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에 참석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국내·외 우주 관련 기관 및 기업 관계자 150여명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이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2045년까지의 정책방향을 담은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우주에 대한 비전이 있는 나라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주 강국을 향한 꿈은 먼 미래가 아니라 아이들과 청년들이 가질 기회이자 희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세대에게 달의 자원과 화성의 터전을 선물할 것을 약속하면서, 5년 내 달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독자 발사체 엔진 개발, 2032년 달에 착륙하여 자원 채굴 시작, 그리고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 화성에 착륙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①달·화성 탐사, ②우주기술 강국 도약, ③우주산업 육성, ④우주인재 양성, ⑤우주안보 실현, ⑥국제공조의 주도 등의 6대 정책방향과 지원방안을 밝혔다. 또 전문가 중심, 프로젝트 중심으로 구성된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가우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우주경제 시대를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에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단이 출범해 우주항공청 개청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윤 대통령의 발표에 이어 국내 우주개발 주요기업들이 대한민국 우주경제 시대를 열어가는 것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공동선언문’ 발표 행사가 진행됐다. 공동선언문 발표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KT SAT 등 국내 우주개발 대표기업 70여 개사가 참여했다.
가깝지만 먼 존재, 달 학창시절 영어 문법시간에 정관사 ‘the’를 배울 때 일이다. 고유명사(세상에 하나뿐인) 앞에 ‘the’를 붙이는데, 선생님이 예시로 든 것이 해와 달이었다. 이처럼 달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보게 되는 고유명사와 같은 존재다. 해가 지면 달이 뜨는 건 불변의 진리가 아니겠는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처럼… 달은 너무나 당연해 인식하지 못하는 공기 같은 존재다. 이 세상에 달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우리가 달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례로, 2021년이 저물 무렵, 넷플릭스에서 ‘고요의 바다’라는 드라마가 나왔다. “달에도 바다가 있군요”라는 댓글을 보고 웃기도 했다. 이 ‘고요의 바다’는 아폴로 11호가 착륙한 곳이다. 달의 바다는 바다라고는 하지만 물이 없는 황량한 사막이다. 달은 지구로부터 40만km쯤 떨어져 있다. 빛이 날아가는 데에도 1.3초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매년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약 4cm씩 멀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1억년 전 공룡들이 지구의 주인이던 시절엔 달이 지금보다 훨씬 가깝고 크게 보였을 것이다. 얼마 전 대한민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의 발사 성공을 보며 환호하긴 했는데, 달에 관해 아는 것이 많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마음의 소리 하나가 들렸다. ‘도대체 달에 가는 이유가 뭐지?’ 달에 가면 돈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박근혜 정부 시절 일이다.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가 휘날리게 하겠다”는 공약이 있었는데, 몇몇 지인들은 이를 듣고 심한 비판을 했다. “달 가는데 쓸 돈이면 차라리 밥 굶는 아이들을 도와주는게 더 낫지 않느냐”는 논리였다. 그 한편엔 달 탐사는 미국이나 소련같은 강대국들이 하는 것이고, 한국처럼 작은 나라는 박수만 치면 되지 않냐는 심리도 숨어있었다.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쏘아올려진 작금에도 이런 류의 목소리들은 존재하는 듯 하다. 곽재식의 책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동아시아 출판]는 그래서 더 반갑다. 달 탐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회의론에 대한 통쾌한 반박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4개의 챕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며 달 탐사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지구를 알기 위해 달에 간다 얼마전 영화 ‘아마겟돈’처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에서 1100만km 떨어진 곳에서 다트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을 했다.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우주적 재난을 해결하기 위한 지구방어 프로그램이었다. 이처럼 소행성 충돌에 대한 우려는 더 이상 SF영화나 소설의 영역이 아니다. 달은 소행성과 혜성이 충돌한 흔적을 연구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공기가 없기 때문에 작은 돌덩이가 우주에서 떨어지다가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타서 사라지는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또한 풍화작용이 없어서 한번 구덩이가 생기면 잘 변하지 않는다. 