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영국 언론은 지구 궤도로 발사되는 버진 오비트(Virgin Orbit)사의 로켓 ‘런처원(LauncherOne)’이 영국 남서부의 ‘콘웰 우주기지(Spaceport Cornwall)’에 도착한 뉴스를 크게 보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정대로 10월29일 발사되면 ‘런처원’은 영국이 자국 본토에서 지구 궤도로 발사하는 첫 로켓이기 때문이다. 이 로켓은 일반적인 수직 상승 로켓과는 달리, ‘우주 소녀(Cosmic Girl)’라고 개조된 보잉 747기에 탑재돼 지상 10㎞까지 올라간 뒤, 수평 상태에서 분리돼 2만8000㎞의 시속으로 하늘로 치솟는다. 발사에 성공하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이 독자적으로 ‘우주 경쟁’에 돌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하지만 우주 산업계의 눈은 특히 이 로켓이 지상 500㎞ 상공에서 쏟아내는 9개의 위성 중 하나인 ‘포지스타(ForgeStar)-0’라는 위성에 쏠린다. 스페이스 포지(Space Forge)라는, 영국 웨일즈의 위성 제조 스타트업이 만든 빵 굽는 토스터만 크기의 초소형 큐브샛(cubesat)이다. 아직은 테스트용이라 ‘0’이라는 숫자가 붙었다. 그런데도 이목을 끄는 것은 이 위성이 지구상에는 온도와 오염 물질, 중력 등의 영향을 받아 만들 수 없는 물질을 우주 공간에서 로봇 공정으로 만드는 ‘우주 공장(space factory)’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포지스타-1’을 시작으로 계속 덩치가 커진 위성들이 우주로 발사된다. 이 공장 위성은 또 지구로 귀환한 뒤 재발사되는 재활용 위성이다. 유럽 최대의 인공위성 제조사인 탈레스알레니아(ThalesAlenia)에서 일하던 영국인 엔지니어 조슈아 웨스턴과 앤드류 베이컨 두 사람은 2018년에 이 ‘우주 공장’ 아이디어로 ‘스페이스 포지’를 창업했다. 이후 영국 정부와 유럽우주국(ESA)에서 총 220만 파운드(약35억4000만원)를 받는 것을 비롯해 여러 벤처 금융사들의 투자를 받아,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우주 스타트업 명단에 들게 됐다. 왜 우주인가? 지구에서 물질을 제조할 때에는 중력과 기압, 기온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순수한 성분의 물질 제조를 불가능하게 한다. 중력의 영향을 살펴보자. ‘스페이스 포지’의 CEO인 웨스턴은 “지구에서 하듯이 고속(高速)의 원심분리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알루미늄과 납을 합금하면, 꽤 좋은 질(質)의 합금이 나오긴 하지만 중력 탓에 완벽하게 섞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 미세 중력(microgravity) 상태인 우주에선 부력(buoyancy)이 발생하지 않고 균일한 합금이 이뤄져 완벽한 결정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구에선 세포를 생성하려고 해도, 배양 과정에서 중력에 의해 쉽게 붕괴된다. 그러나 우주에선 중력이 거의 없으므로, 연구진의 애초 디자인 의도대로 배양할 수 있다. ‘미세중력’ 상태에선 백신 연구, 신장(腎臟)과 같은 장기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되는 3D 바이오프린팅이 훨씬 쉬어진다. 대기도 마찬가지다. 지구에선 제조 과정에 영향을 주는 초(超)미세 오염물질이 많다. 그러나 우주의 기압은 지구의 10조분의 1밖에 안 되는 ‘진공 상태’다. 일체의 오염 물질이 없어, 최고의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다. 또 원자 크기로 수백, 수천 개 층으로 쌓은 합성물을 제조할 수 있다. 우주에선 또 태양 복사를 받는 위성의 위치 변경 등을 통해, 절대 영도( −273.15 °C)에서부터 아주 뜨거운 상태까지 극한의 온도를 조성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다. 스페이스 포지 측은 “절대 영도에 가까운 우주의 평균 온도( −270.4°C)를 활용하면 초정밀 광학 센서와 같은 퀀텀 디바이스의 활용과 초(超)전도체의 제작이 쉬어진다”고 밝혔다. 완전 자동화한 세계 최초의 ‘우주 공장’ 꿈꾼다 스페이스 포지가 우주에서 제조하려는 물질들은 대부분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미국의 과거 우주정거장이었던 ‘스카이랩’에서 우주인들이 실험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것들이다. 그러나 스페이스 포지의 우주 공장은 완전 로봇 공정이다. 우주에서 제조하는데 필수적 환경인 극한의 온도와 무공해 상태를 유지하고, 물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독(有毒)한 환경을 고려하면 로봇 공정밖에 없다는 것이다. 