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UFO가 나타났다? 지난 2월 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인들이 발칵 뒤집히는 일이 벌어졌다. UFO(unidenified flying object·미확인 비행물체)를 의심케 하는 물체가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며 미국 상공을 제집처럼 휘젓고 다닌 것이다. 미 당국은 이 비행물체가 중국이 띄운 대형 정찰풍선(Spy balloon)이라고 공개했다. 이 풍선은 알래스카 근처 알류샨 열도를 지나 캐나다를 거친 뒤 미 몬태나주 상공에서 처음 포착됐는데, 이 지역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Ⅲ를 운용하는 공군부대가 멀지 않은 곳이다. 미국의 발표에 중국은 “상황 파악중”이라고 밝힌 지 6시간 만에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 경로를 이탈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버스 3대 크기의 풍선을 정찰용으로 규정해 주권과 국제법 위반임을 내세워 강경하게 대응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예정됐던 방중 일정을 전격 취소했고, 국방부는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인근 해역 18~20㎞ 상공에서 정찰 풍선을 격추시켰다. 본토 상공에 있을 때부터 풍선을 관측했지만,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기다렸다가 대서양으로 빠져나가자 최신예 F-22 스텔스기로 미사일을 쏴 추락시킨 것이다. 美·中 패권다툼, 풍선으로 폭발 미국은 이 정찰풍선을 비난하며 세계를 상대로 반중(反中)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적어도 5개 대륙의 상당수 국가에서도 탐지됐다고 8일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은 40개국 이상에 정찰풍선을 띄웠고, 중국군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라틴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들은 ‘정찰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크기와 역량은 다양하다”고 했다. 중국은 여전히 해당 풍선들이 ‘기상관측용’이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위협을 확대·과장하는 것은 중·미 상호 신뢰와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도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의 배경과 관련 “중국인민해방군이 앞서가는 라이벌인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군사 현대화에 매진하는 한편 기습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무기와 전략을 개발해 왔다며, 정찰 풍선도 그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풍선이라고 얕보지 마라 ‘가성비 갑’ 풍선은 첩보위성 등 더 발전된 기술에 정찰병 지위를 내줬지만, 위성보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정보수집이 가능해 여전히 특정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식 정찰풍선은 위성보다는 낮고, 여객기·전투기·정찰기보다는 높은 고도에서 가동할 수 있다. 여객기가 보통 12km 상공을 비행하는 데 비해, 정찰풍선은 약 18km 높이를 떠다닌다. 지구 저궤도를 도는 인공위성보다 '목표물'이 있는 지상과 훨씬 가까워 정보를 취득하기가 훨씬 쉽고, 조용히 한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풍선엔 항로 변경 프로펠러가 달려있어 원격 조종이 가능하고, 부력 조종용 기낭이 부착돼 있어 고도를 조절한다. 그렇게 오르내리면서 필요한 방향으로 부는 바람을 탄다. 카메라·레이더는 풍선에 장착된 태양열 집열판에 의해 가동되고, 적외선 카메라는 강력한 줌 기능 외에도 밤에 열을 이용해 사물을 포착·촬영할 수 있다. 또한 위성이 탐지하지 못하는 저출력 무선 주파수를 감지해, 미국 무기체계의 소통방식을 파악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정찰 풍선은 ‘배터리가 필요 없는 드론’이라고 할 수 있다. 로켓으로 쏘아올리는 위성에 비하면 말도 안되게 적은 비용으로 쉽게 띄우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가성비 갑’이다. 파티용 풍선만 있는게 아니다, 군사용 풍선의 역사 풍선의 원리는 주변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넣어 공중에 띄우는 것이다. 1783년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개발한 최초의 열기구는 뜨거운 공기를 썼다. 풍선이 인류 역사에서 처음 정찰기구로 쓰인 건 1794년 프랑스가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등 동맹군과 맞선 플뢰뤼스 전투에서였다. 개전 초 밀렸던 프랑스군은 적의 움직임을 파악한 정찰풍선 덕으로 승기를 잡았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엔 북부 연합군 병사들이 열기구를 타고 남부 동맹 활동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1852년 프랑스의 앙리 지파르는 풍선에 수소를 넣고 증기 엔진을 달아 비행선을 만들었다. 비행선은 곧 군사용으로 활용됐다. 1차 대전 초반엔 독일 비행선이 런던에 폭탄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느려터진 비행선은 하늘에 떠있는 손쉬운 표적에 불과해, 곧 전장에서 퇴출당했다. 풍선을 정찰이 아닌 폭탄에 사용한 나라는 일본으로, 태평양 전쟁 당시 미 본토 공격에 이용했다. 