지구에선 이미 풍화되고 마모된 각종 우주의 흔적들이 달에는 그대로 보관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달을 연구할수록 그 지식으로 우리는 지구의 역사와 현상을 분석해, 화산‧지진‧지각변동 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달에 가면 돈과 밥이 나온다 미국의 1960년대 달 탐사 프로젝트 덕에 소프트웨어 공학이 탄생했다. 현재와 같은 복잡한 컴퓨터의 도움 없이도 달에 사람을 보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그 일등공신은 마가릿 해밀턴이라는 여성 프로그래머였다. 손으로 일일이 코드를 적어서 비상상황시 대응 조치 등을 프로그래밍했다. 그녀가 없었다면 달 착륙의 성공도, 우주비행사들의 무사귀한도 없었다고 평가받는다. 결국 달에 사람을 보내는 일 덕에 소프트웨어 공학의 탄생이 빨라졌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 프로그램, 비디오 게임, 스마트폰 앱이 만들어질 수 있는 바탕을 다졌다고 볼 수 있다. 배달 앱이나 카카오톡 같은 SNS도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달 탐사 덕분이다. 이 소프트웨어 공학 말고도 달 탐사를 성공시키기 위한 노력에서 얻게 된 새로운 기술은 여럿 있다. 우주 개발 사업은 로켓에 필요한 높은 온도와 압력을 다루는 기술에서부터, 가볍고 튼튼한 재료를 만드는 기술, 레이더와 통신에 사용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주비행사 옷을 개발하는 기술을 이용해서 더 성능이 좋은 소방대원들 방화복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 좋은 예다. 저자 곽재식은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달에 가야 한다”고. 달에 가는 것은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커다란 기술상의 도전이다. 이런 도전은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롭고 신선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 달은 우주탐사의 전초 기지다. 달 전체의 넓이는 아메리카 대륙의 넓이와 비슷하다. 콜롬버스는 원주민이 버젓이 있는데도 “신세계를 발견했다”고 했지만, 달이야말로 진정한 신세계라고 부를 수 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무거운 로켓도 지구에서와 달리 적은 연료로도 간단히 달 바깥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 만약 달에 기지를 만들어 로켓을 만들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연료로 훨씬 더 크고 빠른 로켓을 만들어도 쉽게 우주에 띄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달은 더 먼 우주로 떠나기 위한 항구이고 관문이자 도약대다. 인류에게 있어 달 다음으로 가까운 화성으로 나가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이야기다. 또한 달에는 핵융합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헬륨3와 지구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토류 등의 광물이 풍부하다. 아직은 먼 이야기이긴 하지만, 새로운 자원에 대한 가능성도 열리는 셈이다. 작은 걸음, 위대한 도약 이 책은 한 번 보면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다. 무엇보다 ‘달에 관한 별별 상식백과사전’으로 부를 만 하다. ‘왜 늑대인간은 보름달을 보면 변신할까’ ‘밀물과 썰물은 왜 일어날까’ ‘달의 왕국 신라’ 등 달에 관한 재미있는 역사와 일화들을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달 전래동화를 얘기하듯, 과학 선생님이 쉽게 설명하듯, 달에 관한 많은 것을 맛깔나게 풀어주고 있다. 작가 경력이 있는 저자는 타고난 이야기꾼임이 분명하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은, 세월이 지나 대부분의 내용을 잊는다 할지라도 한 가지만은 뇌리에 남을 것이 확실하다. 바로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라는 문장이다. 대학 시절, 천문학과가 개설한 ‘인간과 우주’라는 강의를 들었다. 20년도 지났지만, 중간고사 문제가 아직도 기억난다. 아플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때 했던 말을 적으라는 주관식이었다. “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이 문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달나라로 향하는 로켓의 용솟음은, 인류에겐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다. 달 탐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있으면 필독을 권한다. 연인에게 “저 하늘의 달이라도 따다줄게”라며 고전적인 사랑의 맹세를 하는 남자나, 보름달을 보며 자녀들과 지식을 나누고 싶은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50여년만에 다시 달 표면에 인간을 내려놓기 위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이 16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에 실려 발사된 유인캡슐 오리온은 26일간에 걸쳐 달 궤도까지 무인 비행을 다녀오는 아르테미스Ⅰ 임무를 수행한다. 달은 물론 화성까지 이어질 심우주 유인 탐사의 초석이 될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이모저모와 인류의 달탐사 재개 의미 등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뭔가 ▲ 달에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키는 NASA의 달 복귀 계획이다. 