웨스턴은 “인간이 버튼ㆍ핸들을 조작하면서 발생시키는 진동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포지’ 측은 우주에서 만드는 물질은 지구 상에서 본 적이 없는 것들로, 우선 대상은 최첨단 반도체ㆍ의약품ㆍ금속 합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웨스턴은 “지구에선 중력 탓에 불가능했던 합금을, 우주에선 원소의 주기율표를 따라 수십억 가지의 방법으로 할 수 있다”며 “결국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로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에서 만든 물질ㆍ제품의 회수는? ‘스페이스 포지’는 ‘우주 공장’을 2주~6개월 가동시킨 뒤에, 다시 지구로 불러들여 ‘위성 파트’에서 ‘공장 파트’를 떼어내고 새 ‘공장 파트’를 붙여 재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웨스턴은 “이 기술은 앞으로 수명이 다해가는 위성을 재활용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포지’는 이 ‘공장 위성’이 연소되지 않고 안전하게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에테르(Aether)’라는 독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말 발사되는 ‘포지스타-0’ 위성은 실험용이고 초소형이라, 재진입 엔진이 없다. 지상에서 우주에서의 공정 과정을 원격으로 확인하고 나면, 재진입 시 불타게 된다. 스페이스 포지 측은 내년에 발사할 ‘포지스타-1’은 사이즈도 4배로 키우고, 영국 해안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계속 ‘포지스타’ 위성의 사이즈도 키우고 연간 10~12개의 위성을 제작해, 5년 뒤에는 연간 100개 이상의 재활용 공장 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 포지의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앤드류 베이컨은 “많은 회사가 ‘어, 우리도 이런 거 한번 연구해야 하지 않겠어?’라고 했지만, 그들은 그저 연구만 했고 만들지는 않았다. 우리는 진짜 바꾸려고 했다”고 말했다.
80대 미국 억만장자가 뒤늦게 결혼한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지로 '달'을 선택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각) 미국 억만장자 데니스 티토(82)가 달로 가는 여행 티켓 두 장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티토는 2020년에 결혼한 부동산 투자자인 아내 아키코(57)와 함께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을 타고 뒤늦은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여행 예약은 작년 8월에 체결했다. 여행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달 여행은 달 표면과 200㎞ 거리 이내에서 비행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1주일짜리 여정이다. 계약서에는 5년 안에 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스타십 우주선이 언제 발사될 지는 미정이다. 스페이스X는 달과 화성 탐사용으로 스타십 우주선 시제품을 개발했으나, 아직 궤도 비행은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여행은 티토 부부 외에 10명의 승객이 함께 한다. 2001년 ISS 다녀온 티토 티토에게는 독특한 타이틀이 있다. 그는 2001년 우주 관광을 다녀온 최초의 민간인이다. 당시 60세였던 티토는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 TM-32를 타고 국제정거장(ISS)에 도착해 8일간 체류했다. 그가 당시 여행비로 지급한 금액은 2000만 달러(약 287억원)정도다. 티토는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에 "1년 전 스페이스X와 처음 달 여행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또 가고 싶지는 않았다. 지구 궤도를 돌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달 여행에 관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티토의 아내 아키코가 달에 가면 달 관광에 성공한 최초의 민간인 여성이 된다. 티토는 "이번 계약이 의미있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우리가 부부동반 달 관광의 첫 사례가 될 거라는 점”이라며 “다른 부부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고령인 티토는 "스페이스X가 우주선을 완성할 때까지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번 임무가 없었다면 난 운동도 하지 않고 흔들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억만장자와 달 여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을 창업한 일본의 괴짜 패션 재벌 마에자와 유사쿠(47)는 티토에 앞서 2018년 달 여행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마에자와 역시 ISS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 그는 작년 12월에 1000억원을 내고 자신의 비서인 히라노 요조(37)와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12일간 우주관광을 즐겼다.