폭탄을 매단 풍선에 수소를 채워 9㎞ 상공에 띄우면 제트기류를 타고 북미 대륙까지 날아간다는 원리였다. 거대한 산불을 일으켜 미국을 패닉에 빠뜨릴 목적으로, 일본은 1944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9000개 이상의 풍선을 날려보냈다. 하지만 미 본토에 도달한 풍선은 전체의 3%인 300개 정도였다. 게다가 오리건주 산에 추락한 풍선 폭탄을 민간인 6명이 건드렸다가 숨진 것을 제외하곤 별 파괴 효과도 없었다. 2차대전 이후 부각된 미·소 냉전은 풍선을 다시금 역사의 전면으로 불러냈다. 미국은 풍선을 이용한 소련 핵 감시 작전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역대 가장 유명한 UFO 음모론의 대명사인 ‘로쓰웰 사건’의 배경도 여기에서 나왔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47년 7월, 미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체가 추락했다. 미 당국의 모호한 해명과 일부 주민의 외계인 사체 발견 주장으로, 이후 로스웰은 ‘외계인 이슈’의 대명사가 됐다. 1994년 미 공군은 보고서를 내고 로스웰 추락 물체는 외계인이 타고 온 비행접시가 아닌 정찰풍선이라고 밝혔다. 당시 소련의 원자폭탄 제조를 감시하기 위해 관측 장비를 풍선에 띄워 보내는 비밀작전 ‘모굴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었는데 사고로 기기 잔해가 로스웰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이 발표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정찰풍선이 불러낸 소동은 유래가 깊은 셈이다. 풍선이 때론 역사를 바꾼다 냉전 시기였던 1951년 4월, 뮌헨에 있던 미국의 자유유럽방송이 동유럽을 향해 라디오 방송을 보냈다. 공산화된 동유럽 지역에서 이 방송을 못 듣게 하려고 소련에서 전파를 방해하자, 미국은 서독 국경지역에서 공산당 압제를 풍자·비판하는 전단을 실은 풍선 35만개를 동쪽으로 날려 보냈다. 이렇게 1950년대에 전단 수억 장이 체코·헝가리·폴란드 등에 뿌려졌다. 이에 공산 정권은 항공기와 대공포를 활용해 풍선을 격추하거나 전단을 회수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공산권 주민들은 이 전단을 보고 심리적 동요가 일었고, 훗날 ‘풍선이 철의 장막을 뚫었다’는 말이 나왔다. 철의 장막이란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 진영에 속하는 국가들의 폐쇄성을 빗댄 표현이다. 한국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도 이를 모델로 한 것이다. 북한이 2014년 대북전단이 담긴 풍선에 조준사격을 하는 등 격하게 반응하는 것도 체제 붕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아날로그인 풍선이 때로는 그 어떤 디지털 장비보다 힘을 발휘한다. 풍선, 한국은 무풍지대? 중국 풍선이 일본·인도·대만·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집중 비행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라 나오자, 한국 영공도 침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 군은 방공레이더를 다시 분석한 결과 “한반도에 중 풍선이 통과한 적 없었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탐지 과정에서 놓쳤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 드론이 아무도 모르게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닌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이 정찰풍선처럼 ‘가성비 갑’인 군사용 기구를 활용하지 않았을까? 적에게 정찰을 허용한 나라는 승리할 수 없다.
태양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태양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예를 들면,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층인 코로나가 태양 내부보다 더 뜨거운 사실 같은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나사가 공개한 태양의 X-레이 사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붉은 빛의 태양이 아니었다. 10일 미 우주항공국 나사(NASA)는 홈페이지에 X선 우주 망원경인 '누스타'(NuSTAR·Nuclear Spectroscopic Telescope Array)로 촬영한 태양의 모습을 공개했다. 나사에 따르면 이번 사진은 누스타와 나사의 솔라다이내믹천문대(SDO·Solar Dynamics Observatory)·일본 항공 탐사국의 X선 망원경인 XRT가 촬영한 사진을 모아 하나로 만들었다. 사진을 보면 태양은 우리가 알고 있는 붉은 빛만 내뿜지 않았다. 노란색, 초록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로 빛나고 있었다. 불꽃보다 더 뜨겁다 보니, 붉은색을 넘어 여러 색깔이 탐지된 것으로 보인다. 과학계는 사진 속 빛의 폭발을 나노플레어(Nanoflares)라고 추정하고 있다. 나노플레어는 태양 대기에서 발생하는 작은 폭발을 의미한다. 초당 수백번의 미세한 폭발로 코로나 속의 플라스마를 가열시켜 태양 표면보다 훨씬 높은 온도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이날 미국 우주 기상 물리학자 타미타 스코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태양에서 발견된 ‘극 소용돌이’ 영상을 공개했다. 