우선 3단계로 진행되는 데 오늘 발사된 SLS는 그 첫 단계인 '아르테미스Ⅰ'의 시작이다. 아르테미스Ⅰ은 이번 발사가 사실상 첫 데뷔 비행인 SLS 로켓과 오리온 캡슐의 안전성과 기능을 검증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1단계 임무가 성공하면 2단계인 아르테미스Ⅱ에서는 2024년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오리온 캡슐이 달 궤도를 돌아 지구로 귀환하는 유인비행이 시도된다. 이어 2025년이나 2026년에 3단계인 아르테미스Ⅲ가 진행되는데 우주비행사 4명 중 유색인종과 여성 등 2명이 달의 남극에 착륙해 일주일간 탐사활동을 벌인 뒤 이륙해 귀환하게 된다. 이번엔 우주비행사가 안 탄다는 건가. 그렇다. 대신 각종 센서를 장착한 3개의 마네킹이 타게 된다. 마네킹이지만 각각 이름이 붙여졌다. 오리온 캡슐용으로 개발된 우주복을 입은 채 사령관석에 앉는 마네킹은 '무네킹 캄포스'(Moonikin Campos)로 불린다. '무네킹'은 달(Moon)과 마네킹(manikin)의 합성어다. '캄포스'는 산소탱크가 폭발한 아폴로 13호의 무사귀환을 도운 NASA 매니저 아르투로 캄포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이다. 이 마네킹이 입은 우주복엔 방사능 측정 센서가 달렸고, 좌석에도 우주선의 가속과 진동 등을 측정하는 센서가 부착됐다. '헬가'(Helga)와 '조하르'(Zohar)란 이름의 상반신 마네킹은 여성의 뼈와 장기, 연조직 등을 모방한 물질로 만들어졌다. 5천600개의 센서와 34개의 방사능 검지기 등이 달렸고, 조하르는 '아스트로라드'(AstroRad)라는 방사선 차단 조끼도 착용하게 된다. 오리온 캡슐이 우주비행사를 우주방사선에서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지, 장기간의 우주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번 무인 비행이 성공해야만 2024년 아르테미스Ⅱ를 통한 유인 비행을 거쳐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Ⅲ 미션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다. 아르테미스Ⅰ 오리온 캡슐에는 마네킹 외에 NASA 마스코트인 스누피 인형도 탑승했다. 아르테미스로 이름 붙인 이유는 NASA의 첫 유인 달탐사 계획의 이름은 1961∼1972년 아폴로였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아폴로 11호를 타고 우주비행사가 1969년 처음으로 달에 착륙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이자 달의 여신이다. 아폴로 계획의 후속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성 우주인이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을 딛는 사업이란 점을 강조한 작명인 셈이다. 아폴로 계획을 통해 달에 내린 우주비행사는 11년간 모두 12명이지만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따라 2025년 달의 남극에 착륙하게 될 우주비행사 두 명은 남녀 각 한 명으로 구성되며 유색인종도 포함될 예정이다. 아폴로 계획과 다른 점은 단순히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고 기초적 탐사를 하는 게 목표였던 아폴로 계획과 달리,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을 우주 유인탐사의 발판이자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아폴로 계획에 사용된 새턴Ⅴ를 넘어서는 역대 최강의 추력을 지닌 SLS 로켓으로 우주비행사 4∼6명을 태울 수 있는 우주선인 오리온 캡슐을 달에 보내고, 달 궤도에 '루나 게이트웨이'로 불릴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달의 남극에 기지를 짓는 계획도 추진된다. 이런 우주정거장과 달 표면 기지가 확보되면 미국·소련의 우주 경쟁 속에 단발성 이벤트 성격이 강했던 아폴로 계획과 달리 '지속 가능한 달 탐사'가 가능해진다. 또 앞으로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 유인탐사를 추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NASA는 강조한다. 아폴로 계획 때는 달 적도 부근에 착륙선이 내렸지만,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의 남극 주변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도 다르다. 아르테미스Ⅰ의 일정과 역할은 총 일정은 26일간이다. 일단 오리온 캡슐이 지구저궤도에 오르면 시스템을 점검하고 태양광 패널 등을 조정한 뒤 엔진을 점화해 달로 향하는 '달전이궤도'에 올라타게 된다. 이동 중에는 심우주에서 과학자료를 수집할 큐브샛 위성 10대도 설치한다. 발사 후 6일 차인 21일에는 달표면에서 100㎞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중력도움 비행을 하며, 25일에는 달 자전방향과 반대인 달의 원거리 역행궤도(DRO)에 안착한다. 이 과정에서 오리온 캡슐은 지구에서 45만600km 떨어진 지점까지 도달해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운 기존 기록(40만170㎞)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 캡슐은 이후 달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하다가 12월 5일 달에 다시 근접하며 중력도움 비행을 할 예정이며 11일 낮 샌디에이고 연안 태평양 바다에 착수한다. 이번 임무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핵심인 SLS 로켓과 오리온 캡슐의 기능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달 궤도를 돌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항법장치와 태양전지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오리온 캡슐이 시속 3만9천400㎞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했을 때 발생하는 고열을 견뎌낼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SLS 로켓은 뭔가 길이 98.1m로 32층 건물 높이에 달하는 SLS는 최대 추력이 880만 파운드에 달한다. 