 상황과 기능점검 등을 마친 뒤 오후 4시 30분 발사를 목표로 발사 카운트다운까지 들어갔지만 결국 중단된 것이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륙 10초 전 카운트다운 중에 발사 시퀀스가 자동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노스페이스는 현재 원인을 파악 중으로, 자세한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조치해 재시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빛-TLV는 발사가 중단되면서 충전한 산화제를 다시 배출했고, 이후 지면과 평형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기립을 풀고 눕히는 과정을 거쳤다. 다시 발사하려면 점검 과정을 처음부터 거쳐야 하는데, 첫 발사 시도에서 점검에 이틀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이틀은 발사 시도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발사대에서 간단한 수리로 해결되는 문제면 발사일 결정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지만, 다시 조립동으로 발사체를 보내 내부 점검을 해야 하는 문제라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당초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같은 발사장에서 한빛-TLV를 발사하려 했지만, 기상 악화와 동기화 오류 등 기술적 문제가 거듭 발생하며 세 차례나 일정이 연기된 끝에 당시 할당받은 예비 기간을 넘겨 도전을 뒤로 미뤘다. 이달 재개된 도전에서는 처음으로 카운트다운 돌입까지는 성공했지만, 문턱을 넘지 못하며 다음 시도를 기약하게 됐다. 이번 한빛-TLV의 발사 예비 기간은 오는 21일까지다.
미국의 민간 인공위성 업체인 플래닛랩스는 지난달 6일 튀르키예에 대지진이 강타하자 발 빠르게 위성을 움직였다. 속수무책으로 건물이 무너져 폐허가 되고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플래닛랩스는 지진 사흘째인 9일부터 고해상도 위성 자료와 인공지능(AI) 분석을 동원해 자체적으로 피해 파악에 나섰다. 이후 같은 달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플래닛랩스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비극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하늘에서 내려다본 피해 상황을 위성 사진으로 발표했다. 당시 4개 도시에서 파악된 데 따르면 건물 3천849채 파괴, 무너진 건물에 머무는 주민은 16만명 이상이며, 가장 피해가 심각한 도시가 어디인지도 제시됐다. 미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는 플래닛랩스 같은 민간 인공위성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지구촌을 속속들이 내려다보는 '눈동자'가 됐다고 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실제로 플래닛랩스는 위성으로 지진 피해를 파악하면서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분석했던 모델을 토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이에 따라 빠르게 모델을 확장, 복제할 수 있었다"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수주, 수개월이 걸렸을 일을 지진 이후 단 며칠 만에 완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인공위성의 활약으로 지구 관찰에 '황금시대'가 열렸다는 게 악시오스의 평가다. 삼림 파괴 감시, 온실가스 배출 추적 같은 환경 문제부터 전쟁과 관련한 가짜뉴스 검증까지 땅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인공위성이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료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에 인공위성 존재감이 두드러지게 커진 것은 빅데이터 분석 도구가 정밀해지고 빨라진 것이 결정적 뒷받침이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AI 및 딥러닝 기반 분석 업체인 '임팩트 옵서버토리'의 스티브 브럼비 최고경영자(CEO)는 "근래 몇년 사이에 최대 지각변동은 AI 체계가 이제 우리에게 '살아있는' 지도를 만들어줄만큼 성장했다는 것"이라고 악시오스 말했다. 실제로 에스리(Esri)라는 인공위성 업체는 단순히 지리적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이를 토대로 가령 나무를 어디에 심을지, 도시 내 인터넷망을 어디에 깔지 등에 대한 답안도 제시한다고 한다. 또한 최근 15년에 걸쳐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가성비'가 좋아졌다는 점도 이같은 황금시대를 앞당긴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윌 마셜 플래닛랩스 CEO는 "인공위성의 비용 대비 성능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인공위성 자료를 적극적으로 필요로 하는 고객층을 어떻게 찾아낼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마셜 CEO는 "이러한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점은 적용이나 훈련과 관련한 것"이라며 "우리가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느냐 아니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궤도까지 유인비행을 다녀오는 '아르테미스(Artemis) 2'를 내년 11월 말에 발사키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짐 프리 NASA 부국장은 7일 "아르테미스 2 유인비행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면서 아르테미스2가 내년 11월 말 발사를 위한 궤도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반세기만의 달 복귀와 상주를 추진 중인 NASA는 지난해 말 25일에 걸쳐 달 궤도까지 무인비행을 다녀오는 아르테미스1을 통해 주력 로켓으로 