나사 SDO 영상을 짧게 편집한 것인데, 영상에는 자전하는 태양의 표면에서 필라멘트가 떨어져 나와 태양의 극 주변을 도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구의 북극이나 남극 소용돌이 기류처럼, 태양에도 ‘극 소용돌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발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태국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태국 지질정보 및 우주기술개발청(GISTDA)간 '태국 우주 발사장 구축 타당성 조사 이행 약정(I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약정에는 한국의 발사장 구축 경험을 활용해 태국이 자국에 우주 발사장을 구축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하는 데 협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11월 아넥 라오타마탓 태국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 장관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양자 면담을 하면서 태국 내 우주 발사장 구축 관련 계획을 설명하고 타당성 조사에 한국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약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태국과 ▲ 발사장 입지 선정 ▲ 비즈니스 모델 도출 ▲ 발사장 구축 비용 ▲ 발사 허가 및 안전규정 ▲ 발사장 및 시설 운용에 관한 타당성 조사를 공동 수행한다. 한국은 태국 지구관측위성 'THEOS-2'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태국과 양자 협력을 지속해 왔으며, 이번 조사 협력 으로 한국 우주기업의 해외 진출이 기대된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조선학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태국은 아시아 우주 신흥국 중 우주개발 의지가 매우 강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조만간 아시아의 주요 우주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국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우주협력을 활성화하는 기반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달 궤도선 '다누리'가 건국 이후 처음으로 직접 촬영한 달 표면 사진을 보내왔다. 시운전 기간 거둔 성과로 앞으로 정상 임무가 순항하리라 예고하는 좋은 신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의 시운전 운영 기간 1개월 간 달 고도 100㎞에서 고해상도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13일 공개했다. 다누리는 지난해 12월 27일 달 임무궤도에 진입한 이후 지난달 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시운전을 진행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다누리는 지난달 5일 여러 개의 크레이터(충돌구)가 모여 만들어진 계곡인 레이타 계곡을 촬영했으며, 10일에는 인류 최초 월면차 탐사 지역인 '비의 바다'를 촬영했다. 달에서 '바다'로 불리는 지형은 짙은 검은색으로 보이는 지역으로 달 표면 크레이터가 달 마그마에 뒤덮이면서 형성된 평원지대다. 13일에는 달에서 가장 큰 바다로 한반도 18배 크기인 '폭풍의 바다'를 촬영했다. 이곳은 1966년 세계 첫 달 착륙선인 옛소련의 루나 9호가 착륙한 지역이다. 또 다누리는 지난달 6일부터 지난 4일까지 하루 한 번씩 지구를 촬영해 달에서 바라봤을 때 지구 위상이 변하는 것을 관측했다. 다누리는 시운전 기간 태양전지판은 태양을 향하고, 카메라 등 탑재체는 항상 달을 향하도록 하는 '임무 운영 모드'로 변경하고 본체 구성품과 탑재체 성능을 점검했다. 임무 운영 모드에서 다누리 본체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했고, 탑재체 성능 검증과정에서도 성능 및 데이터 전송이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다누리는 지난 4일부터 정상 임무 운영에 착수했으며, 올해 말까지 6개 탑재체로 달 과학연구,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등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는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다목적실용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위성은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 피해를 파악하고 복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분석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국제적인 재난 대응에 공조하기 위해 '국제 재난·재해 대응 프로그램'(차터)에 가입해 위성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다목적실용위성 5호로 지진 피해 지역을 촬영한 영상을 매일 1회 이상 차터에 제공했으며, 다목적실용위성 3호가 촬영한 튀르키예 안타키아 지역 영상 분석 결과를 소방청에 전달해 한국 긴급구호대 활동을 지원했다. 국토부의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촬영한 샨르우르파 지역 영상도 국방부, 소방청, 튀르키예 정부 등 요청 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김기석 우주기술과장은 "전 부처 간 협력 및 차세대중형위성 1호와 연계를 통해 지속해서 피해 지역 촬영 영상을 제공하는 등 국제사회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작년 3월, 첫 우주인이 화성에 착륙하는 시점을 2029년으로 제시했다. 그의 계획은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 명이 사는 지속 가능한 식민지를 세우는 것이다. 