"우리 우주에서 머리 했어요." 2022년 10월 18일.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인간이 이발을 했다. 주인공은 러시아 우주인 드미트리 페텔린(왼쪽)과 안나 키키나. 페텔린은 지난 9월 소유즈호를 타고 ISS에 도착했다. 한 달 뒤인 10월, 러시아의 유일한 여성 우주인 키키나는 스페이스 X의 크루드래건을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사진은 ISS에서 만난 두 사람이 이발을 하며 거울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6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한 관측장비를 이용해 지표면에서 강력한 온실가스 '메탄'을 대량 방출하는 슈퍼 배출원(super emitter) 50여 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NASA 연구팀은 지난 7월 ISS에 새로 설치한 '지구 표면 광물 먼지 근원 조사'(EMIT) 장치로 중앙아시아와 중동, 미국 남서부 등에서 메탄가스를 대량으로 내뿜고 있는 슈퍼 배출원 50여 곳을 확인했다. EMIT는 사막 등에서 발생하는 먼지에 반사된 빛을 파장을 분석, 성분과 발생원을 확인하고 이런 먼지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제작된 장치다. 420㎞ 상공에서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도는 ISS에 장착된 EMIT는 수㎞ 넓이의 지표면을 관측할 수 있고 축구장 정도로 범위를 좁혀 관측할 수도 있다. 이 장치를 설계 제작한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팀은 메탄은 독특한 패턴으로 적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EMIT가 쉽게 감지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설치 후 지금까지 EMIT가 수집한 관측자료를 분석, 메탄 슈퍼 배출원들을 확인했다며 대부분이 유전이나 가스전 같은 화석연료 시설, 매립장 같은 폐기물 시설, 농업분야 시설 등이라고 설명했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으로 유전이나 가스전 개발 시 대량 배출되며, 유기물이 부패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기 때문에 쓰레기 매립지나 논 같은 농경지, 습지 등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CO₂)보다 열을 저장하는 능력이 80배 이상 커 적은 양으로도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하지만 수백 년 간 대기에 머무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메탄은 10여 년 만에 없어지기 때문에 배출량을 줄이면 빠르게 온난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JPL의 메탄 연구자인 앤드루 소프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메탄 배출원 중 일부는 그 크기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것에 속한다"고 말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확인된 메탄 슈퍼 방출원은 석유·가스 생산시설로, 12개의 메탄가스 기둥이 확인됐으며 일부는 가스 기둥 길이가 32㎞가 넘었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방출되는 메탄가스의 양은 시간당 5만400㎏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메탄가스 누출로 꼽히는 2015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알리소 캐니언 가스전 분출과 맞먹는 것이라고 밝혔다. EMIT가 단기간 관측으로 50여 개의 메탄가스 슈퍼 배출원을 확인한 만큼 관측 범위와 횟수를 늘어나면 훨씬 많은 메탄가스 배출원을 찾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JPL의 EMIT 연구책임자 로버트 그린 박사는 "EMIT는 지구 조사를 계속하면서 이전엔 아무도 온실가스 배출원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한 곳을 관측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메탄가스 기둥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경쟁사로 꼽히는 아리안 그룹이 내년 4분기 차세대 우주 발사체 '아리안(Ariane) 6호'를 발사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유럽우주국(ESA)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리안 그룹은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제조업체인 에어버스와 프랑스 항공우주업체 사프랑의 합작사다. ESA는 스페이스X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앞세우는 민간 우주개발업체와의 경쟁이 거세지자 아리안 그룹과 손잡고 차세대 우주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왔다. 개발에 40억 유로(약 5조 6천억 원) 가까이 투입된 아리안 6호는 원래 2020년 7월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이유로 발사 시기가 계속 미뤄져 왔다. 이번 발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아리안 그룹은 아리안 6호, 아리안 5호, 베가, 베가 C 등 4개 발사체를 보유하게 된다. 아리안 5호는 지난해 12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웹 망원경·JWST)을 싣고 우주로 떠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아리안 5호를 계승하는 아리안 6호에 대한 수요는 이미 높다. 