아폴로 미션을 수행한 새턴Ⅴ(110m) 로켓보다 짧지만 최대 추력은 15% 더 향상돼 인류가 개발한 로켓 중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2016년 12월 전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개발 지연으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이제서야 첫 발사가 이뤄졌다. SLS는 올해 4월 초 액화수소와 산소 연료를 실제 발사 때와 똑같이 주입하고 초읽기를 진행하는 최종 기능점검인 '비연소시험'(Wet Dress Rehearsal)에서 문제가 발생해 수리를 받기도 했다. 유인 캡슐 오리온은 정식 명칭은 오리온 다목적 유인우주선(Multi-Purpose Crew Vehicle)이다. 달과 소행성, 화성 탐사 등을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1972년 마지막으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지구저궤도(지상에서 최고 2천㎞)를 넘어 비행하도록 고안된 유인 우주선이다. 오리온의 본체는 기다란 원뿔형의 비상탈출장치(LAS), 원추형의 승무원 모듈, 추진력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모듈 순서로 구성된다. 우주비행사가 타는 사령선과, 생명유지 장비, 추진엔진 등이 실린 기계선이 합쳐진 구조인 아폴로 우주선과 비슷한 설계다.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했을 때 추가보급 없이 21일간 우주에서 체류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지녔다. 왜 NASA는 달에 주목하나 달은 소행성과 행성으로 나아가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자원이 풍부해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NASA는 궁극적으로는 달 상주를 추진 중이며 이를 전진기지 삼아 화성 유인 탐사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969년 닐 암스트롱 이후 12명의 우주비행사가 달 표면에 발을 디뎠지만 머문 시간은 사흘을 넘지 못했는데, 아르테미스 계획에선 최소 일주일간 체류하며 현지에서 물 등 필수자원을 추출하는 등의 시도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주 개발과 자원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벌어질 것에 대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기로 약속하는 등 아르테미스 계획을 주도하는 미국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아르테미스 계획엔 한국도 참여했다는데 현재 20여개국이 참여 중이다. 2020년 10월 미국 주도로 체결된 아르테미스 약정에는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이 참여했으나 이후 외연이 빠르게 확대됐다. 한국도 2021년 5월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해 10번째 참여국이 됐다. 지난 9월 5일 미국에서 발사된 한국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에 NASA가 개발한 '섀도캠'이 장착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해당 장비는 아르테미스Ⅲ가 내릴 달 남극과 북극의 영구 음영지역을 초정밀 촬영해 얼음 등 다양한 물질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8일 저녁 하늘에서는 진귀한 우주쇼가 펼쳐졌다. 지구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일어났다. 달은 지구 그림자에 오후 5시쯤부터 들어오기 시작해 오후 6시9분부터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리기 시작하는 부분식이 시작됐다. 오후 7시17분부터는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기 시작해 7시59분쯤 '최대식'(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장 깊게 들어가는 순간)이 관측됐다. 개기월식이 시작되면서 달은 ‘붉은 달’로 바뀌었다. 천왕성은 오후 8시29분쯤 ‘붉은 달’로 숨어들었다. 이날 밤이 특별한 이유는 개기월식과 함께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이 다시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엄폐(Occultation)는 멀리 있는 천체가 가까이 있는 천체에 의해 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는 오후 8시 23분부터 시작돼 9시 26분까지 약 1시간 동안 동시에 감상할 수 있었다. 개기월식+천왕성 엄폐...200년 내 없을 '특별한 우주쇼' 개기월식은 작년 5월26일 이후 약 1년 6개월만이다. 달이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의 경우 2015년 1월 25일 이후 약 7년 반 만에 일어났다. 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은 100년에 한두 번 정도 일어나는데 지난 200년 사이 지구상에서 관측된 월식과 행성 엄폐의 동시 발생은 단 4회에 불과했다. 가장 최근의 월식과 천왕성 엄폐 동시 발생은 2014년 10월 8일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다. 76년 후인 2098년 10월 10일에 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발생하지만, 이때도 우리나라에서는 관측되지 않는다. 