머스크는 “자급자족하는 도시를 세우려면, 1억 톤의 화물이 있어야 한다”며 “톤당 로켓 발사비용을 10만 달러로 잡으면 이런 도시를 화성에 건설하는데 1000억 달러(약 126조 원), 가장 높게 잡아도 10조 달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8월엔 이런 도시를 화성에 여러 개 짓겠다고 했다. 2050년이라는 목표 연도는 물론 근거 없이 나온 것은 아니다. 2019년 당시 머스크의 계산으로는 “26개월마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것을 고려해, 5년 뒤(2024년)부터 그때마다 로켓을 발사해 10번이면(총 260개월 기간·약 22년) 도시 하나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계산에서 키워드는 그의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Starship) 로켓·우주선이다. 한 번에 100톤의 화물 또는 100명을 수송할 수 있다는 스타십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액체·고체 연료(추진제)와 산화제를 결합해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현재의 화학 로켓으로는 화성까지 가는데 7개월이나 걸리고, 그만큼 인체가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 위험이 너무 커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많다. 작년 4월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리스(Martin Rees)는 ”머스크의 꿈은 위험한 망상(delusion)”이라며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일은 화성을 거주할 수 있게 만드는 일에 비하면, 식은죽 먹기”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핵 추진 로켓을 개발해 “빠르면 2027년 궤도 비행 테스트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핵 추진 로켓은 로켓에 탑재된 원자로에서 핵분열이 일어나고 여기서 방출되는 열로 수소 가스(연료)를 팽창시켜, 이 가스의 힘으로 나가는 로켓이다. 이렇게 하면, 화학적 반응으로 추력(推力)을 얻는 지금의 로켓보다 훨씬 연료 효율성도 높고 우주 항해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영국의 롤스-로이스 사도 연쇄 핵분열 반응에서 다량의 에너지를 얻는 로켓용 원자로 디자인을 공개했다. ”머스크 계획대로라면, 노르망디 상륙작전 매일 치러야” 미국의 로켓 제조기업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CEO 토니 브루노는 작년 11월 블로그 플랫폼인 미디엄에 머스크 계획의 산수(算數)가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 조목조목 비판했다. 지구와 화성은 26개월마다 한 번씩 가장 가까워진다. 이 때 두 행성 간 거리는 약 5460㎞. 과거 미국을 비롯한 우주 선진국들의 화성 탐사 미션이 2년꼴로 진행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에도 두 행성 모두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에, 로켓은 실제로는 약 4억8200만 ㎞를 7개월간 날아가야 한다. 또 태양과 주변 행성의 중력 영향 탓에, 지구~화성 간 거리는 계속 변한다. 2050년까지 모두 14차례 두 행성은 가까워지고, 화성 이주 로켓은 그때마다 1개월의 발사 기간을 갖게 된다. 이건 변할 수 없는 상수(常數)다. 따라서 2050년까지 100만 명을 옮기려면, 26개월마다 찾아오는 발사 기회를 한 번도 놓치지 말고, 매번 1개월의 발사 기간에 모두 7만2000명을 태워 보내야 한다. 작은 도시의 인구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페이스 X가 100명이라고 밝힌 스타십의 수용 인원을 1000명으로 잡아도, 한 달에 72번 발사가 이뤄져야 한다. 매일 2~3번 발사하는 꼴이다. 하지만 이 많은 사람이 7개월간 항해하고, 또 화성에 정착하려면 초기에 막대한 식량과 물, 건축 자재도 함께 가야 한다. 한 달 동안 매일 거의 매시간 화성 발사 로켓이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브루노는 “이는 2차 대전 때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준비를 매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전적으로 비현실적이고, 물리와 산수를 무시하고 인간의 생명을 갖고 터무니없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조 과정이 매우 복잡한 의약품과 특수화학물, 합금, 제조 상품은 불가피하게 26개월에 한 번씩 지구에서 가져와야 한다. 브루노는 “화성이 진정한 의미에서 인류의 ‘구조선’이 되려면, 앞으로도 100년은 지나야 한다”고 썼다. 그는 달 자원을 먼저 충분히 활용해 거주하면서, 여기서 터득한 경험을 토대로 화성으로 점진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ASA ”핵 추진 로켓은 기록적 속력으로 화성 갈 수 있어” 작년 12월 달 궤도를 돌고 온 아르테미스 1 단계의 오리온 우주선은 달~지구 공간을 시속 4만㎞로 날았다. 이는 음속의 32배에 해당하는 속력이다. 이 정도면 달을 오가는 데에는 충분한다. 그러나 우주선이란 좁은 공간에 갇혀서 7개월을 날아간다는 것은 숨막히는 고문이다. 게다가, 우주에서 쏟아지는 방사선 양은 지구에서의 100배다. 가려면 훨씬 빨리 가야 한다. 1월24일 NASA와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는 핵 추진(Nuclear Thermal Propulsion) 로켓을 공동 개발해서, “빠르면 2027년까지” 첫 궤도 비행 테스트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아폴로 프로그램의 새턴 5 로켓부터 인공위성 연료의 재급유, 지구 궤도에서의 로봇 활동 등에서 종종 연구·개발을 협업했다. 