아리안 그룹 자회사인 아리안 스페이스는 아리안 6호에 발사 수주 29건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베가 C에도 발사 주문 7건이 들어왔다. 아리안 그룹은 앞으로 아리안 6호 발사 수주의 4분의 3 이상이 상업 부문에서 들어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아마존은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카이퍼(Kuiper)'를 위해 아리안 스페이스와 대규모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소유스 등 러시아산 로켓의 사용이 제한되며 아리안 그룹과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 기업이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주 먼지와 가스가 뭉쳐 갈색 기둥으로 우뚝 솟은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은 누구나 한 번쯤 본 적이 있는 우주 명소 중 하나다. 지구에서 약 7천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내 독수리성운의 성간 가스와 먼지 덩어리를 촬영한 것으로, 1995년 4월 당시만 해도 독보적 성능을 자랑했던 허블 우주망원경이 처음 포착해 공개하면서 유명해졌다. 워낙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대중적 요구가 높아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과학탐사를 시작하며 주목받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도 비슷한 앵글로 이를 촬영해 공개했다. 19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홈페이지를 통해 내놓은 웹 망원경의 창조의 기둥 이미지에는 듬성듬성했던 별들이 빼곡히 박혀있어 허블 망원경 이미지와 대조를 이뤘다. 성간 먼지와 가스를 뚫고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근적외선카메라(NIRCam)에 포착된 이미지에서 차가운 가스와 먼지로 된 갈색 기둥은 이전보다 훨씬 더 투명하게 포착됐으며, 기둥 밖에서 특유의 회절스파이크를 사방으로 뻗어내며 선홍색 점으로 잡혀있는 새로 형성된 별들이 눈길을 끌었다. 별은 성간 먼지와 가스 기둥 내에서 질량이 충분히 충적되면 자체 중력으로 붕괴가 시작되고 서서히 가열되며 탄생하게 되는데, 창조의 기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것이다. 기둥 끝의 용암과 같은 물결과 붉은 부분은 성간 먼지와 가스 기둥 내에서 아직 형성 단계에 있는 수십만년 밖에 안 돼 젊은 별이 초고속으로 내뿜는 물질이 주변의 기둥 물질과 충돌하며 만들어낸 것으로 설명됐다. NASA는 웹 망원경 이미지가 성간 가스와 먼지의 양과 함께 새로 형성되는 별을 더 정확히 헤아림으로써 별 형성 모델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웹 망원경 운용을 맡은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의 과학프로그램 책임자인 클라우스 폰토피단은 트윗을 통해 "대중들의 요구로 창조의 기둥을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제프 베이조스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카이퍼(Kuiper)는 내년초까지 위성 2개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가 지상 300~2000㎞ 우주 상공인 저궤도(LEO)에 띄우려고 하는 3236개 군집(constellation) 위성의 첫 발사분이다. 서로 빛의 속도로 연결된 수천 개의 자사(自社) 위성으로 지구를 감싸고 세계 전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위성 인터넷 서비스의 선두주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사의 스타링크다. 550㎞ 상공에서 떠 있는 3100여 대의 스타링크 군집 위성이 이미 40개국에 인터넷을 제공한다. 스페이스X는 최종적으로 모두 4만2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스타링크 위성이 전장(戰場)의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에게 실시간으로 우주에서 인터넷을 제공한 것처럼, 지구 상에서 인터넷 접근이 안 되는 곳이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갑자기 우주가 붐벼졌다 스페이스Xㆍ카이퍼뿐만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수많은 위성 회사가 저궤도 위성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작년 4월, 모두 1만3000개의 군집 위성을 지상 500~1145㎞ 우주에 띄워 지구 전역을 커버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앞으로 60억 유로를 투자해, 자체적인 LEO 군집 위성을 발사한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957년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가 발사된 이래, 지난 60여년 간 발사된 위성 수는 1만1000여 개.