국립과천과학원은 “향후 200년 안에 두 천문 현상을 동시에 관측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붉은행성' 화성에 우주비행사를 보낼 때 이용될 팽창식 열방패 기술이 지구 대기권에서 시험을 치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구 저궤도 비행시험 팽창감속기'(LOFTID·이하 로프티드)가 10일 오전 1시 49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아틀라스Ⅴ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고열을 견디며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로프티드는 화성은 물론 금성이나 토성의 위성(달) 타이탄 등에 유인 우주선이나 로버를 보낼 때 또는 다른 천체에서 수집한 대형 화물을 지구로 가져올 때 대기의 마찰열로부터 보호하고 감속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팽창식 열방패 기술을 시연하기 위해 발사됐다. 현재의 열 방패는 로켓의 너비에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너비 1.2m 높이 46㎝ 원통 안에 접어넣을 수 있는 팽창식 열방패가 만들어졌다. 팽창하면 찻잔 받침 모양이 되는 로프티드는 지름이 약 6m로 초고열을 막아주고 우주선을 감속하는 기능도 한다. 로프티드는 아틀라스Ⅴ 로켓에 함께 실린 극지 위성 'JPSS-2'의 궤도 배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위성 분리가 이뤄지고 한시간 뒤에야 전원을 켰다. 로켓은 지구 재진입 궤도로 방향을 잡기 위해 두 차례 더 엔진을 짧게 가동했으며, 로프티드는 질소 가스를 주입해 버섯 모양으로 팽창한 뒤 로켓에서 떨어져나와 대기권 진입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로프티드에 설치된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감속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고열을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로프티드의 팽창식 구조는 시속 1만8천마일(2만8천800㎞)와 화씨 3천도(섭씨 1천648도)를 견딜 수 있는 세라믹 섬유로 만들어졌는데, 이번 시연을 통해 극한 시험을 치렀다. 로프티드는 발사 두 시간 여만에 하와이 연안에서 약 800㎞ 떨어진 바다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선박에 의해 회수됐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측정한 자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업본을 로프티드 밖으로 발사했는데, 이 자료도 함께 수거됐다. 팽창식 열방패는 반세기 전부터 구상됐지만 이에 필요한 높은 내열성과 강도를 가진 소재를 찾지 못해 진전이 없다가 10년 전 3m짜리 팽창식 열방패에 대한 로켓 실험이 이뤄지며 현실로 한발짝 더 다가섰다. 당시에는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떨어졌지만, 로프티드는 열방패 크기를 두 배로 늘리고 궤도에서 재진입을 해 훨씬 더 빠른 속도와 고열로 시험이 이뤄졌다. NASA는 현재 지구 대기 밀도의 1%에 불과한 화성에서 승용차 크기의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처럼 약 1.5t 정도의 물체를 착륙시킬 수 있는데 팽창식 열방패 기술을 이용하면 이를 20~40t으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 유인탐사를 진행하려면 각종 보급품까지 포함해 적어도 20t 이상을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돼 있다. 이번 로프티드 시연 결과에 따라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의 진입·하강·착륙 방법이 가닥을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4일(현지시각) 밤 7시30분. 미국 네바다 카운티에 사는 더스틴 프로시타(남성)는 집에 있다가 '쾅'하는 소리에 놀라 곧장 현관으로 나갔다. 이미 프로시타 집은 불길에 휩싸였고, 놀란 프로시타는 키우던 개 두마리 중 한마리를 끌어 안고 집을 탈출했다. 못 빠져 나온 터그라는 이름의 반려견은 화재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프로시타는 집 밖으로 빠져나와 집이 잿더미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불은 꺼지는 데까지 1시간30분이 걸렸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이 '유성'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별똥별이라 불리는 유성은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 또는 우주를 떠돌던 먼지다. 소방당국이 '유성'으로 보는 이유는 목격자들의 공통된 증언 때문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는 컴컴한 하늘에서 밝은 빛이 떨어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목격자들은 화재가 발생한 시각에 어두운 밤하늘에서 밝은 빛의 공이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방서장 조쉬 밀러는 "운석이나 소행성 둘 중 하나 같다. 처음에 한 명이 이 이야기를 했을 때는, 그냥 원인일 수도 있겠다고 인지만 하고 있었는데 그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프로시타는 불덩이가 그의 집을 강타한 것이 행운의 표시일지도 모른다며 "4조 분의 1 확률이라고 해 오늘 복권을 사야 될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7일(한국시각) 국내에서도 유성이 관측됐다. 이날 저녁 8시쯤 북 고창군과 광주광역시 등에서 유성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언론을 통해 접수됐다. 한 시청자가 보낸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불타는 유성이 4초가량 빠르게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도 유성이 떨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현재 황소자리 유성우 극대 기간이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천문연 유성체 감시네트워크로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황소자리 유성은 매년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에 나타나 '핼러윈 화구'라고도 불린다.