이 핵 추진 로켓이 얼마나 빨리 화성에 도착할지는 엔지니어들도 아직 모른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발표에서 “기록적인 속력으로, 인간과 우주선이 심우주를 탐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두 기관이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로켓의 이름은 DRACO. ‘지구~달 궤도에서의 민첩한 임무 수행을 위한 시범 로켓(Demonstration Rocket for Agile Cislunar Operations)’이란 뜻이다. 핵 추진 로켓은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로 액체 추진제(수소)를 가스로 만들고, 이 팽창된 가스를 로켓의 노즐을 통해 분사하면서 추력을 얻는다. 핵 잠수함이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로 추진력을 얻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론상으로는, 화학 반응으로 액체가스를 연소시켜 추력(推力)을 얻는 지금의 화학 로켓보다 3배 이상 연료 효율적이고, 또 항해 시간을 단축시킨다. 탑재할 수 있는 중량이 훨씬 늘어난다. 두 기관의 협정서에 따르면, NASA는 핵 추진 로켓 엔진의 개발과 제조 과정에서 최종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이 DRACO를 탑재해서 우주를 나는 비행물체인 X-NTRV에 대한 권한은 DARPA에 있다. 이 비행물체는 지구 고도 700~2000㎞에서 테스트 비행을 하게 된다. NASA와 DARPA 두 기관의 이익 일치 두 기관은 그동안 각각의 필요성에 따라 핵 추진 로켓 개발을 추진해왔다. NASA는 화성으로 우주인과 화물을 보다 빠르게 보낼 수 있는 로켓이 필요했다. NASA는 이미 1969년에 25톤의 추력을 내는 초소형 로켓용 원자로를 개발했고, 1979년까지 핵 추진 로켓으로 유인(有人) 화성 미션을 수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예산이 삭감되고 미ㆍ소 냉전 확산 등을 우려해 이 프로그램은 폐기됐다. 또 로켓과 우주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원자로 사고의 위험성도 해결하지 못했다. DARPA 역시 달과 지구 주변에서 유사시 우주 비행물체를 신속하게 기동(機動)해 적의 공격에 대응하고 타격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스파이 위성과 같은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에서 보면 ‘붙박이’처럼 떠 있어 적에겐 고정된 과녁이다. 그러나 기존의 핵 전지 또는 화학 추진 방식으로는, 우주에서 효율적인 추력 대(對) 중량비(thrust-to-weight ratio)를 얻을 수 없었다. NASA와 미 에너지부는 2021년 초 핵 열추진(Nuclear Thermal Propulsion) 로켓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고, BWX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3개 기업에 몇몇 기업에 NTP 원자로 디자인의 제작을 의뢰하는 계약을 맺었다. DARPA도 비슷한 시기인 2021년 4월에 제너럴 아토믹스에 원자로를 개발하고, 블루 오리진과 록히드 마틴에 이에 기초한 우주선을 개발하도록 하는 1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우주국은 롤스-로이스와 협업 영국우주국(UKspace)과 계약을 맺은 롤스-로이스도 1월27일 로켓용 원자로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이 원자로는 우주선에 장착되거나 달과 화성의 우주 기지에 전력 공급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자로는 극한의 우라늄 핵분열 반응을 견딜 다중(多重) 보호막의 격납 시스템(containment system)을 갖췄다. 한편, 핵 자체는 이미 그동안에도 우주탐사에 사용됐다. 현재 항성간 탐사 중인 NASA의 보이저 1ㆍ2호, 화성에서 암석 샘플을 수집ㆍ보관하는 퍼시비어런스와 현장에서 샘플을 수집해 검사하는 큐리오시티 로버 2대도 핵 전지(RTG)를 장착했다. 그러나 RTG는 핵분열 원자로는 아니며,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전지다.
1월28일(현지시각) 새벽 2시쯤. 하와이 마우나케아 상공에서 녹색 레이저가 깜빡였다. 영화 '매트릭스'의 한장면 같았다. 이 레이저의 정체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가 발사한 지구 관측 위성이었다. 7일 미국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에 설치된 스바루 망원경에서 녹색 레이저가 순간 포착됐다. 스바루 망원경을 관리하는 일본 국립천문대(NAOJ)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조용한 밤하늘에 녹색빛의 긴 줄이 빠르게 일정한 간격을 두고 차례대로 지나간다. 이를 본 전문가들은 나사가 발사한 지구 관측 위성의 레이저라고 추정하고 있다. NAOJ는 인공위성 중에서도 '아이스샛(ICESat)-2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이스샛-2호는 나사가 10억 달러를 들여 만든 것으로, 2018년 말에 발사됐다. 지구 500㎞ 상공 궤도를 돌면서 빙상 고도와 해빙 두께, 빙붕, 영구 동토층 등 지구의 극저온권의 변화를 추적한다. 나사가 공개한 아이스샛-2호의 상상도를 보면 지구 저궤도에서 지구를 향해 이번에 포착된 것과 비슷한 형태의 초록색 레이저를 발사하고 있다. 약 20조 개의 광자로 이루어진 레이저 펄스다. 한편 NAOJ는 지난달 18일 비슷한 위치에서 소용돌이를 포착했다. 