작년 한 해 우주 전체에 작동하는 위성은 4400여 개였다. 그런데 민간 위성사들과 각국은 앞으로 10년간 저궤도에만 10만 개의 위성을 쏴 올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천문학계에선 위성이 지나가는 잔상(殘像) 때문에 천체 관측이 차질을 빚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 위성 업계와 각국 우주 당국은 우주를 민간의 경쟁에만 맡기지 말고, 국제기구나 국가들이 주도해 일련의 규제를 강화하고 교통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저궤도 위성 통신인가? 지구 위 3만6000㎞의 정지궤도(GEOㆍgeostationary orbit)에 떠 있는 통신 위성들도 있다. 하루에 한번 지구를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면 늘 같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상 300~2000㎞의 저궤도(LEO) 위성은 지구와 가깝기 때문에, 전파가 지구와 왕복하는 시간이 훨씬 짧다. 지연도(latency)가 GEO 위성의 20% 정도밖에 안 된다. 심지어 광섬유 케이블로 연결된 지상의 통신망과 비교해도 승산이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한보고서에 따르면, 양 지점의 거리가 3000㎞를 넘어가면, 위성 통신이 광케이블보다 지연도가 더 낮다. 그 이유는 지구 표면에선 광케이블망이 산악ㆍ인구밀도ㆍ해저 지형을 고려해 여러 형태의 우회로를 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적의 조건에서 뉴욕~런던 간 디지털 신호가 왕복하는 시간은 76 밀리초(msㆍ1000분의1초). 같은 거리를 우주를 통하면 50밀리초로, 34%가 절감된다. 밀리초를 다루는 국제 금융시장 거래에선 치명적이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면적이 비교적 좁고 광케이블망이 잘 구축된 나라에선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독자적인 매력을 갖기는 어렵다. 그러나 나라 전체가 하나의 대륙을 이루는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호주와 같은 나라에선 인구가별로 없는 시골이나 오지(奧地)까지 광대역 광케이블을 까는 것은 경제성이 전혀 없다. 또 카이퍼 프로젝트의 기술 담당 부사장인 라지브 바댤(Badyal)은 “전세계에는 광대역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이 10억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미 휴즈넷(HughesNet)과 비아샛(Viasat) 등의 업체들이 먼저 진입했다. 그러나 소형 위성과 재활용 가능 로켓의 등장으로 위성 발사 비용이 계속 내려갔다. 지난달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스타링크의 팰콘 9호 로켓은 한 번에 52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우주에 쏟아냈다. 저궤도 우주 공간의 위성 수용 능력은? 저궤도(LEO) 위성은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초당 7.9㎞로 지구를 돈다. 스타링크 위성의 경우 1세대 버전은 260㎏이고 올해 6월 개발한 2세대는 1250㎏이다. 따라서 수년 내에 이런 수백 ㎏짜리 위성 수만 개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우주 공간을 시속 2만8440㎞로 돈다고 상상하면 된다. 이 상상엔, 이미 저궤도에 존재하는 크기 10㎝ 이상의 우주쓰레기 2만5000~3만 개는 빠져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위성충돌 방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케이언 스페이스의 최고 기술자 CTO 아라즈 페이지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교통 정리가 필요하고, 상황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 우주 뉴스 매체인 ‘스페이스뉴스’의 한 칼럼은 “위성 간 충돌 가능성은 2030년엔 지금의 7배가 된다”며, “우주 교통 관리야말로, 앞으로도 우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필수 요소”라고 짚었다. 저궤도 ‘혼잡’ 논란을 일으킨 1차 주범 격인 머스크 생각은 물론 다르다. “위성을 차에 비교하면, 우주 공간에 수십억, 수백 억대의 차가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리가 가진 것은 고작 수천 개에 불과해 아무것도 아니다”고 작년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그는 또 “2세대 스타링크 위성은 이온 엔진이 있어 자체적으로 충돌이 예상되면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버드대 물리학자인 조너선 맥도월 교수 같은 이는 “2만9000㎞에 가까운 시속으로 움직이는 위성으로선 피하기까지 몇 초의 여유밖에 없어, 지상의 차보다 훨씬 여유 있게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작년 12월,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이 작년 7월과 2020년 10월 스타링크 위성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해야 했다는 항의서를 유엔에 제출했다. NASA, 