지난 1986년 발사된 직후 폭발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잔해가 플로리다 인근 버뮤다 삼각지대 바다에서 모래에 파묻힌 채 발견됐다.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챌린저호 잔해는 약 4.5×4.5m 크기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는 가장 큰 축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모래에 덮여있는 부분이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잔해는 '히스토리 채널'의 잠수부들이 지난 3월 처음 발견했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는 비디오를 통해 챌린저호 잔해라는 점을 확인했다. 잔해에는 마찰열을 차단해주는 직사각형 형태의 타일이 붙어있는 점으로 미뤄 동체의 배 부위인 것으로 추정됐다. 히스토리 채널 측은 '버뮤다 삼각지대: 저주의 물속으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1945년 12월 5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미국 해군 비행기 잔해를 찾던 과정에서 챌린저호 잔해를 발견했다. 챌린저호는 1986년 1월 28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으나 추운 날씨로 외부 연료탱크를 밀폐해주는 O링이 제 기능을 못해 73초 만에 화염에 휩싸이며 폭발했다. 이 사고로 민간인 중에 선발된 교사 크리스타 매콜리프를 비롯해 승무원 7명이 모두 사망하며 최악의 우주 발사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됐다. 챌린저호 잔해는 외부 연료탱크를 비롯해 전체의 47%에 달하는 107t이 수거됐지만 새로 발견된 것은 25년만이다. 대부분은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의 사용되지 않는 폐미사일저장고에 묻혔으며 동체 왼쪽 패널 일부만 케네디우주센터 방문자 시설에 전시돼 있다. 지난 2003년 지구 귀환과정에서 폭발한 컬럼비아호 잔해는 38%만 회수된 상태다. NASA는 챌리저호 잔해 인양에 나설지 등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무엇을 하든 희생 승무원의 유지에 맞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빌 넬슨 국장은 "이번 잔해 발견은 다시 한번 더 멈추고, 희생된 개척자 7명의 유지를 고양하며 이 비극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챌린저호 참사로 희생된 우주비행사와 가족들의 유지를 받들 수 있는 추가적 조치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히스토리채널은 이번 챌린저호 잔해 발견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이달 22일 방영할 계획이다.
우주 공간에서 태양광 패널 한쪽이 제대로 펴지지 않았던 '노스럽 그러먼'사의 무인 우주화물선 '시그너스-18'호가 9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무사히 안착했다. 시그너스-18호는 이날 오전 5시 20분께 인도양 상공에서 우주정거장에 근접한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니콜 맨이 조종하는 로봇팔 '캐나담(Canadarm)2'의 도움을 받아 우주정거장에 정박했다. 시그너스호는 자동 도킹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우주정거장의 로봇팔이 잡아 도킹 시설에 붙여줘야 한다. 노스럽 그러먼의 18번째 우주화물 수송 임무를 맡은 시그너스-18호는 지난 7일 버지니아주 월롭 섬의 민간 우주발사시설인 '동부연안 지역 우주항'(MARS)에서 안타레스 로켓에 실려 발사됐으나 로켓과 분리된 뒤 두 개의 태양광 패널 중 한쪽이 제대로 펴지지 않은 상태로 우주정거장을 향해 비행해 왔다. 노스럽 그러먼 측은 한 쪽 태양광 패널이 펼쳐지지 않았지만 우주정거장까지 비행할 수 있는 충분한 동력을 갖추고 있어 우주화물 전달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이름을 따 'S.S. 샐리 라이드'라는 별칭이 붙은 시그너스-18호에는 우주비행사 식량과 250여개의 과학연구 장비 등 3.7t의 화물이 실려있다. 재활용되는 스페이스X의 '카고 드래곤'과 달리 일회용 화물선인 시그너스-18호는 내년 1월까지 우주정거장에 정박한 뒤 지구 재진입 과정에서 파괴될 예정이다.
2019년 7월25일 국제 천문학계에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막 지구를 스쳐 지나간 커다란 소행성(asteroid)가 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이날을 비롯해 그 주일에 지구 주변을 지나가는 소행성 여러 개가 예고된 상태였는데, 왜 그랬을까. 그날 지나간 ‘2019 OK’ 소행성은 그동안 천문학자들이 추적한 것이 아니었다. 폭 57~140m인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 불과 7만3000㎞ 떨어진 곳을 지나갔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38만4000㎞)의 5분의1도 안 되는 거리였다. 이 정도 크기는 지구에 충돌하면, TNT 10Mt(메가톤ㆍ1000만 Kt)의 파괴력으로 도시 하나를 날릴 수 있어 ‘시티 킬러(city-killer)’라고 불린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리틀보이’(16Kt)의 500배가 넘는 위력이다. 그런데 왜 몰랐을까. 사실 1km 크기 이상의 소행성은 2010년까지 90% 이상이 파악됐다. 그러나 ‘2019 OK’와 같은 정도의 크기는 위협적이긴 해도, 햇빛을 등지고 있어 평소 관측이 잘 안 된다. 핵폭발 화마(火魔)를 배경에 놓고, 사그라지는 장작불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게다가 ‘2019 OK’의 지구 근처 속도는 초속 24㎞였다. 지구에 아주 근접했을 때에도, 정확히 이 소행성의 당시 위치를 알지 못하면 놓치기 쉽다는 얘기다.