영상을 보면 하늘에서 흰색 원이 바깥쪽으로 펼쳐져 나가며 나선형 궤도를 형성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점차 희미해지다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로켓발사로 인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당일 오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스페이스 X의 로켓이 발사됐는데, 팰컨 헤비 로켓 2단이 본체에서 떨어져 나와 자유 낙하하며 그린 궤도가 소용돌이 모양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우주기업인 ‘버진 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72)은 “이미 80세, 90세, 100세 생일까지 버진 갤럭틱에 우주여행 좌석을 예약했다”며 “아마 110세 생일에도 우주여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에 자서전 ‘버진다움을 찾아서(한글번역판 제목·Finding My Virginity)’의 최신 증보판을 낸 브랜슨은 최근 영국의 타임스 일요판 선데이 타임스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우주기업 경쟁자들인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와의 친근한 관계를 소개하면서도, 자신은 머스크와는 달리 “다른 행성에서 죽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인류의 화성 이주를 꿈꾸는 머스크는 “화성에서 죽고 싶다, 물론 추락사는 아니고”라고 말한 적이 있다. 머스크, 전기 스포츠차 자랑하려고 스위스 산장으로 몰고와 브랜슨은 머스크가 무작정 찾아와 자신을 즐겁게 했던 두 차례 일화를 소개했다. 2008년 가족과 스위스의 유명한 스키 명소인 베흐비에에 머물고 있는데, 머스크가 자신이 만든 스포츠카 로드스터(Roadster)를 몰고 나타났다. “나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공통의 친구이자,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의 결혼식에서 만났다. 2007년이었다. 결혼식장은 브랜슨의 개인 섬인 카리브해의 네커 아일랜드(Necker Island). 두 사람의 나이 차는 스물 한 살이다. 브랜슨이 보기에, 머스크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닮은 구석이 있었다. 머스크는 즐겁게 떠드는 자리를 피했고, 생각이 깊었고, 말할 때에 머뭇머뭇했다. 둘 다 ‘샤이맨(shy man)’에서 출발해 나중에 쇼맨(showman)이 됐지만, 여전히 대중 앞에서 혀가 굳었다. 머스크는 당시 실리콘 밸리 밖에선 아는 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둘은 그때 지구온난화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했고, 둘 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머스크가 로드스터를 몰고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타 보니, 매우 편안하고 멋졌다. 브랜슨은 ‘내가 자기 회사에 투자하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머스크 회사는 작은 규모였다. 하지만, 브랜슨이 보기엔 영국제(製) 로터스 스포츠차 외형에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구겨 넣은 이 작은 2인승 차가 세상을 바꿀 것 같지는 않았다. 브랜슨은 투자하지 않았다. 그때 투자했더라면 200배의 투자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브랜슨은 더 타임스에 “아주 잘한 결정이라곤 할 수 없다”며 판단 실수를 인정했다. 브랜슨은 더 타임스에 “일론은 엄청나게 똑똑하고, 매우 승부욕이 강하다. 치밀하게 계산된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고 계속 밀고 나가는 타입”이라며 “그는 자기 세대의 헨리 포드”라고 평했다. 첫 우주여행 하는 날 새벽, 맨발로 찾아온 머스크 2021년 7월 11일, 브랜슨이 이끄는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VSS 유니티(Unity) 호가 세계 최초로 민간 우주여행을 하는 날이었다. 브랜슨도 이 우주선에 탈 예정이었다. 오전 2시반에, 미국 뉴멕시코주의 우주공항(spaceport) 인근에 있는 브랜슨의 집으로 머스크가 ‘깜짝 방문’ 했다. 브랜슨이 2층 침실서 내려가보니, 머스크가 VSS 유니티의 성공적인 첫출발을 기원한다며, 맨발로 부엌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문을 열어준 모양이었다. 브랜슨은 계획했던 것보다 2시간 먼저 깼지만, 결국 둘은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브랜슨은 “일론은 기본적으로 야행성 동물로, 밤에는 안 자고 낮에 잔다”고 말했다. 둘은 밖에 앉아서 별을 바라보며 얘기를 나눴다. 그날 아침에, 머스크는 브랜슨의 90분짜리 첫 우주여행을 지켜보려고 우주공항까지 찾아왔다. 브랜슨은 이날 성공적인 민간 우주여행으로,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계획한 우주여행을 9일 앞지르며 생애 일곱 번째 기록을 세웠다. 브랜슨은 이전에 열(熱)기구로 대서양ㆍ태평양을 최초로 건넌 사람, 수륙양용차로 가장 빠르게 영국 해협을 건넌 사람 등의 기록을 갖고 있었다. "110세 생일에도 우주여행할 것” 브랜슨은 90세에 블루오리진에 올라 우주여행을 했던 배우 윌리엄 섀트너의 기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더 타임스에 “나는 80세, 90세, 100세 생일까지 버진 갤럭틱 좌석을 예약해 놓았다”며 “나는 영원한 낙관주의자라, 아마 110번째 생일에도 우주여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슨은 새로 증보(增補)한 자서전에서 죽을 뻔했던 사례가 79차례였다고 밝혔다. 1896년엔 스카이다이빙을 하다가 엉뚱한 줄을 잡아당겨서 주(主)낙하산이 떨어져 나갔다. 순간적으로 교관이 비상 낙하산 줄을 잡아당겼다. 2004년에는 빅토리아 폭포에서 번지 점프를 했다가 머리가 깨졌다. 