미 연방통신위원회도 민간 위성업체에 제동 걸기 시작 천문학계에선 밤하늘을 관찰할 때에, 저궤도 위성들이 지나가면서 남기는 불빛 궤적이 관측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또 위성들의 산란광이 이미 10% 밤하늘을 밝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 군집 위성 간 레이저 통신도 또다른 빛 공해를 초래할 수 있다. NASA는 2020년 10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대규모 군집위성 승인 신청이 쇄도하자, “우주에서 충돌 빈도가 심각하게 증대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의견을 냈다. NASA가 민간의 군집 위성 발사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기는 처음이었다. 비아샛, 휴즈넷과 같은 기존 위성업계 경쟁자 등은 “스타링크의 회피 기동 기술은 아직 검증된 바 없다”며 ‘공룡’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견제한다. 지구 정지궤도에서 11개의 통신 위성을 운영하는 인마샛(Inmarsat)의 CEO 라지브 수리는 지난 6월 더 타임스 기고에서 “수명이 5~10년에 불과한 LEO 군집 위성들이 얼마나 안전할 것인지 우려스럽다”며 “우주 산업의 지도자들과 국제 규제 당국, 정부들은 특정 업체에 유리한 장(場)을 제공해선 안 되며, 기술의 발전 속도에 못 미치는 규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부 무법지대’가 된 우주 실제로 위성에 대해 국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기관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뿐이다. 그러나 ITU는 위성이 전송하는 주파수만 관리한다. 예를 들어, 새로 쏴 올리는 위성의 궤도와 궤도내 위치 배정(orbital slot) 등을 통일되게 조율하는 체계는 없다. 각국은 자국이 운영하는 위성의 궤도 정보를 공유할 의무도 없으며, 충돌 위기 시에 어느 쪽이 먼저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없다. 조지프 아슈바허 유럽우주국(ESA) 국장은 작년 12월 “각국 정부가 조율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일론 머스크는 신생 우주경제를 장악하려는 야망을 더욱 키워 스스로 ‘우주의 룰’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0년 10월 머스크가 “지구 상의 어느 정부도 스페이스X의 화성 활동에 대해 권위나 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우리는 화성 정착 시 우리가 만드는 일련의 자치(自治) 원칙을 따를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었다.
우주선 충돌로 궤도 조정 실험이 이뤄진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가 두 가닥의 먼지 꼬리를 형성한 것이 허블 우주망원경에 포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허블 망원경이 최근 포착한 이미지에는 다이모르포스에서 충돌 충격으로 뿜어져 나온 분출물이 약 1만㎞에 걸쳐 긴 먼지 꼬리를 형성하고 끝부분에서 두 가닥으로 갈라진 현상이 잡혀있다. 허블 망원경은 지난달 27일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지구에서 약 1천100만㎞ 떨어진 곳에서 다이모르포스에 충돌한 뒤 모두 18차례에 걸쳐 이 소행성을 관측해 왔는데, 지난 2일에서 8일 사이에 위쪽(북쪽)으로 두 번째 꼬리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혜성이나 혜성과 비슷하게 물질을 분출하는 '활성 소행성'(active asteroid)에서는 두 가닥 꼬리를 형성하는 것이 흔하지만 다이모르포스에서 관측되리라곤 예상되지 않았다고 한다. 충돌 충격으로 분출된 물질이 확산됐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두 가닥 꾜리 형성은 예상 밖 현상이어서 과학자들이 이를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허블 망원경이 포착한 이미지는 두 가닥 꼬리에 관한 최상의 자료를 제공해 수개월에 걸친 분석을 통해 두 번째 꼬리가 형성된 과정이 규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ASA가 공개한 이미지에서 DART 우주선은 10시 방향에서 소행성에 충돌했으며, 먼지 꼬리는 2시와 3시 방향으로 형성돼 있다. 인류의 첫 소행성 방어 실험인 DART 우주선의 충돌로 다이모르포스가 모체인 '디디모스'(Didymos) 소행성을 공전하는 주기는 11시간55분에서 약 32분 단축된 것으로 초기 관측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는 지상망원경의 관측을 토대로 한 것으로, 2024년 '헤라(Hera)미션'을 통해 우주선과 큐브샛을 두 행성에 다시 보내 충돌 결과를 정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얻는 자료는 현재 소행성 방어 전략 중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꼽히고 있는 운동충격체 활용법을 정교화하는데 이용될 예정이다.