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가장 최근에 지구에 충돌한 것은 100여 년 전인 1908년 6월 30일 러시아 시베리아의 퉁구스카에서였다. 당시 시베리아 삼림 2000㎢의 면적을 불태웠다. 서울(605㎢)과 인천(1066㎢)을 합친 것보다 넓은 지역이었다. ‘2019 OK’ 소동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아직도 얼마나 미미한지, 또 소행성이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경종(警鍾)이었다. 2013년 2월, 이보다도 작은 약 20m 크기의 운석이 인구 110만 명이 사는 러시아 첼랴빈스크 시의 하늘을 지나갔다. TNT 440 Mt의 에너지를 지닌 이 운석은 초속 18.6㎞로 날며 대기권과 마찰해 불탔지만, 엄청난 충격파로 곳곳의 지붕과 창문이 부서지고 약 1600명이 다쳤다. 핼러윈 데이에 찾아온 3개의 소행성 핼러윈 데이였던 올해 10월31일에도, 폭이 약 1.6㎞나 되는 ‘2022 AP7’을 비롯해 3개의 소행성이 지구 곁을 지나갔다. 이 중에서 ‘2022 AP7’ 소행성은 지구에서 약 704만㎞ 떨어진 곳에서 지구 궤도를 가로질렀다.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불편하게 가까운’ 거리다. 이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하면 모든 생명체를 소멸시키는, 이른 바 ‘행성 킬러(planet killer)다. 이들 소행성은 태양과 지구 사이의 태양계 안쪽에 위치해 햇빛을 뒤에서 받아, 지난 1월에야 처음 발견됐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카네기과학연구소의 스콧 셰퍼드 박사는 칠레에 설치된 우주의 암흑에너지(dark energy)를 찾는 카메라를 이용해, 이 3개의 소행성을 찾아냈다. 그는 “‘2022 AP7’는 최근 8년간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이지만, 궤도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앞으로 100년간 지구 궤도에 또 접근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2 AP7’이 영원히 같은 궤도를 도는 것은 아니다. 태양계 행성들 간의 중력으로 인해 이 소행은 계속 조금씩 지구 쪽으로 가까워질 것이고, 수천 년 뒤 인류에게는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지구 곁을 매일 찾아오는 소행성들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JPL 연구소의 소행성 대시보드를 따르면, 11월3일에도 21m짜리 ‘2022 UZ8’이 지구에서 492만㎞ 떨어진 곳을 지나갔고, 전날에도 버스만한 11m짜리 ‘2022 UP17’이 61만3000km 떨어진 곳을 지나갔다. 11월1일 지나간 최대 폭이 740m 크기인 ‘2022 RM4’는 음속(音速)의 68배 속도로 지구에서 230만㎞ 떨어진 곳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100년 내에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소행성은 24개 NASA는 지구 궤도와 1930만 ㎞ 이내에서 교차하는 크기 140m 이상의 소행성ㆍ혜성을 ‘근(近)지구물체(NEOㆍnear-Earth objects)’로 규정한다. NASA는 지금까지 약 2만8000개의 NEO의 위치와 궤도를 확인했다. 이 중에서도 지구 궤도와 750만 ㎞ 이내에서 만나는 것들은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ㆍ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s)’로 분류한다. JPL 연구소는 PHA 중에서도 앞으로 100년 내에 지구에 위협적일 수 있는 소행성 24개(9월말 현재)를 조기 충돌 모니터링 목록인 ‘센트리(Sentry) 리스크 테이블’에 올려놓고 추적한다. 이밖에도, 지구에는 매일 100 톤가량의 운석이 떨어진다. 대부분 대기권에 들어오면서 연소돼, 먼지나 아주 작은 돌덩이로 변해 떨어져 큰 피해는 없다. 도시 하나를 날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실제로 ‘시티 킬러’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매년 0.1%에 불과하다. 충돌해도 70%는 바다에 떨어지고, 25%는 인구가 드문 지역에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게 바로 100여 년 전 서울ㆍ인천보다도 넓은 시베리아 삼림을 태웠던 퉁구스카 충돌이었다. 폭이 5~10㎞에 달하는 소행성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6500만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충돌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현재로선 1억분의1%(0.000001%)다. 1100만 ㎞를 날아가 소행성을 맞춘 DART 실험 이런 맥락에서 지난 9월26일 NASA의 쌍(雙)소행성궤도변경시험인 DART 충돌선(impactor)이 10개월간 우주를 날아가 1100만 ㎞ 떨어진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를 맞춘 것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 충격으로,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바뀌면서 공전 주기는 11시간55분에서 11시간23분으로 32분이나 줄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지난달 11일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지구에 위협이 되는 소행성을 슬쩍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지구~태양 사이의 소행성 탐지 우주 망원경 설치 계획 문제는 아직 파악도 안 되는 근(近)지구물체(NEO)들이 태양계 안쪽인 수성과 금성 사이 우주 공간에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이 소행성들은 낮 시간에는 햇빛 탓에 지표면의 천체 망원경으로는 발견하기 힘들다. 