그는 매일 “아이디어와 생각들, 요청 사안, 기억할 것 등”을 빼곡히 노트북에 적어 놓는다고 말했다. 깜빡 잊는 것을 우려하는 것일까. 브랜슨은 더 타임스에 “너무 당연하다. 기억을 못한다. 아직은 뇌가 꽤 예리하지만, 워낙 많은 일이 머리 속에서 돌아가니까 어떨 때는 뇌가 완전히 꽉 찼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900명 우주여행 예약…결국 30만 달러로 내려갈 것 현재 브랜슨이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는 우주여행 예약 손님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900명이 예약을 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안젤리나 졸리, 저스틴 비버도 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도됐다. 다음 번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 일정은 이번 여름. 이걸 지키려면, 지금의 우주선 외에 세번째 우주선을 제조해야 한다. 첫번째 우주선 VSS 엔터프라이즈 호는 테스트 중에 폭발했다. 1회 탑승객 수가 6명 밖에 안 돼, 예약 손님들이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브랜슨은 머스크도 10여 년 전에 1만 달러 예약금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일론이 탑승하면 참 좋겠지만, 그가 벌여 놓은 일이 많아서…”라고 말했다. 배우자 동반 할인 정책이라도 없을까. 브랜슨은 “전혀 없다”며 “일론 머스크라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궁극적으로는 탑승료가 지금의 45만 달러에서 30만 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자신의 스페이스X 로켓과 우주선이 고도 400㎞의 국제우주정거장(ISS)과 그 너머까지 오가는데, 왜 머스크는 고도 80㎞에 그치는 브랜슨의 우주여행에 관심이 있을까. 스페이스X의 드래곤 우주선은 우주인을 ISS을 보내는데 특화된 반면에,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은 말 그대로 ‘관광’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머스크는 한때 “음속의 3배 정도 속력만 내면 되는 준(準)궤도 비행과, 음속의 25배가 필요한 지구 궤도 비행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주 기업은 17년 노력이 들어간 인생 최대의 도박 버진 갤럭틱은 브랜슨에겐 최대의 도박이었다. 첫 민간 우주여행을 성공하기까지 17년이 걸렸고, 1000명 가까운 엔지니어와 기술자, 조종사들이 노력을 쏟아부었다. 자신의 돈 10억 달러도 들어갔다. 우주선 지상 테스트에서 3명이 숨졌고, 2014년에는 우주선 VSS 엔터프라이즈 호가 공중에서 폭파돼 조종사를 잃었다. 그때 브랜슨은 “인간의 능력과 기술을 테스트하는 경계선에서,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에 서 있음을 실감한다. 어제 우리는 그 어깨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선데이 타임스에 인터뷰 기사가 나오고 하루 뒤인 1월9일에도 그의 로켓 기업 버진 오빗은 영국 본토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데 실패했다. 민간 발사체 시장을 놓고, 결국 친구인 머스크와도 다투겠다는 것일까. 브랜슨은 “일론과 나는 매우 다른 종류의 사람이지만, 잘 지낸다. 경쟁자와 저녁에는 친구처럼 지내고, 낮에는 공정하게 치열하게 다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화성에서 죽고 싶은 생각 없어” 머스크와 달리, 브랜슨은 “다른 행성에서 생을 마감하거나 자신의 유해 분골(粉骨)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낼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두번째 아내인 지금의 아내 조안 템플턴의 마음을 사려고, 1978년도에 구입한 카리브해의 네커 아일랜드에서 잠자듯이 죽고 싶다고 말했다. 이 섬은 당시 호가(呼價)가 600만 달러인 것을 오래 기다려서 18만 달러에 샀다고 한다. 그의 인생에 후회가 있다면? 브랜슨은 “나같이 굉장한 삶에, 멋진 가족과 부모, 아내, 아이들, 손주들, 훌륭한 친구들까지 둔 사람이 후회가 있다면 아주 슬픈 일”이라며 “나는 매우 매우 운이 좋았고, 후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브랜슨은 “궁극적으로 죽음을 맞게 될 때에는 또 다른 기록을 깨려고 애쓰지 않고 자다가 평온하게 맞고 싶다”면서도 “110세에 말이요”라고 했다. 베이조스와도 좋은 관계 유지 2021년 7월이 되자, 언론에선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과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중 어느 쪽이 먼저 우주여행에 성공할 것이냐를 놓고 과열 보도를 했다. 브랜슨은 증보판에서 “베이조스와 아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서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좋게 얘기하고, 이메일도 주고 받는 사이”라고 밝혔다. 브랜슨은 버진 갤럭틱의 첫 우주여행에 베이조스를 초정했다. 하지만, 베이조스는 자신도 일이 바쁘니 응할 수 없었다. 그때도 베이조스는 ‘따듯한’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한번은 블루 오리진 측이 소셜미디어에 버진 갤럭틱에 대해 매우 미성숙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브랜슨은 “그 글은 곧 철회됐고, 베이조스가 이걸 미리 알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썼다. 우주로 나가기 전에, 기저귀에서 소변이 새 브랜슨은 2021년 7월1일 자신도 우주선 VSS 유니티 호에 탑승한다고 발표했고, 이후 더욱 열심히 체력 훈련을 했다.