# 저승의 신, 염라대왕 플루토 하데스(Hades)는 그리스 신화에서 죽은 자들의 신, 저승의 지배자이다. 이 신은 로마로 넘어오면 플루토(Pluto)로 불리는데, 한자로는 명왕(冥王) 즉 염라대왕 되겠다. 하늘을 다스리는 신들의 왕 제우스와 바다를 담당하는 포세이돈에 이어 넘버3 쯤 되는 신인데, 그 존재감은 의외로 미미하다. 신화를 읽다보면, 플로투는 오히려 저승 입구를 지키는 머리 3개달린 괴물개 ‘케르베로스’보다도 분량이 적은 느낌이다. 이를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살아 숨쉬는 그 누가 죽음을 기꺼이 입에 담고, 저승의 신을 찬미하겠는가. 그러나, 과거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분류되었던 명왕성은 命名된 플루토 신보다는 존재감이 훨씬 컸다. 학교에서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배웠던 학생들에게, 명왕성은 마치 멀리 떨어져 자주 못보지만 언제든 전화해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친구처럼 친숙한 존재였다. 과학 교과서에 실린(대다수는 이를 절대불변의 진리로 여긴다고!) 이 명왕성이 2006년 행성 자격에서 퇴출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의 행성천문학 교수 마이크 브라운의 책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롤러코스터 출판>은,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되게 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 명왕성, 미국의 자부심 행성이라는 단어는 원래 고대 그리스어에서 단순히 ‘떠돌이별’이라는 의미로, ‘하늘에서 움직이는 무언가’를 뜻한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하늘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떠돌이별 7개를 알고 있었다. 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 뿐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행성으로 여겼던 달과 태양이다(이 7개가 월화수목금토일의 기원이다). 달과 태양이 행성 이라고? 그렇다. 이 때만 해도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의 시대였다. 그러나 망원경과 천체과학이 발달하며, 지구마저 태양 주변을 맴도는 행성의 하나임을 알게 됐다. 이어 유럽 천문학자들의 공로로 1781년 천왕성, 1846년 해왕성이 발견됐다. 명왕성은 1930년 2월 18일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다. 그는 해왕성보다 더 먼 궤도를 돌고 있는 흐릿한 무언가를 찾았다. 물론 다른 행성들과 달리 원이 아니라 크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그렸고, 크기도 너무 작았지만 결국 아홉번째 행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70여년동안 사람들은 별다른 의문 없이 이 태양계 가장자리의 외롭고 이상한 천체를 자연스럽게 새로운 행성으로 받아들였다. 디즈니 강아지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플루토가 명왕성이 발견된 해에 탄생하기도 했고, 미국인에 의해 발견되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명왕성에 특별한 애정(행성 중 막내이고, 막내는 어디서든 사랑받는 법이다)을 갖고 있었다. # 태양계의 10번째 행성을 찾아서 저자 마이크 브라운은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행성천문학분야 교수이며 천문학자다. 그는 명왕성 너머에 또 다른 행성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명왕성 이후로 추가되지 않은 태양계의 행성을 찾아 밤하늘 우주의 탐색을 시작했다. 당시 해왕성 바깥쪽에서 태양계 주위를 도는 200여개의 작은 천체들이 무리를 이루는 것이 확인되어졌고, 이는 카이퍼 벨트(Kuiper Belt)로 불리고 있었다. 그는 끈질긴 노력 끝에 이 카이퍼 벨트에서 명왕성의 절반 정도 크기인 콰오아(Quaoar)를 발견했고, 또 태양계의 끝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세레스(Ceres), 마케마케(Makemake), 하우메아(Haumea)를 연달아 발견한다. 그리고 드디어 2005년 태양계의 열번째 행성이 될 수 있는 명왕성보다 더 큰 천체를 발견한다. 그는 이 천체의 이름을 ‘제나’(이후 ‘에리스 Eris’라고 명명)라고 불렀다. 뉴욕타임스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이제 과학교과서만 새롭게 바뀔 일만 남은 듯 했다. 이 영광의 순간, 마이크 브라운은 뜻밖의 선택을 한다. 명왕성 킬러가 된 천문학자 마이크 브라운은 명왕성 외곽의 ‘에리스’를 발견하여, 태양계 10번째 행성의 발견자가 될 수 있었으나 스스로 명왕성과 이리스를 행성으로 분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둥근 천체라고, 태양계 주변을 돈다고 행성으로 봐야 한다면, 카이퍼 벨트에 있는 200여 천체도 새로운 행성이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는 명예보다 비난을, 세상과 타협하기보다 천문학자의 과학적 신념을 선택했다. 운명의 2006년 8월, 체코 프라하에서 행성의 정의와 분류를 놓고 국제천문연맹의 투표가 생중계로 진행됐고, 결국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에서 강등돼 ‘왜소행성’으로 전락하게 됐다. 그 순간 마이크 브라운은 말했다. “명왕성은 죽었습니다” 이 한마디의 후폭풍은 엄청났다. 