개발된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오리온' 우주선의 성능을 시험했다. NASA는 이를 통해 총 161가지 시험비행 목표를 달성했으며, 아르테미스2를 비롯한 미래 미션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아르테미스 2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3년여만에 미국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게 될 아르테미스 3에 앞서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달 궤도를 돌고 오는 유인비행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프리 부국장은 "아르테미스1을 통해 확인된 것을 토대로 할 때 현재로선 지체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NASA는 올해 말 아르테미스2 미션에 투입될 우주비행사를 선발할 예정인데, 캐나다 우주비행사 한 명이 포함될 것이라는 점만 알려져 있다. 아르테미스3은 아르테미스2 미션이 성공한 뒤 약 12개월 뒤에 진행될 예정인데, 스페이스X가 개발을 맡은 달 착륙선과 우주비행사들이 입을 우주복 등 달 착륙에 필요한 몇몇 장비들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다. NASA는 아르테미스3을 통해 인류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켜 달 착륙 우주비행사 구성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달을 밟은 우주비행사 12명은 모두 백인 남성으로만 구성돼있다.
일본이 우주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개발한 새 주력 대형 로켓인 H3의 첫 발사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7일 오전 10시 37분께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H3 로켓 1호기를 발사했으나, 상승 도중 2단 엔진의 점화가 확인되지 않아 임무 달성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JAXA는 H3의 정상적인 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발사 15분 후인 오전 10시 52분께 기체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보냈다. 기체는 필리핀 동쪽 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H3 1호기는 발사 시점에서 5분 15초가 지나면 2단 엔진이 연소를 시작하고, 16분 42초 후에는 고도 675㎞에서 기체에 탑재된 지구 관측위성 '다이치 3호'를 궤도에 올려놓을 예정이었다. 다이치 3호는 일본 정부가 재해 발생 시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 사용하려던 위성이다.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상은 "H3 로켓 발사에 실패해 유감"이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마카와 히로시 JAXA 이사장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뜻을 전한 뒤 "발사 실패의 원인을 규명해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요네모토 고이치 도쿄이과대 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엔진 본체나 착화를 위한 전기 계통의 문제가 실패의 원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체가 사라졌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돼 있다"며 "원인 규명에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JAXA는 지난달 17일에도 H3 1호기를 발사하려 했으나,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연기한 바 있다. 당시 본체 옆에 붙어 있는 보조 발사체인 고체 로켓 부스터(SRB)에 착화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발사 직전에 작업이 중단됐다. H3 1호기는 본래 2020년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새롭게 개발한 'LE-9' 엔진에 문제가 있어 일정이 두 차례 미뤄졌다. 다만 이번 발사에서는 신형 엔진이 정상적으로 연소했다고 JAXA 측은 설명했다. H3는 일본의 기존 주력 대형 로켓인 H2A를 대체해 약 20년간 활약할 기종으로,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2014년부터 약 2천60억 엔(약 2조 원)을 투자해 개발했다. 일본은 H3를 국제우주정거장(ISS), 유인 달 탐사 관련 프로그램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은 대형 로켓 H2를 1994년에 최초로 발사했고, H2를 계승한 H2A를 2001년 선보였다. H2A는 발사 성공률이 97.8%이며, 2024년도(2024.4∼2025.3)에 50호기 발사를 끝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번 발사를 통해 대형 로켓의 세대교체를 추진하려 했으나, H3가 처음부터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위성 발사 수주 사업은 물론 우주개발 전략 이행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하라 가쓰히코 문부과학성 심의관은 기자회견에서 H3 발사 실패가 일본의 우주 계획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떤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JAXA는 지난해 10월에도 소형 고체 연료 로켓인 '입실론 6호기' 발사에 실패했다. 일본이 주력 로켓의 발사에 실패한 것은 2003년 11월 H2A 로켓 6호기 이후 19년 만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입실론 6호기는 지금도 실패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대형과 소형 로켓이 모두 실패했기에 향후 로켓 발사 계획의 전망이 서지 않는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