그리고 안 사실이 대부분의 조종사들이 기저귀를 찬다는 것이었다. 브랜슨도 팀 닥터가 건네 준 미디엄 사이즈의 기저귀를 차고 우주공항으로 출발했다. 테스트도 할 겸, 커피를 엄청 마시고 출발했고 일부러 기저귀에 소변을 봤다. 차에서 내려서 보니, 바지에 소변이 샜다. 기저귀가 작았다. 다시 차로 들어가 준비한 여벌의 바지로 갈아 입는데 홍보 담당 직원이 와서 역사적인 장면을 찍고 있는데, 브랜슨이 빠졌다고 안달이었다. ‘재킷으로 아래를 덮고 젖은 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상태인데…’ 브랜슨은 거울로 자신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대기권과 우주를 가르는 푸른 선에 감명 드디어 우주선 VSS 유니티 호가 모선(母船) VMS 이브(Eve)에서 떨어져 나왔고, 시속 4000㎞까지 로켓이 불을 뿜었다. 로켓 굉음에 심장 박동이 멈추는 것 같더니, 갑자기 정적(靜寂)이 흐르고 우주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중력 상태에선 엉덩이 사이에 호두를 꽉 낀 것처럼 힘을 주라”는 교관의 말이 기억났다. 푸른 하늘에서 검은 우주로 넘어가면서, 창밖으로 그 사이를 가르는 푸른 선을 봤다. 저 아래 가족을 상상했고, 그 아름다움은 압도적이었다. 좌석벨트를 풀었을 때, 브랜슨의 어린 시절 피터 팬 꿈은 현실이 됐다. 브랜슨은 자서전에서 “그동안 우주인들로부터 우주에서 지구를 보며 갖는 경외감과 돌아가면 보다 긍정적인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조망 효과(overview effect)’에 대해 많이 들었는데, 우주여행이 얼마나 한 사람을 한 순간에 변화시킬 수 있는지 깨달았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 버진 갤럭틱 승객들도 우주에서 ‘창백한 푸른 점(a pale blue dot)’을 보면 이걸 보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돌아오리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러시아 위성이 지구 궤도에서 폭발해 동체 일부가 파괴됐다. 이 과정에서 위성의 파편 80여개가 흩뿌려졌는데, 과학계에서는 이 파편들이 다른 위성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우주쓰레기를 양산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우주군 제18우주방위연대는 7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 위성인 '코스모스 2499’가 지난달 4일 오전 3시57분쯤 궤도 1169km 상공에서 파괴돼 85개의 파편이 지구 궤도로 흩뿌려졌다고 전했다. 미국 우주군은 한 달간의 분석을 거쳐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코스모스 2499'는 2014년 5월 로드닉(Rodnik)사의 군사 통신위성 3기와 함께 발사됐다. 정확한 발사, 운영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위성 전문가들은 타국 위성을 파괴하거나 자국 위성을 정비하는 역할을 하는 '킬러 위성'으로만 추측하고 있다. 미군은 오랫동안 '코스모스 2499'를 관찰해왔다. 아직 정확한 폭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단, 미국의 우주 파편 추적 기업인 ‘레오랩스’는 9일 트위터를 통해 “잠정 분석 결과, 코스모스 2499에서 ‘저강도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편의 움직임과 속도를 분석한 결과, 위성의 추진 시스템이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과학계는 이번 위성 파편으로 '우주 교통사고'를 걱정하고 있다. 이미 지구 궤도에는 수많은 파편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유럽우주청(ESA)은 지구 궤도 전체에 10cm 이상 3만6500개 이상, 1~10cm 100만개 이상, 1cm~1mm은 약 3억3000만개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우주쓰레기들은 초속 7㎞의 속도로 우주 궤도를 돌고 있는데, 정상 작동 중인 위성에 구멍을 낼 수 있는 수준이다. 과학계에선 '코스모스 2499'의 파편이 흩뿌려진 고도가 1169㎞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많은 인공위성이 집중돼 있는 고도(200~2000㎞) 안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레오랩스는 “고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파편이 대기권에 진입해 불타 사라지려면 수십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의 새로운 로켓인 H3가 오는 15일 처음으로 발사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H3 로켓 1호기를 15일 오전 10시 37분에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한다고 9일 밝혔다. JAXA는 악천후 등에 대비해 16일부터 내달 10일까지를 발사 예비 기간으로 설정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로켓에는 재해 상황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관측위성 '다이치 3호'가 탑재된다. 일본의 주력 로켓인 H2A를 대체할 H3는 길이가 63m이고, 중량은 H2A보다 30% 무겁다.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2천억 엔(약 1조9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개발했다. 본래 2020년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엔진 설계 변경 등으로 여러 차례 일정이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