길거리나 비행기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에게 “왜 불쌍한 명왕성의 모가지를 날려버리신 건가요” 따져 물었고, 그를 비난하는 수많은 이메일이 쏟아졌다. 캘리포니아 지역 퍼레이드에선 몇몇 천문학자들이 명왕성을 위한 장례식을 치르며, 참석한 저자에게 ‘마이크 브라운; 명왕성 킬러’라는 이름표까지 걸어주었다(물론 저자는 아내와 딸과 함께 참석해 이 퍼레이드를 즐겼다). 그는 심지어 10번째 행성이 될 뻔한 천체 ‘제나’의 공식이름을 ‘에리스’로 지었다. 에리스는 그리스 신화 속 갈등과 불화를 상징하는 여신이다. 행성의 발견자에서 행성의 킬러가 된 저자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우주의 한 자락을 엿보는 천문학자의 고백 이 책은 과학적 사실을 대하는 천문학자로서의 신념의 자서전이자 일기이다. 열 번째 행성이 될 수도 있었던 천체를 찾은 장본인이 명왕성의 퇴출을 이끌었다는 역설적인 고백이기도 하다. 그러나 딱딱한 과학서적이라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자신의 결혼과 딸의 출산 등 일상의 삶과 함께 우주 탐구의 지난한 과정을 일기처럼 세세히 기록하고 있다. 어려운 수학이나 물리학도 거의 나오지 않아 술술 읽힌다. 망원경 관측은 어떻게 하는가, 새로운 천체는 어떻게 발견하고 이름을 짓는가 등등의 사실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이 책에는 천문학 분야의 소소한 재미와 상식들이 가득하다. 한국인은 태양계의 행성을(명왕성 퇴출 전) 수금지화목토천해명(수성Mercury 금성Venus 지구Earth 화성Mars 목성Jupiter 토성Saturn 천왕성Uranos 해왕성Neptune 명왕성Pluto)으로 외웠는데 미국인들은 이런 문장으로 외운다고 한다 ‘My very excellent mother just served us nine pizzas!(나의 최고로 좋은 엄마가 바로 우리에게 피자 아홉 판을 만들어주셨어!)’ 또한 이 책을 읽다보면 태양계 천체와 원소이름과도 연계를 알 수 있다. 새로 발견된 천체를 기념하기 위해, 그 이름을 새로 발견된 원소기호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천왕성(Uranus)이 발견되고 새로 발견된 화학원소의 이름은 우라늄(Uranium)이 되었고, 명왕성(Pluto)이 발견되고 새로 발견된 화학원소의 이름은 플루토늄(Plutonium)이 되었다. 요즘 러시아에서 핵을 쏠지 말지 시끄럽고, 북한도 연일 핵능력을 과시하는 판국이라 그런지 이 ‘플루토늄’의 어원을 알고 흠칫했다. 수많은 인명을 해칠 수 있는 핵무기의 재료 ‘플루토늄’이 저승의 신 플루토와 연관 있다니… 어쩐지 가슴 한켠이 서늘하지 않은가. # 명왕성은 죽지 않았다 저자는 “명왕성은 죽었다”고 했지만, 명왕성은 죽지 않았다. 비록 태양계 행성의 지위에서 강등돼 ‘왜소행성 134340’이 됐지만, 여전히 태양계의 끝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궤도를 돌고 있다. 죽은 자들을 지배하는 저승의 신이 죽었다는 넌센스. 오히려 이 명왕성 강등 사태를 통해, 우주를 향한 인류의 지식과 호기심은 더 커지고 넓어졌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 행성 사냥꾼’이자 ‘명왕성 킬러’인 저자 마이크 브라운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참고로 그는 여전히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천체들을 탐색하고 있다.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우주로 날아간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4호의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와 달 사진을 보내왔다. 중국 유인우주국(CMSA)은 지난 4일 선저우 14호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정거장 모듈을 테스트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우주 사진을 보내왔다며 지구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임무를 수행 중인 우주인은 총 3명이다. 천둥(陳鼕), 류우양(劉洋), 차이쉬저(蔡旭哲). 천둥이 찍은 사진을 보면, 우주정거장의 태양전지판 아래 지구에서 빛나는 밤의 도시들이 보인다. 다른 사진에서는 태양 자외선 등에 의해 분해된 대기 중의 분자나 원자가 다시 결합할 때 나오는 대기광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여성 우주인인 류우양은 지구 상공의 보름달 모습을 촬영했다. 차이쉬저는 우주정거장에서 싹이 트는 토마토 사진을 공개했다. 선저우 14호는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을 위한 세 번째 유인우주선이다. 지난 6월5일(한국 시각) 오전 11시44분 중국 서북부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됐다. 세 우주인들은 우주에 머물며 톈궁 조립 및 건설과 관련한 핵심 기술 테스트, 각종 장비 설치, 과학 실험 등을 수행하고 있다. 12월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중국이 구축 중인 우주정거장은 길이 37m, 무게 90톤으로 현재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 1 크기다. 중국은 올해 말까지 독자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