새벽과 석양(夕陽) 무렵 약10분씩 관찰할 수 있지만, 인구가 많은 북반구에선 도시 불빛의 방해를 받는다. 2005년 미국 의회는 2020년까지 폭이 140m가 넘는 ‘시티 킬러’급(級) NEO의 90%를 파악하라고 NASA에 요구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37%에 불과하다. 이 추세라면, 30년이 더 걸린다. NASA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내놓은 것이 ‘근지구물체 서베이어(NEO Surveyor)’라는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서 중력이 상쇄돼 정지된 공간인,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Lagrange) 포인트 L1에 아예 우주망원경을 ‘주차(駐車)’하는 방법이다. ‘NEO 서베이어’는 지름 50㎝짜리 적외선 망원경 2개로, 배경이 암흑인 우주에서 미세하게 햇빛을 반사하는 소행성들을 발견한다. ‘NEO 서베이어’로, 10년 내에 소행성이 대부분인 근지구물체의 90%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 2026년이었던 ‘NEO 서베이어’ 발사 계획은 의회의 관련 예산 삭감으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9월30일자 사설에서 “지구 방어는 달 착륙, 화성 탐사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성공적인 DART 미션도 대단한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오늘 이 일에 몰두하지 않으면, 지구 종말을 맞을 때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중국은 소행성 베누(Bennu)을 노려 한편, 중국은 작년 7월 무게가 7750만 톤으로 추정되는 소행성 베누(Bennu)의 궤도를 로켓으로 밀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NASA의 계산에 따르면, 지구에서 약 2억6900만 ㎞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베누는 2182년 9월24일 지구 궤도에서 740만 ㎞ 떨어진 곳을 지나간다.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2700분의1. 그러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만 한 베누가 지구와 부딪힌다면, 히로시마 원폭(原爆)의 8만 배 이상의 충격을 가해 말 그대로 ‘재앙’이다. 중국은 수년 내에 창정(長征) 5호 로켓 23기를 쏴서, 베누의 방향을 약 9000㎞ 밀어내겠다는 것이다. NASA는 충격을 통한 궤도 수정 외에도, 위협이 되는 소행성이 아주 멀리 있을 때에는 우주선을 그 소행성 주위로 보내 우주선 자체의 ‘중력 견인(gravity tractor)’으로 소행성의 궤도를 옮겨 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폭이 500m가 넘는 커다란 소행성의 궤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아직은 이론상의 방법이다. 할리우드 영화에도 종종 나오는, 핵폭탄으로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법은 사실 과학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방법이다. 핵 폭발로 발생할 수많은 방사성(放射性) 우주 파편이 지구 주변으로 쏟아지는 것을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플로리다 동부 해안으로 접근하며 1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확장 중인 열대성 폭풍 '니콜'의 영향으로 14일(이하 미국 동부시간)로 예정됐던 아르테미스Ⅰ 로켓 발사가 16일로 다시 연기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열대성 폭풍 니콜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니콜이 지나간 이후 현장 요원의 안전한 복귀와 점검 통과 등을 전제로 발사 목표일을 16일로 조정했다고 9일 밝혔다. NASA는 발사일 조정이 열대성 폭풍이 지나간 뒤 로켓을 발사 준비 상태로 복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반세기 만에 달에 복귀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미션으로 달까지 무인 비행을 다녀올 아르테미스Ⅰ로켓은 지난 8월 16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발사장에 세워졌으나 수소연료 누출 등 잇단 기술 결함으로 세 차례 발사 시도가 무산된 뒤 조립동으로 옮겨져 종합적인 점검을 받아왔으며, 지난 4일 39B 발사장으로 다시 나와 발사 채비를 해왔다. 니콜은 당시만 해도 이름도 붙여지지 않을 만큼 약했으나 이후 플로리다로 접근하며 세력이 점차 강해져 거의 40년만에 11월에 상륙하는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전망돼 있다. 니콜의 돌풍은 최대 시속 86마일(137.6㎞)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예보됐다. NASA는 아르테미스Ⅰ 로켓을 조립동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발사장에 그대로 세워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테미스Ⅰ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은 18m 높이에서 시속 85마일(136㎞)의 강풍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케네디우주센터는 시설과 장비의 안전을 점검하고 피해 1차 평가 등을 맡은 위기대응팀을 배치하는 등의 ' 허르콘(HURCON)Ⅲ'를 발령한 상태로, 니콜이 지나간 뒤 발사장 주변을 돌며 SLS와 오리온 우주선의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이상이 없으면 16일 오전 1시 4분(한국시간 16일 오후 3시 4분)부터 두 시간 사이에 발사가 이뤄지게 되며 달까지 무인비행을 한 뒤 내달 11일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발사가 무산될 때 대비한 예비 발사일은 기존대로 19일 오전 1시 45분부터 두 시간으로 설정돼 있다. 한편 니콜의 영향으로 8일로 예정됐던 스페이스X의 갤럭시 위성 발사도 12일 이후로 연기됐다.